야생버섯 저장방법
냉동법(Freezing)
야생버섯을 얼려서 저장하는 것은 가장 유용한 저장방법으로 냉동법에는 대체로 세가지 방법이 있다.
1. 데쳐서 얼리기(Blanching and Freezing): 특히 신속하게 처리해야 하는 버섯들, 이를테면 먹물버섯(Coprinus comatus, Shaggy Mane)처럼 양도 많고 채취하자마자 처리하지 않으면 갓이 피어나 볼품도 맛도 덜하게 되는 버섯들을 저장하는 좋은 방법이다. 먼저 버섯을 깨끗이 씻어서 팔팔 끓는 물에 1-2분정도 살짝 데쳐낸 다음 더 이상 익지 않도록 즉시 찬물에 헹구어 내어 물기를 뺀 다음 플라스틱 봉지에 넣어 얼린다. 버섯에 따라 버섯을 삶아 낸 물은 버리지 말고 얼려 두었다가 국이나 찌개 끓일 때 사용하도록 한다. 이렇게 냉동하였던 버섯은 숩이나 국, 찌개 끓일 때 얼렸던 버섯을 녹하지 말고 언 채로 넣어 20분-30분 정도 끓이면 된다.
물론 야생버섯 종류에 따라 생으로 얼리거나 충분히 삶아서 얼리기도 한다. 이를테면 송이는 알루미늄 은박지에 한 개씩 싸서 봉지에 넣어 얼린다. 사용할 때는 역시 얼린 채로 썰어서 바로 조리한다. 꾀꼬리버섯은 과자 굽는 철판에 깔아서 얼린다음 역시 비닐봉지에 넣어 보관한다. 뽕나무버섯의 경우 생식하면 중독됨으로 충분히 삶아낸 다음 삶아낸 물은 버리고 물기를 빼고 우선 네모난 플라스틱 용기에 담아 얼린다. 이 얼린 뽕나무버섯을 플라스틱 용기에서 빼내어 다시 비닐봉지에 넣어 차곡차곡 쌓아 얼려두면 냉동실의 공간 활용에 도움이 된다.
이렇게 야생버섯 냉동방법은 버섯이 변질되는 것을 재빨리 막을 수 있으며 삶기 전 충분하게 깨끗이 씻어낼 수 있어서 좋다. 국이나 찌개에 사용하면 그 맛이나 버섯 씹는 감촉도 그런대로 좋은 편이다. 거기다가 많은 양의 버섯을 가장 빠른 시간 안에 재빨리 저장할 수 있어서 좋고 사용하기도 간편하여 녹힐 필요 없이 바로 숩이나, 국 또는 찌개에 넣어 조리할 수 있다. 얼린 버섯을 다시 녹히면 좋지 않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그러나 냉동한 버섯은 버섯에 따라 볶음요리에 적합하지 못하다는 것이 흠이라면 흠이다. 그래도 뽕나무버섯, 민자주방망이버섯 같은 것은 얼렸다가 녹여서 물기를 빼고 볶아도 그런대로 맛이나 씹는 감촉이 아주 좋은 편이다. 그러나 잎새버섯이나 갓버섯 또는 느타리버섯은 얼렸다가 녹여서 볶으면 조직이 질기고 맛도 없다.
2. 쪄서 얼리기(Steaming and Freezing): 끓는 물에 데쳐 내거나 삶아내는 방법과 흡사하나 단지 끓는 물속에서 익히는 것이 아니고 찜통에 넣어 증기로 쪄내는 것이 다르다. 찜통에서 약 2분정도 버섯을 쪄내어 과자 굽는 철판에 펼쳐서 식힌 다음 비닐봉지에 담아 얼리는 방법이다. 사용할 때는 역시 녹이지 말고 언 채로 국이나 찌개 끓일 때 넣거나, 아니면 언 채로 볶음 요리에 사용할 수 있다. 프라이팬에 볶을 때 언 버섯을 몇 개씩 넣어 볶음으로써 팬의 온도를 차차 높여 가면 된다.
이 방법은 버섯을 조리했을 때 맛과 씹는 감촉이 좋은 반면, 끓는 물에 데쳐내는 것보다 시간이 좀 더 걸리고 이물질을 씻어낼 수 없기 때문에 이 방법을 사용하려면 깨끗하고 좋은 버섯만 골라 쪄 내면 된다.
3. 기름에 볶아 얼리기(Sauteing and Freezing): 아가리쿠스 류 버섯이나 그물버섯 류, 꾀꼬리버섯 등 물기가 적은 건조한 조직을 가진 버섯들을 저장할 때 식용유나 버터에 살짝 볶아낸 다음 얼리는 방법이다. 그런데 살짝 볶기 전 버섯을 먹기 좋은 크기로 잘 썰어서 기름을 살짝 둘러 볶아낸 다음 식혀서 얼리면 된다. 미국인에게서 들은 이야기인데 자기는 잎새버섯을 기름에 볶아 저장해 두고 먹는다는 것이다. 사용할 때 역시 녹이지 말고 그냥 달구어진 팬에 얼리기 전 사용하였던 같은 기름을 둘러 다시 볶아내면 된다.
쉽고 간편하게 버섯볶음 요리의 맛을 최대한 살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얼릴 때 버섯을 넣는 용기의 면적이 넓어 공기 접촉이 많으면 산화를 촉진하여 버섯의 맛이 떨어질 수 있는 단점이 있다. 이것을 방지하려면 버섯 넣는 용기에 버섯을 넣은 다음 버섯 위에 얇은 비닐을 덮어 공기접촉을 차단해 주면 좋다.
건조법(Drying)
야생버섯을 말려서 보관하는 방법은 오랜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는 방법으로 아직도 가장 좋은 방법가운데 하나이다. 말려서 저장하기에 좋은 버섯은 비교적 수분이 적은 버섯들 가운데, 표고, 목이, 느타리버섯, 꾀꼬리버섯, 뽕나무버섯, 그물버섯, 곰보버섯, 만가닥버섯, 능이 등이다. 버섯에 따라 말리면 그 맛과 향이 더해진다. 미국에서는 말린 그물버섯(Boletus edulis)을 봉지에 포장하여 시판하는 것을 가끔 볼 수 있다. 특히 표고는 생 표고도 그 용도가 많고 맛있게 조리하는 방법도 많으나, 말려두었다가 물에 불려서 조리하면 풍미도 더 좋고 졸깃졸깃 그 씹는 감촉도 고기 씹는 것 같아 맛이 썩 좋다는 것은 모두 다 잘 아는 사실이다. 느타리버섯도 말려 두고 먹지만, 다시 물에 불려 조리하면 좀 질기다는 단점이 있다. 뽕나무버섯은 벌레 타지 않은 것만 골라 생으로 말렸다가 물에 불려 삶아내면 거의 버섯 본래의 제 모습을 되살려낼 수 있다.
말려서 가루를 만들어 사용하기 위해서는 어느 버섯이라도 다 말릴 수 있다. 느타리버섯, 표고, 곰보버섯은 말려서 가루를 만들어 조미료로 사용할 수 있고, 특히 잎새버섯 가루는 차를 만드는 데 사용할 수 있다.
말릴 때 채반이나 소쿠리에 주름이 위를 향하게 하고 펴서 햇볕에 말려도 좋고, 요즘에는 식품 건조기가 시중에 많이 나와 있기 때문에 어느 것을 사용해도 좋으나 말리는 방법에 따라 맛과 조직의 변화를 볼 수 있음으로 버섯에 따라 잘 가려 사용해야 한다. 여러 가지 약용버섯을 말릴 때 해가 뜨지 않고 비가 오는 경우 이 사람은 지하실 제습기 앞에 널어 말리고 있다. 한 이틀이면 아주 잘 마른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깨끗하고 신선한 벌레 타지 않은 버섯을 골라 물에 씻지 말고 솔이나 젖은 종이 타월로 먼지나 흙 또는 티끌 등 이물질을 잘 털어 내거나 닦아서 대바늘에 굵은 실로 버섯을 꿰어 걸어두고 말리면 아주 잘 마른다.
잘 말린 다음에 공기를 뺀 비닐봉지나 뚜껑이 있는 병에 담아 보관한다. 사용할 때 일단 간단히 물에 헹구어 낸 다음 더운 물이나 뜨거운 물에 15분에서 버섯에 따라 여러 시간 불려서 사용하고, 불릴 때 사용한 물은 버리지 말고 활용한다.
말리는 방법은 버섯을 장기간 쉽게 저장할 수 있고 또 표고나 그물버섯처럼 버섯에 따라 버섯의 맛과 향을 더해 주는 장점이 있으나, 어떤 버섯은 그 반대로 물에 불려도 조직이 질겨지거나 맛이 달라지는 것도 있다.
염장법(鹽藏法 Salting or Brinning)
소금에 절이는 방법 역시 가장 오래된 방법 가운데 하나이다. 소금은 인류 문화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인간생활에 직결되어 있던 귀중한 물품이다. 종족에 따라 금을 주고 소금을 바꾸던 역사도 가지고 있다. 소금은 신성, 순결성, 환영과 호의적 접대는 물론 기지와 지혜를 상징하기도 하였다. 봉급을 뜻하는 영어 salary 라는 말도 “salt"라는 말에서 유래한 말이다. 오랜 옛날부터 소금은 모든 종류의 고기나 생선 및 채소를 저장하는 데 사용하였다. 염장하게 되면 소금은 고기나 생선 채소를 숙성시키고 숙성되면서 산이 생겨 음식을 오래 저장할 수 있게 할 뿐만 아니라, 맛과 비타민을 생성한다.
염장하기에 좋은 야생버섯은 수분이나 점액질이 많은 버섯들 가운데 아래와 같은 버섯들이 있다. 곧 각종 싸리버섯, 젖버섯, 밀버섯, 느타리버섯, 민자주방망이버섯, 뽕나무버섯 등을 저장하는 데 유용한 방법이다. 오래 안전하게 저장할 수 있어서 좋은 방법이지만 조리한 뒤에도 소금기가 남아 있는 경우 짠맛이 나는 것이 흠이다. 짠맛을 제거하기 위하여 여러 번 우려내다 보면 버섯 맛이 사라진다. 이것을 막으려면 처음에 단번에 우려내어야 한다.
먼저 흙이나 나무 부스러기 등 이물질들을 제거한 뒤 잘 씻어서 삶아낸 뒤 소쿠리에 건져 물기를 뺀다. 버섯에 따라 버섯 삶은 물은 버리지 말고 냉동해 두고 나중에 용도에 따라 사용한다. 단 뽕나무버섯 같은 생 버섯일 때 독성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삶아 낸 물을 버려야 한다. 삶아낸 버섯에서 어느 정도 물기가 빠졌으면 항아리에 차곡차곡 쌓아가면서 버섯 한 켜를 깔고 소금을 뿌리고 다시 버섯 한 켜를 그 위에 깔고 소금을 뿌리는 식으로 염장하여 버섯 위에 접시 등을 덮어 눌러둔다. 항아리 아가리에 헝겊(천)을 덮어 뚜껑을 닫고 서늘한 곳에 보관한다. 대체로 두 주 뒤에는 숙성하며 더 오래 보관할 수 있다. 사용할 때 먼저 소금기를 우려내고 조리한다. 버섯에 따라 다시 삶아내는 것도 소금기를 제거하는 한 방법이다.
통조림방법(Canning)
버섯에는 산이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식중독을 일으키는 보툴리누스(botulin) 독소에 오염될 가능성이 있어서 안전한 통조림 방법이 요청된다. 버섯 자체뿐만 아니라 조리된 버섯 요리도 통조림으로 저장될 수 있으나 복잡한 시설과 장비가 필요하고 그 가격도 만만치 않아 일반인이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닌듯하다.
식초절임 방법(Pickling)
식초나 젖산(lactic acid)을 사용하여 절이는 방법이다. 시중에서 파는 양송이나 아가리쿠스 종류, 표고, 느타리버섯과 단단한 말불버섯 같은 것들이 식초절임에 적합한 버섯들이다. 실험 조리결과 인정된 조리방법(recipes)을 따라야 하며 비교적 집에서 쉽게 따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산도조절이 까다로워 만일 저산도 절임일 경우 자칫 식중독을 일으키는 독소가 발생될 수도 있다. 모든 버섯이 다 가능하지만 특히 미묘한 맛을 지닌 버섯들이 최적이다. 식초나 포도주 식용유 향신료 따위를 섞어서 만든 절임용 액체에 담가 절인 버섯은 그 향미가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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