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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누리/식물 곳간

단성화와 양성화

by 지암(듬북이) 2019. 3. 15.



산수유(양성화)







생강나무(단성화)의 수꽃. (암술은 퇴화해 보이지 않는다.)


 


 

 

식물의 성은 크게 단성화(unisexual flower)와 양성화(perfect flower, bisexual flower)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단성화는 자성(female)과 웅성(male)이 따로 존재하는 것으로, 자손의 유전적 다양성이 높지만 주변에 동일종의 이성식물이 없으면 종자 형성 자체가 불가능하다. 

 

단성화 식물은 다시 자웅동주(monoecism)와 자웅이주(dioecism)로 나뉘는데, 자웅동주는 한 개체의 식물에 암꽃과 수꽃이 같이 피는 것을 말한다.

우리가 평소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 소나무가 이러한 자웅동주 식물이며, 호박과 졸참나무도 자웅동주 식물에 속한다. 반면 자웅이주는 암꽃과 수꽃이 아예 서로 다른 개체에 핀다. 흐드러진 잎사귀로 봄을 알리는 버드나무와 가을날 가로수 길을 장식하는 은행나무 등이 대표적인 자웅이주 식물이다. 

 

양성화 식물은 자성과 웅성이 같이 존재하는 꽃을 뜻한다. 사람을 비롯한 동물의 경우 암컷 수컷 개체가 따로 존재하는 것과 달리, 식물은 암술과 수술이 한 꽃 안에 같이 있는, 이러한 양성화 식물이 많다. 식물의 세계에서 양성화는 매우 보편적으로, 꽃이 피는 식물 중 약 70% 정도가 양성화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찔레나무와 5월의 여왕인 장미 등이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양성화 식물이다. 

 

한편 암술과 수술이 아예 퇴화되거나 발육이 불완전해 열매를 맺지 못하는 무성화(neutral flower) 식물도 존재한다. 무성화 식물은 이른 바 ‘가짜 꽃’을 피워 곤충을 유인해 동일개체 유성화의 수정을 유도하기도 하는데, 대표적인 예가 탐스러운 꽃송이로 많은 사랑을 받는 산수국이다. 산수국의 가운데 부분에는 암술과 수술이 있어 수정이 가능한 진짜 꽃이 있고, 그 주변으로 벌과 나비를 유혹해 수정을 돕는 가짜 꽃이 핀다. 진짜 꽃인 유성화는 너무 작아 벌과 나비를 유혹하지 못하다 보니, 화려하고 탐스러운 가짜 꽃이 유혹을 담당하고 진짜 꽃이 수정이 되고나면 떨어져 사라지는 것이다. 

  

이밖에도 식물에는 한 개체에 양성화와 수꽃이 있는 웅성동주(andromoneocious), 한 개체에 양성화와 암꽃이 있는 자성동주(gynomoneocious), 수꽃만 달리는 개체와 양성화가 달리는 개체가 있는 웅성이주(androdioecious), 암꽃만 달리는 개체와 양성화가 달리는 개체가 있는 자성이주(gynodioecious), 한 개체에 양성화와 단성화가 같이 달리는 잡성주(polygamous), 한 개체에 암꽃, 수꽃, 양성화가 같이 있는 삼성동주(trimonoecious), 개체별 암꽃, 수꽃, 양성화가 따로 피는 삼성이주(trioecious) 등 다양한 성이 존재한다.  

-국립생태원



 

식물의 꽃은 생식을 위해서 존재하는 구조다.

그리고 실제로 생식을 수행하는 부분이 바로 암술과 수술이다. 대부분의 동물에서 암컷, 수컷 개체가 따로 있는 것과 달리 식물은 암술과 수술이 한 꽃에 같이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 즉 식물의 양성화는 동물로 치면 자웅동체(雌雄同體)에 해당하는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양성화를 자웅동화라 부르기도 한다.

 

양성화는 그 종류가 대단히 많아서, 지금까지 꽃이 피는 것으로 밝혀진 식물들 중에서 약 70% 정도의 종이 양성화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동물과 식물의 차이는 식물이 동물처럼 이동하지 못하고 제자리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오는 것으로 짐작되지만 아직 정확한 이유는 알려져 있지 않다.

 

양성화와 반대로 암술과 수술이 서로 다른 꽃에서 피는 경우를 단성화라고 한다. 꽃잎이나 꽃받침이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은 양성화, 단성화 구분에 영향을 주지 않지만, 양성화에 꽃잎과 꽃받침이 모두 있다면 갖춘꽃이 되고 둘 중 하나라도 없거나 둘 다 없다면 안갖춘꽃이 된다. 또한 단성화는 암술과 수술이 다른 꽃에 있기 때문에 무조건 안갖춘꽃이 된다. 단 경우에 따라서는 양성화를 그대로 갖춘꽃으로 취급하기도 한다.

 

 

진화와 양성화

양성화는 꽃이 피는 식물 종의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아직 그 진화적 이점에 대해서는 정확히 밝혀져 있지 않은 상태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판단을 가장 어렵게 하는 부분은 근친교배에 대한 부분이다. 양성화처럼 암술과 수술이 가까이 있으면 자신과 유전적으로 동일한 개체를 만들게 될 확률이 그만큼 높아지게 되는데, 이런 식으로 유전적인 다양성이 높아지지 않게 되면 환경이 크게 변화했을 때 적응하기 힘들게 된다. 그러한 이유 때문에 여러 생물은 근친교배를 피하기 위한 여러 장치를 마련해 두는데, 사실 양성화에도 이러한 기능은 있다. 즉 자기 꽃가루가 암술 위에 떨어지면 수정이 잘 되지 않도록 하는 장치를 마련해 둔 것이다.

이러한 사항을 종합적으로 생각해 볼 때, 양성화에 대해 가장 설득력 있는 가설은 다음과 같다. 유전적인 다양성이 필요할 때에는 곤충 등을 적극적으로 이용하여 서로 다른 꽃으로 꽃가루를 실어 나르고, 빠른 번식이 필요할 때는 자기의 꽃가루로 직접 자기가 수정하는 선택 능력을 가지는 방향으로 양성화가 발달했다는 것이 바로 그러한 가설이다. 즉 움직이지 못하는 식물에게 있어서, 이러한 선택 능력을 가지지 못한 단성화에 비해 양성화가 더 유리한 입장에 설 수 있었다고 보는 것이다.

- 두산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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