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단에 어울리는 호흡법을 익히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 장단의 기운을 담은 ‘입장단(口音)’을 할 줄 알아야 한다. 장단의 기운을 몸으로 표현하기 전에 마음으로 먼저 느껴야 하기 때문이다.
풍물과 장단의 전수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 왔다. 문자를 배울 수도 없었고, 중·임·무·황·태라는 악보조차도 몰랐던 선조들이었지만, 문자 전승을 이겨내고 삶에서 우러나오는 말로 전해온 것 중의 하나가 풍물의 입장단이다.
사람에 따라 조금씩의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인 입장단으로는 “징길산 돈닷돈 징기리산 돈닷돈” 또는 “긴길사 돈닷돈 긴기리산 돈닷돈” 등으로 불려지고 있다. 입장단의 정확한 뜻을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없으며 예전부터 어른들이 그렇게 입장단으로 부르던 것을 그들도 따라서 할 뿐이라고 한다.
이렇듯 필봉풍물굿에서는 뜻은 알지 못하지만 관행적으로 하는 입장단이나 덕담들이 있는데, 현지인들은 원래 말이 지니는 뜻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고 말 자체가 지니는 리듬감만을 주목하고 있다.
“과거 어른들이 그런 식으로 입장단을 했기 때문에 우리도 그것에 그렇게 하고 있다”라고 말한다. 이러한 경우는 삼채 입장단을 “땅도 땅도 내 땅이다 조선 땅도 내 땅이다” 그리고 지신밟기에서 장독굿을 칠 때 덕담인 “철륭 철륭 우 철륭 좌 철륭 우 철륭”과 같다.
그리고 사람끼리 모여 악기를 칠 수 없을 때에는 악기 소리를 흉내내어 판을 벌인다. 필봉마을에서는 ‘입장단’이라고 한다. 휘모리장단의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꽹과리는 “주께 주께 주께 주께”, 징은 “주어라 주어라”, 장구는 “줄똥 말똥 줄똥 말똥”, 북은 “푹푹 쑤셔라” 등의 표현이 있다. 이러한 입장단는 악기와 가락의 특성들을 잘 나타내고 있다. 이렇듯 저마다의 입장단에 맞추어 가상의 풍물굿을 벌이는 것이다. 이러한 놀이는 악기만 가지고 있지 않았지 실제의 풍물굿에서와 같은 흥과 신명을 느낄 수 있다. 곧 풍물굿 가락이 연행현장에서 뿐만 아니라 일상의 공간에서도 익혀지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이러한 입장단은 악기 소리와 닮은 입장단(갠 지갠 지, 두루팽 등)과 시적인 말장단(별따세 별따세 하늘보고 별따세 등)으로 혼재되어 내려오는데, 음의 높낮이와 길이와 강·약뿐 아니라 가락의 느낌까지 탁월하게 전달해낸다.
이외에도 전해지는 여러 가지 입장단들을 보면 다음과 같다.
① 굿거리장단 형
· 경기도 충청 그르르 막 걸리에 술한 잔
· 긴길사 돈닷돈 긴기리산 돈닷돈
② 자진모리장단 형
· 땅도 땅도 내땅이다. 조선 땅도 내땅이다
· 아따 그 물 맛 좋다 벌컥벌컥 마시자
· 지신 지신 지신아 청룡지신을 울리세
③ 휘모리장단 형(좌도 임실 필봉 풍물에서는 휘모리를 3분박으로 본다.)
· 밟으자 밟으자 밟으자 밟으자 꽝-꽝 밟으자 꽝-꽝 밟으자(빠른 갠지갱)
· 별 따세 별 따세 하늘잡고 별 따세
· 콩 꺽자 콩 꺽자 두렁너머 콩 꺽자
· 뚫어라 뚫어라 샘구녁만 뚫어라
· 쥔 쥔 문여소 복들어강께 문여소
④ 그 외의 입장단들
· 오동동동 가시나야 방구동동 끼지마라 붕어새끼 놀랜다
· 벙거지 벙거지 횃대 끝에 검벙거지
· 벙거지 벙거지 물동우에 내벙거지
· 칠년가뭄 가문 날에 철철 넘치소
· 장달다 장달다 꼬장띠장 장달다
· 측간속에 빠지면 백약이 소용없네
· 줄기줄기 산줄기 골짝 골짝 물줄기 등.
유아에게는 먼저 전해 내려오는 입장단을 경험케 하고 그 입장단에 대해 이야기 나눈 다음, 아이들에 맞는 입장단을 함께 만들어 활용한다.
이때에도 유아의 수준을 고려해 입장단을 적용하는데, 교사가 먼저 하나의 입장단을 제시하고 아이들과 함께 여러 가지 표현활동(손뼉 치기, 신체 두드리기, 춤 적 표현 형태 등)을 전개한다.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아이들 스스로 입장단을 만들어 보고 자기들이 만든 입장단을 가지고 마음대로 움직이고 말해보게 한다.
교사는 기본 박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유아와 일대일 접촉을 하면서 세심하게 지도해주고, 될 수 있으면 반복적 3.4조 내지는, 4.4조 형식의 장단 말을 만들도록 도움을 준다.
교사가 제시하는 입장단을 아이들이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이야기이다. 특히 구연자와 아이들의 사이가 열린 구연활동은 아이들로 하여금 직접 참여하고 즐길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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