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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누리/풀

메꽃

by 지암(듬북이) 2019. 5. 27.



열매를 맺지 않고 뿌리줄기가 땅속에서 뻗으면서 군데군데 줄기가 올라와 번식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봄에 살찐 뿌리줄기를 찌거나 삶아서 먹는다.

단맛이 있어서 좋다. 또한 쌀과 함께 죽을 끓이거나 떡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어린순은 나물로 해서 먹을 수 있는데 쓴맛이 전혀 없으므로 데쳐서 찬물에 한 번 헹구기만 하면 된다.

- 몸에 좋은 산야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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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메꽃이 동그란 통꽃이라 좋대요.

저 꽃이 사람의 미소 같다고요.

10년 전에 아빠가 말기암 진단을 받고 집안이 초상집이 되었죠.

그때 엄마가 들꽃 보러 가자고 하면서 식구들 몰고 경기도 가평 어느 강가로 갔어요.

거기서 돗자리 펴고, 밥이랑 삼겹살이랑 구워 먹고 뒹굴뒹굴하는데 엄마가 메꽃을 따오더니 꽃밥을 만들었어요.

메꽃은 어두운 곳에서 밝은 곳으로 뻗어 나와 피는 꽃이라고 하면서 저 꽃처럼 절망하지 말고 희망을 갖자고요.

그때 메꽃으로 만든 꽃밥을 처음 먹었어요.

아빠는 그 꽃밥을 보고 ‘참 예쁘다’ ‘달다’ ‘사그락거린다’, 그런 표현을 쓰면서 천천히 드셨고, 애써 웃으셨어요.

그리고 기적이 일어났지요. 아빠가 완치되셨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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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딸이 너무 좋아하네요.

이런 밥을 먹어보는 어린이는 대한민국에서 자기뿐이라고 하면서 사진 찍어 메신저에 올리고 야단이에요.

엄청 달대요.

이거 우리 딸이 다 만든 겁니다.

한번 드셔보세요.

메꽃 특유의 맛을 방해하지 않으려고 밥에다 간장만 조금 넣고 살짝 볶아왔어요.

메꽃이 얇고 여린데 생각보다 오래 씹히는 걸 보니 제법 질기네요.

근데 하나도 불편하지 않아요. 한없이 밥을 먹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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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무 잘된 일이라고 하면서, 엄씨를 꼭 닮은 아이가 주는 꽃밥을 받아 입에 넣었다. 아이의 살냄새가 났다.

아이의 동그란 웃음이 떠올랐다.

나도 그렇게 웃고 싶었다.

나도 그렇게 누군가에게 꽃밥을 만들어주고 싶었다.

-엄마의 꽃밥 중에서

 

 

 

 

  










▲ 2019. 5. 26. 좌구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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