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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누리/식물 곳간

나무가 민중이다.

by 지암(듬북이) 2019. 7. 9.






 

민초라는 말이 좋다. ...밟혀 쓰러진 듯하면 또 어느새 고개를 들어 분주히 살아가고 있는 이 땅의 백성들.

풀과 나무가 좋다. 민초의 삶에 깃들어 있는 자연의 일부로서의 그것들이 마냥 좋다.

익숙한 것들은 교감이 있어서 좋다.

21세기의 풀과 나무는 과학이란 틀 안에 박제되어 획일화된 바코드를 달고 다음 세대에 주입된다.

자연과 인문이 결여된 경직된 사고로 사회를 선도하는 이 땅의 많은 지식인들.. 기계문명이라는 괴물에 휩싸여 덩달아 흘러가는 오늘날의 민중은 어쩌면 옆에 있는 가장 소중한 것을 누리며 살아가는 방법을 시나브로 잊어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구릿대 아래에서 위를 바라보며 사진에 담아보자!

구릿대 퉁소.

 

 

상술에 의해 좋은 점은 침소봉대되고 나쁜 점은 슬그머니 가려져 한바탕 유행이 지나야 잠잠해지는 ‘건강보조식품’열풍은, 매체들이 부추기기도 하지만 건강이라는 절체절명의 욕망에 비해 자연을 바라보는 의식이 덜 성숙된 탓이기도 하다.

 

그 바람에 그 볕 다시 들면 어느 새인가 고개를 들고 무성히 있는 이 땅의 민초들.

그 민초들의 표상처럼 우리 산하의 풀 중에 가장 민초다운 풀.

 

운향과의 식물들은 대부분 잎이나 열매에서 강한 향을 풍긴다.

 

예전에는 운향목(Rutales)에 있었지만 지금은 무환자나무목에 속한다. 160개의 속이 있다.

아미리스속 (Amyris)

귤속 (Citrus)(금귤(Fortunella)속도 포함, 탱자나무속을 귤속에 포함시키기도 한다.)

운향속(루타속)(Ruta)

백선속 (Dictamnus)

벨나무속 (Aegle)

상산속 (Orixa)

쉬나무속 (Tetradium, 예전엔 Euodia·Evodia였음.)

초피나무속 (Zanthoxylum)

탱자나무속 (Poncirus)

황벽나무속 (Phellodendron, 코르크 등)

-위키백과

 


 

김정, 산초백두도, 종이에 담채, 32.1×21.7㎝, 개인

.

유몽인 柳夢寅(1559~1623)도 이 새가 그려진 그림을 보고 시를 읊었는데 "가시나무에 살면 찔리기는 하지만 높이 날아 매에 잡아먹힐 걱정은 없지 않느냐"고 했다. 어려운 처지 속에 안분지족과 부귀영화에 뒤따르는 위험을 빗대 노래한 것이다.

 

산초나무에 에사키뿔노린재. 하트 문양.

산초는 분지라고도 불린다.

12월에 분지나무로 깍은 아아 소반 위의 젓가락 같구나. 임의 앞에 들어 가지런히 놓이니 손님이 가져다가 뭅니다.“ 고려가요 [동동]

 

12월이 되면 산초나무로 젓가락 만들어야지. ^^

12월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누군가에게 정성으로 만든 것을 선물한다는 것이 설레고 행복하다.

 

대추 한 알-장석주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 안에 번개 몇 개가 들어 있어서

붉게 익히는 것일 게다

 

저게 혼자서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날이 들어서서

둥글게 만드는 것일 게다

 

대추야

너는 세상과 통하였구나

 

황순원의 소나기- 대추 건네는 장면의 짧은 소개에서도 왜 이리 울컥한지..

 

 

 

후줄근하게 떨어져 내린 수꽃은 인간 세상의 만사처럼 끝나고 난 뒤의 허무랄까?

밤은 밤알 그 차체가 씨앗이라 싹을 틔워도 뿌리는 내려가 당으로 박히고 두터운 밤 껍질은 오랫동안 새싹의 옆구리쯤에 매달려 있는 형상이라 ‘제 근본을 잊지 않는 놈’이라는 뜻으로 제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며 그런 의미에서 신주를 밤나무로 만들기도 한다.

 

가래나무라는 이름은 이 나무의 열매가 우리 전래의 농기구인 가래와 흡사해서 붙여졌다는 것이 가장 유력해 보인다.

큰 공사가 있기 전 진 가래질을 하며 호흡을 맞추던 ‘헛가래질’의 일제히 당겼다 놓았다 하는 행위에서 ‘헹가래’라는 오늘의 세레머니가 탄생하기도 했다.

 

산수국에 관한 헛꽃에 관한 인터넷 검색

꽃은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아름다움이 아니다.

꽃의 나라에서 통용되는 언어가 있다면 그것은 성(性)이다. 꽃은 제 종자를 남기기 위한 열정이며, 종족 번식을 위한 하나의 장치다.

꽃이 피는 목적은 오로지 축축한 암술 위에 꽃가루를 떨어뜨리고 자궁과 같은 구실을 하는 씨방의 배젖 속에 생명이 깃들도록 하는 것이다.

순결을 상징하는 백합이든, 사랑을 의미한다는 장미든, 꽃들은 오로지 교접(交接)의 욕망에 집중할 뿐이다.

 

꽃들은 종자 번식 과정을 탁월하게 수행해내려고 곤충을 비롯한 꽃가루 전파자들을 불러 모은다. 더욱 더 진하고 화려한 색으로 치장하고, 꽃잎의 굴곡 안에 숨어 있는 암술과 수술이라는 식물성 성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그리고 생명의 축제를 찾아온 꽃가루 전파자들에게 농밀(濃密)하게 흘러내리는 화밀(花蜜)을 마실 수 있는 연회를 기꺼이 베푼다. 유물론과 쾌락주의에 대한 믿음, 프랑스의 68혁명이 주창한 성 해방 이념 세례를 받은 저자에게 꽃들이 벌이는 연회와 그들이 나누는 사랑의 유희는 관습과 종교에 얽매이지 않은 자유로움의 상징이다. 긍정할 수 있는 자연의 포르노그래피다.

- <꽃의 나라 /이브 파칼레 지음>

 

 

개다래나무가 헛꽃을 피워 나비와 벌을 부르는 호객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다.

꽃 위에 있는 잎사귀를 하얗게 탈색시킨 것인데, 햇볕이 없으면 흐릿하지만 햇볕을 받으니 하얀색이 반짝반짝 빛난다.

벌 나비가 찾아왔다가 헛것이라고 속았다고 돌아서려는 순간 참꽃이 진한 향기를 품어내어 곤충을 유인하는 것이다.

꽃이 수정을 마친 후 지고나면 탈색된 잎은 언제 그랬냐는 듯 도로 제 색깔로 돌아온다.

산수국이나 산딸나무, 백당나무도 둘레에 크고 화려한 모양의 헛꽃으로 들러리를 세운다.

개다래에는 목천료라는 충영이 생기고, 참나무에 피는 충영, 옻나무과의 붉나무에 생기는 오배자. 느티나무나 느릅나무 콩과식물의 뿌리혹박테리아 등이 있는데 충영이 있는 나무는 다른 해충들의 공격을 덜 받는다거나 질소공급에 도움을 받는 등 보완적인관계를 이어간다고 한다.

 

‘꼭 참꽃이라야 제대로 된 꽃이고, 헛꽃은 제대로 피어나지 못한 꽃이더냐, 헛꽃이 있어 참꽃이 열매를 맺었나니 헛꽃은 헛꽃대로 제대로 피어난 것이며 그 역시 의미 있는 삶인 것이다.’

 

헛꽃 / 이사랑

 

산속 적막을 지키는 헛꽃

바스락 바스락 떨고 있는 것이냐

이 겨울 너 왜 그렇게 슬퍼 보이는 것이냐

나 속고 속아서 헛헛한 반생을 살다가

누구에게 헛꽃처럼 살지 못하고

이제야 헛, 참 , 헛꽃에서 겸손을 배운다

당신을 유혹한다 함부로 말하지 마세요

어머니 , 아름다운 사랑이라고 말해주세요

너는 언제 중심을 위해 변방에서 베풀었더냐

누구를 위해 착한 거짓말로 죄 지은 적 있더냐

참을 위한 거짓으로 참사랑 맺어주고

욕심 없이 고개 숙인 헛꽃은 수행의 꽃이 아니더냐

꽃 없는 계절 그늘진 숲이 또 쓸쓸할까봐

너는 마른 꽃잎도 떨구지 못하는 것이냐

 

 


 

지게는 양다리 디딜방아, 발무자위와 함께 우리 민족의 3대 발명품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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