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9월 8일. 괴산으로 떠난 버섯 나들이
고향으로 벌초하러 갔어야 했는데...
태풍 링링으로 ..
누나들과 추석 전에 함께 하기로..
여러 님들의 버섯 소식에 잠시 괴산 쪽으로 버섯과 식물 만나러 다녀왔다.
▲ 왕고들빼기
▲
▲ 도깨비바늘
▲ 새팥
▲ 무당거미
▲ 큰엉겅퀴
▲ 며느리밑씻개
▲ 장구채
▲ (큰)낭아초
▲ 사위질빵
▲ 개쑥부쟁이
▲ 둥근매듭풀
▲ 쥐손이풀
▲ 닭의장풀
▲ 익모초
▲ 새팥
▲ 둥근나팔꽃
▲ 가는잎왕고들빼기
▲ 물봉선
▲ 누리장나무
▲ 까실쑥부쟁이
▲ 먹세줄흰가지나방
▲ 고마리
▲ 들깨풀
산들깨는 포의 모양이 난형이다.
쥐깨풀은 화서 바로 아래 잎은 거치가 2~3쌍, 꽃받침에 털이 없거나 약간 있다.
들깨풀은 화서 바로 잎의 거치가 4쌍 이상, 꽃받침에 털이 많다.
▲ 산기름나물
▲ 나비나물
▲ 멸가치
▲ 수정난풀
▲ 노린재나무
▲ 노랑물봉선
물봉선의 생김새는 약간 특이하다. 꽃의 화관이나 꽃받침이 시작되는 곳에 툭 튀어 나온 부분인 거(距)가 물봉선은 돌돌 말렸다. 봉황의 꼬리를 닮았다 하여 봉선이라던가! 꽃들의 이 부분은 텅 비었거나 '꿀샘'이 있어서 '꿀주머니'로도 불린다. 물봉선은 이곳에 꿀샘이 있다. <꽃과 곤충>의 저자 '다나카 하지메'는 어느 날 물봉선의 꿀주머니에 주둥이를 대고 꿀을 먹고 있는 '땅벌'을 보게 된다.
땅벌이 꿀을 훔쳐 먹었을까? 하지만 길게 찢긴 상처는 땅벌의 크기에 비해 너무나 컸다. 그럼 몸집이 큰 호박벌? 오후 5시. 꽃 주변을 날고 있는 수많은 곤충 중에 호박벌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수많은 물봉선 중 절반 가까이에 똑같은 상처가 나 있었다.
"다시 그 저습지를 찾아갔다. 과연 어리호박벌이 와 있었다. 몸이 2cm이상 되는 커다란 벌이 잽싸게 날아와 꽃에 걸터앉더니 검고 날카로운 주둥이 끝을 꿀주머니에 찔러 넣었다가 1~2초 뒤 다른 꽃으로 날아가 같은 짓을 거듭했다. 꿀주머니에는 지난주에 보았던 것과 똑같은 모양의 자국이 신선한 형태로 남아 있었다. 그 땅벌은 어리 호박벌이 뚫어 놓은 자국을 잠깐 이용한 것이다" - 다나카 하지메
꽃과 곤충, 사이좋은 친구 사이일까?
우리들은 흔히 꽃과 곤충을 사이좋은 공생의 관계로 알고 있다. '곤충은 꽃가루나 꿀을 꽃으로부터 얻는 대가로 몸에 꽃가루를 묻혀 다른 꽃에 묻혀줌으로써 수정을 돕는다'처럼. 그러나 물봉선과 어리 호박벌의 관계는 이런 상식을 완전히 뒤엎고 있다. 어리호박벌은 꿀만 훔칠 뿐 물봉선의 수정을 돕지 않으니 꽃으로선 수정을 위하여 곤충들을 꼬드길 무기인 꿀만 속수무책으로 빼앗기는 것이다.
그런데 물봉선의 꿀을 훔치는 것은 어리호박벌만이 아니다. '삽포로뒤영벌' 역시 물봉선의 꿀주머니에 1mm정도의 작은 구멍을 내고 꿀을 훔친다. 하지만 삽포로뒤영벌의 사촌쯤인 '몸노랑뒤영벌'이나 '황토색뒤영벌'은 꿀을 훔치지 않고 꽃잎에 앉아 꿀을 얻으면서 수술과 암술을 건드려 물봉선의 수정을 돕는다.
삽포로뒤영벌은 이미 나 있는 구멍을 이용할 때가 많다. 다른 꿀벌이나 '밤나방'도 이 구멍을 통해 꿀을 훔친다. 어쨌거나 꽃은 이 경우 주변에 곤충이 아무리 많아도 제공하는 꿀(?)에 비해 실속은 없을 것이다. 그래도 물봉선은 돌돌 말린 꿀주머니를 특별히 바꾸지 않고 그대로 유지, 그 안에 꿀을 둔다. 대부분의 생물들은 유리한쪽으로 진화하는데 물봉선은 왜 끝까지 이 방식을 택하고 있는 걸까?
물봉선의 비밀을 알기 위해 또 다른 이야기 하나를 들어보자. 꽃들도 수정은 돕지 않고 꿀만 도둑질해가는 것을 속수무책으로 당하지만은 않는다. 즉 물봉선의 꿀주머니에 해당하는 부분인 화관을 두껍게 만들어 버림으로써 어리호박벌과 같은 곤충들이 뚫지 못하게 한다. 봄이면 붉은 꽃망울을 터뜨리는 명자나무와 석류나무의 꽃이 그 대표적이랄 수 있다.
명자나무와 석류나무는 둘 다 꽃가루받이를 새에게 의존하는데 꿀을 담은 꿀통부분은 두껍고 단단하다. 그래서 뚫지 못한다. 그런데 이렇게 단단한 통을 만들려면 자원이 많이 필요하니 어찌 보면 자원낭비다. 하지만 석류나 명자나무의 생태를 돌아보면 자원낭비랄 수 없다. 꽃이 다 핀 뒤에도 맺은 열매를 지켜주는 벽이 되기 때문이다.
명자나무는 지루하도록 꽃을 오래 피운다. 하지만 물봉선은 겨우 이틀정도만 꽃을 피울 뿐, 그 후에는 꽃잎을 버린다. 따라서 물봉선은, 단기적인 이용을 위해 튼튼한 벽을 만드느니 차라리 꿀을 빼앗기는 것이 낫다는 계산을 하고 꿀주머니의 모습을 바꾸지 않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혹 아는가? 오랜 세월이 지나면 물봉선은 새로운 전략을 구사할지!
-김현자/ 서평: 서로 속고 속이는 그들만의 게임 <꽃과 곤충>
'탐사 나들이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추석 - 고향 나들이 (0) | 2019.09.14 |
---|---|
괴산 나들이 - 버섯 (0) | 2019.09.10 |
문경 나들이 - 버섯 (0) | 2019.09.04 |
문경 나들이 - 식물 (0) | 2019.09.04 |
한국자연버섯 - 8월 정기모임 (0) | 2019.08.2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