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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누리/우리문화 곶간

이무기 이야기

by 지암(듬북이) 2015. 3. 26.

 

 

 

 

 

 

 

 

 

 

 

 

 

 

 

 

 

 

이무기는 한국의 전설에 등장하는 상상의 동물이다.

용이 되기 전 상태의 동물로, 여러 해 묵은 구렁이를 말하기도 한다. 차가운 물속에서 1000년 동안 지내면 용으로 변한 뒤 굉음과 함께 폭풍우을 불러 하늘로 날아올라간다고 여겨졌다.

예부터 내려오는 여러 민담(民譚)에 이무기는 용이 되기 전 상태의 동물로서 깊은 해수(海水)에 사는 큰 구렁이고, 신이한 능력을 가진 존재로 비쳐지고 있다. 그리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뭍으로 거슬러 올라와서 조용한 못을 찾아 승천하기 위해 도(道)를 닦는다고 한다. 도를 닦는 동안 덕행(德行)하면서 오롯이 수도(修道)에 전념하여야만, 용의 상징인 여의주라는 신물(神物)이 만들어져 승천할 수 있다고 한다.

 

심형래 감독의 2007년에 개봉한 디워라는 영화에서는 이러한 우리의 이무기 전설을 소재로 하고 있다.

선(善)과 악(惡)을 대변하는 두 마리의 이무기가 용이 되기 위해 하나의 여의주(如意珠)를 둘러싸고 사투를 벌여 끝내 선한 이무기가 그것을 획득하여 승천(昇天)한다는 것이 전반적인 내용이다.

세계적으로 용에 관련된 이야기와 설화가 많지만 이렇듯 용의 전 단계를 이무기로 두고 있는 곳은 우리나라뿐이라고 한다.

 

 

 

 

 

 

 

 

전설과 이무기

 

충청남도 천안시 동남구 병천면 가전리에서 전해 내려오는 김시민의 무용담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전해온다. 현재 백전 마을 입구에는 큰 느티나무와 거북 바위(龜岩)가 있는데 이곳이 활로 뱀을 쏘아 맞힌 사사처(射蛇處)라고 전해 내려오고 있다. 바위 뒷면에는 ‘김씨세거 백전동천(金氏世居栢田洞天)’이라는 명문이 각자되어 있다.

 

 

임진왜란 때 큰 공을 세운 무관 중 한 사람인 김시민은 어려서부터 머리가 총명하고 체격이 장대하였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병정놀이를 좋아하고 언제나 대장이 되어 지휘하였다. 여덟 살 때 김시민이 친구들과 길가에서 병정놀이를 할 때였다. 때마침 원님 행차가 있어 수행원이 길을 비키라 하자 김시민은 “아무리 고을 원님이라 할지라도 진중을 통과할 수는 없다.”라고 호령하면서 조금도 기가 꺾이지 않았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고을 원님이 김시민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큰 재목이구나.” 하면서 도리어 길을 비켜 지나갔다고 한다.

 

아홉 살 때도 믿기 힘든 일화가 전한다. 김시민이 살던 백전 마을(지금의 가전리 상백 마을) 입구는 백전천(지금의 병천천)이 굽이돌아 흘렀는데, 백전천 가에 물에 잠긴 바위가 있고, 그 아래 큰 굴이 하나 있었다. 굴속에는 큰 이무기가 살았는데, 수시로 출몰하여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가축에 해를 끼치기도 하였다. 김시민은 이무기를 퇴치하기로 마음먹었다. 때마침 책을 읽다 뱀은 뽕나무 활과 쑥대 화살로 잡는다는 고사를 보았다. 김시민은 당장 동네 아이들을 모아 뽕나무 활과 쑥대 화살을 들고 백전천으로 달려갔다. 그러고는 동네 아이들을 마을 입구의 큰 돌(龜岩) 위에 올려 세워서 그 그림자로 이무기를 유인하였다. 동네 아이 중 하나를 느티나무에 올라가게 하여 물속에 아이 그림자가 비치게 하여 이무기를 유인하였다고도 전한다. 아이 그림자를 본 이무기가 모습을 드러내자 김시민은 뽕나무 활에 쑥대 화살을 얹어 내리 예닐곱 발을 명중시켜 이무기를 잡았다. 이때 이무기의 피가 며칠간 백전천을 붉게 물들였다고 한다.

 

 

태화산과 봉소산의 이무기 전설

충청남도 공주시 사곡면 가교리와 유구읍 일대에서 전해 내려오는 이무기 이야기.

 

옛날 유구의 북쪽 봉소산과 남쪽 태화산에 각각 이무기가 살고 있었다. 봉소산에 사는 이무기는 수컷이었고, 태화산의 이무기는 암컷이었다. 봉소산 이무기는 승천할 날만 기다리고 있었으나 하늘에서 은하수가 내려오지 않았다. 그래서 비가 오는 날이면 하늘을 보고 은하수가 내려오기를 기다렸다. 두 이무기는 강줄기를 따라 내려오고 올라가면서 서로 만나려 하였다. 그런데 신풍의 석성보 쪽에 다다라 더 이상 가지 못하였다. 이 보에는 큰 지네가 살면서 이들 두 이무기의 만남을 방해했기 때문이다.

 

하루는 북쪽 봉소산에 사는 이무기가 화가 나서 그 지네에게 덤벼들었다. 지네는 화가 나서 얼굴을 번쩍 들고 그에게 돌을 뿌렸다. 그래서 이무기는 몸에 심한 상처를 입고 되돌아와서 오랜 시간을 고통 속에서 있어야 했다. 남쪽 태화산에 사는 이무기는 북쪽에 사는 이무기가 심한 상처를 입고 신음한다는 소식을 듣고 눈물로 세월을 보냈다. 태화산의 이무기가 지네를 찾아가 봉소산의 이무기를 만날 수 있게 길을 내달라고 사정을 하였다. 그러나 지네는 이를 거절하고 자기와 살자고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비가 많이 쏟아졌다. 비 속에서 천둥이 울리더니 하늘에서 파란 물줄기가 유구 쪽으로 내려오고 있었다. 태화산의 이무기는 유구 봉소산의 이무기가 승천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신풍 쪽에서 검은 물줄기가 하늘로 치솟는 것이었다. 그러자 하늘에서 내려오던 파란 물줄기는 사라지고 말았다. 태화산의 이무기는 “옳지, 그 지네가 방해를 하는구나. 그놈이 원수다.”라고 말하고는, 빗물로 불어난 냇물을 타고 북쪽으로 돌진했다.

 

지네는 하늘에 대고 검은 물줄기를 쏘기에 바빠서 이무기가 지나가는 것을 몰랐다. 태화산의 이무기는 유구의 이무기와 합세하여 산비탈에 있는 독초를 캤다. 그리고 독초를 열심히 찧어서 강물에 흘려보냈다. 강물은 하얗게 물들었다. 한참 있다가 아래 고을 신풍 쪽에서 하늘이 깨질 듯한 소리와 함께 으르릉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이무기는 그럴수록 더 열심히 독초를 찧었다. 이번에는 땅이 갈라질 듯한 진동 소리가 들려왔다. 그러고는 이내 지네가 하늘로 치솟았다가 땅에 떨어져서 죽고 말았다.

 

지네가 죽은 뒤 두 이무기는 자유롭게 왕래하면서 사랑을 나누었다. 얼마 후 유구의 이무기가 먼저 승천하고 뒤를 이어 태화산 이무기도 승천하였다. 사람들은 그들 이무기가 하늘나라에서도 이곳을 지키고 있다고 여겼다.

 

벼락 맞은 이무기

전라남도 여수시 삼산면 초도리 의성마을에 있는 붉은 절벽과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아주 먼 옛날 이무기 두 마리가 살았는데, 한 마리는 용이 되어 승천하였으나 나머지 한 마리는 아무리 노력을 하며 오래 기다려도 기회가 오지 않았다. 참다못한 이무기는 어느 날 하늘을 향해 마구 욕설을 퍼부었다. 그러자 이게 왠일인가. 갑자기 마른하늘에 시커먼 구름이 끼더니 소낙비가 퍼붓는 것이었다.

 

쏟아지는 비를 바라보며 이무기는 “아! 이제야 나도 용이 되는구나!” 하고 기뻐하며 몸을 사려 하늘을 향해 힘껏 솟구쳐 올랐다. 그 순간, 갑자기 하늘에서 무시무시한 뇌성 번개가 치며 벼락을 때리니 이무기는 그 자리에서 돌이 되고 주변 바위는 이무기의 피로 인해 붉게 물들어 그 흔적이 지금까지 남아 있다고 한다.

 

 

지네로 변한 이무기와 화선지

전라북도 김제시 진봉면에서 화선지와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옛날 만경현 남상면 가실리와 정당리 사이에 화선지라는 못이 있었다. 이 못에는 심술궂은 이무기가 한 마리 살고 있으면서 인근 마을 사람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주었다. 가축뿐만 아니라 사람까지도 위협했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이무기를 퇴치할 방법을 몰라서 불안한 나날을 보내야만 했다.

 

백성들은 수차례 이 사실을 고을 원님에게 알렸지만, 관아에서도 신출귀몰하는 이 이무기를 어떻게 처치해야 할지 손을 쓸 수가 없어서 고민만 했다. 이렇게 이무기로 인해서 고통을 받고 잇을 때, 남상면 정당리 출신인 함장군이 고향에 잠깐 들렸다. 마침 함장군이 고향에 온 사실을 알게 된 마을 사람들은 함장군에게 자신들을 괴롭히는 이무기를 처치해 줄 것을 간청하였다.

 

물론 함장군도 이무기에 대한 피해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주민들의 간청을 받아들였다. 이무기를 처치하기로 결심을 했지만 포악한 이무기를 처치하는 일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함장군은 며칠간을 고심하여 마침내 좋은 계책을 생각해 냈다. 그것은 어린 송아지 한 마리를 이무기가 살고 있는 화선지 못가에 갖다 두고 송아지 고삐를 맨 끈을 함장군이 숨어 있는 곳까지 늘여 놓은 후에 끈의 움직임에 따라 이무기의 정체를 알아내어 처단하는 것이었다.

 

함장군은 자신의 계획을 다음날 실천에 옮겼다. 이른 새벽안개가 끼어서 앞도 잘 보이지 않는데 풀잎에 으스스한 찬 기운이 감도는가 싶더니 소리 없이 함장군이 잡고 있던 끈이 스르르 사라져 갔다. 이때 함장군은 잽싸게 몸을 날렸다. 함장군이 있는 20여 걸음 앞에 나타난 검은 물체가 보였다. 함장군은 힘차게 눈앞에 있는 검은 물체를 향해 칼을 내리쳤다. 제아무리 무서운 이무기라도 함장군의 무술 앞에서는 어이없이 두 동강이가 나고 말았다. 이무기의 핏줄기가 공중으로 솟구쳤다. 그리고 화선지 안의 물은 핏물로 변했다. 힘들었지만 이무기를 처단하고 난 후, 함장군은 평안한 마음으로 이무기의 피가 묻어 있는 칼을 닦아서 칼집에 넣고 못가에 앉아 손을 씻고 있었다.

 

그런데 이때 어디선가 갑자기 지네 한 마리가 함장군이 손을 씻고 있는 쪽으로 헤엄쳐 오는 것이었다. 미처 피하지 못한 함장군은 지네에게 손끝이 물리게 되었다. 아무도 짐작할 수 없는 일이었다. 죽은 이무기가 지네가 되어 함장군에게 보복을 했던 것이다. 이렇게 화선지 못에서 이무기를 죽였지만 지네로 변한 이무기의 보복으로 결국 함장군은 죽고 말았다.

 

-출처: 다음 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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