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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누리/우리문화 곶간

24절기 - 곡우

by 지암(듬북이) 2015. 4. 14.

 

 

 

곡우

 

 

24절기의 여섯 번째 절기. 곡우(穀雨)는 청명(淸明)과 입하(立夏) 사이에 있으며, 음력 3월 중순경으로, 양력 4월 20일 무렵에 해당한다. 곡우의 의미는 봄비[雨]가 내려 백곡[穀]을 기름지게 한다는 뜻이다.

 

내용

곡우 무렵이면 못자리를 마련하는 것부터 해서 본격적으로 농사철이 시작된다. 그래서 “곡우에 모든 곡물들이 잠을 깬다.”, “곡우에 가물면 땅이 석자가 마른다.”, “곡우에 비가 오면 농사에 좋지 않다.”, “곡우가 넘어야 조기가 운다.” 같은 농사와 관련한 다양한 속담이 전한다.

곡우가 되면 농사에 가장 중요한 볍씨를 담근다. 한편 볍씨를 담아두었던 가마니는 솔가지로 덮어둔다. 이때 초상집에 가거나 부정한 일을 당하거나 부정한 것을 본 사람은 집 앞에 불을 놓아 그 위를 건너게 하여 악귀를 몰아낸 다음 집 안에 들이고, 집 안에 들어와서도 볍씨를 보지 않게 한다. 만일 부정한 사람이 볍씨를 보거나 만지게 되면 싹이 잘 트지 않아 그 해 농사를 망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경기도 평창에서는 곡우날 사시(巳時)에 볍씨를 담그면 볍씨가 떠내려간다고 하여 사시를 피해 볍씨를 담근다. 볍씨를 담그면 항아리에 금줄을 쳐놓고 고사를 올린다. 이는 개구리나 새가 와서 모판을 망칠 우려가 있으므로, 볍씨 담근 날 밤에 밥을 해놓고 간단히 고사를 올리는 것이다.

전북 익산에서는 곡우 때 씨나락을 담고 솔가지로 덮어놓는다. 초상집이라든가 궂은 일이 생긴 집에 다녀오면 문 밖에서 귀신이 도망가라고 불을 놓고 들어온다.

충남 보령에서는 곡우낙종이라 하여 곡우에 볍씨를 논에 뿌렸다고 한다. 볍씨를 담은 가마니에는 물을 줄 때 한꺼번에 떨어지지 않게 볍씨 위에 솔가지를 덮어두었으나, 물뿌리개가 생긴 뒤에는 솔가지가 필요 없어 올리지 않는다.

 

곡우 무렵에는 흑산도 근처에서 겨울을 보낸 조기가 북상해서 충남의 격열비열도(格列飛列島)까지 올라오므로 황해에서 조기가 많이 잡힌다. 이때 잡힌 조기를 곡우사리라고 한다. 이 조기는 아직 살은 적지만 연하고 맛이 있어 서해는 물론 남해의 어선들도 모여든다. 전남 영광에서는 한식사리, 입하사리 때보다 곡우사리 때에 잡히는 조기가 알이 많이 들어 있고 맛이 좋다. 그래서 곡우사리 조기를 가장 으뜸으로 친다.

북한에서는 이 무렵이면 용흥강으로 숭어떼가 올라온다. 살진 숭어 같은 물고기들이 산란기가 되어 올라오는데, 강변에 모인 사람들은 어부가 잡은 생선으로 회(膾)나 찌개를 만들어 술을 마시며 하루를 즐긴다. 이때 강변 사람들은 물고기가 오르는 조만(早晩)을 보고 그 해 절기의 이르고 늦은 것을 예측하기도 한다.

 

속신

경북 지역에서는 이날 부정한 것을 보지 않고 대문에 들어가기 전에 불을 놓아 잡귀를 몰아낸 다음에 들어간다. 그리고 이날은 부부가 함께 자는 것을 꺼리는데, 이는 부부가 잠자리를 하면 토신(土神)이 질투하여 쭉정이 농사를 짓게 만든다고 믿기 때문이다. 곡우에 무명을 갈거나 물을 맞기도 하는데, 이날 물을 맞으면 여름철에 더위를 모르며 신경통이 낫는다고 한다.

 

경기도 김포에서는 곡우 때 나물을 장만해서 먹으면 좋다고 하는데, 곡우가 지나면 나물이 뻣뻣해지기 때문이다.

또 경북 구미에서는 곡우날 목화씨를 뿌리며, 파종하는 종자의 명이 질기라고 찰밥을 해서 먹는다. 그리고 새를 쫓는다고 동네 아이들이 몰려다니기도 한다. 곡우 무렵은 나무에 물이 많이 오르는 시기로 곡우물을 먹으러 가는 풍습도 있다. 곡우물은 자작나무나 박달나무 수액(樹液)으로 거자수라고도 하는데, 위장병이나 신경통에 효험이 있다고 한다.

경남 남해에서는 이날 바람이 불고 비가 오면 그 해 시절이 좋지 않다고 한다. 인천 옹진에서는 이날 비가 오면 샘구멍이 막힌다고 하는데, 이는 가뭄이 든다는 말이다. 경기도 포천에서는 곡우에 비가 많이 오면 그 해 농사가 좋고, 비가 적게 오면 가물어서 흉년이 든다고 하며, 전북 순창에서도 곡우에 비가 오면 농사에 좋지 않다고 여긴다. 이런 날씨점을 통해서도 풍년을 기원하는 소박한 농부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농경 사회에서는 곡우 무렵이 되면 농번기에 접어들게 되어 농사일을 서두르게 된다. 가래질, 논둑 다지기, 논갈이 그리고 못자리 만들기가 이 무렵의 대표적인 농사일인데, 청명 무렵에는 겨우내 얼었던 논둑에 물이 새지 않도록 가래질을 한다. 가래질을 마치고 쟁기로 논갈이를 하여 못자리를 만드는데, 이때가 곡우 무렵이다. 볍씨를 일주일 가량 물에 담가서 싹을 틔우고 가래질과 못자리를 장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재래종 벼는 신품종보다 스무날 정도 늦게 못자리를 하기 때문에 곡우 무렵에는 못자리를 해야 농사에 차질이 없다. 옛날에는 벼농사의 파종이 있는 곡우 무렵에는 죄인도 잡아가지 않을 정도였다고 한다.

 

 

 

 

곡우에 관련된 속담

 

곡우가 넘어야 조기가 운다

산란 직전의 조기를 곡우철조기, 곡우살조기, 오사리조기라 하여 최고로 치듯이 조기는 곡우가 지나서 잡는 것이 좋다는 뜻.

 

조기는 산란할 때에 소리 내어 우는 습성이 있다. 산란할 때 울고 산란을 마친 뒤에도 우는데, 그 시점이 곡우를 전후한 시기이다. 전남 흑산도 근해에서 겨울을 보낸 조기가 곡우 때가 되면 북상하여 충청도로 올라가는데, 이때 잡은 고기를 곡우살조기 또는 오사리조기라고 한다. 곡우살조기는 크지는 않지만 연하고 맛이 있어 가장 좋은 일품으로 친다.

 

곡우에 비가 오면 풍년 든다

곡우에 비가 오면 못자리 물로 쓰기 좋기 때문에 풍년이 들게 된다는 속담. 곡우는 봄비가 내려 백곡(百穀)을 기름지게 한다는 뜻이다.

 

곡우는 양력 4월 20일이나 21일에 해당하며, 음력으로는 3월의 절기이자 봄의 마지막 절기이다. 농경 사회에서는 곡우 무렵에 못자리할 준비로 볍씨를 담갔다. 재래종 벼는 신품종보다 약 20일 정도 늦게 못자리를 하였기 때문에 시기적으로 곡우에 하게 되어 있는 것이다. 그래서 곡우에 비가 내리면 못자리하기에 제격인 것이며, 못자리가 잘 되면 가을에 큰 수확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유사속담

비슷한 속담으로 “곡우에 가물면 땅이 석자가 마른다.”는 것이 있다. 곡우에 가뭄이 들면 그 해 농사에 치명적이라는 뜻이다. 곡우 무렵에 파종을 하게 되는데, 이때 비가 안 오면 파종한 씨앗이 싹이 트지 않게 되어 심각한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출처: 한국민속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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