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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데 누리 /헛간·바라보기

조무래기 예술가가 그립다.

by 지암(듬북이) 2015. 5. 15.

 

 

 

 

 

 

 

 

 

조무래기 예술가가 그립다.

 

문득 인터넷에 이런 글이 올라와 잠시 상념에 잠겨본다.

 

요컨대 요즘 흔해빠진 조무래기 예술가 타입이었다.

 

다시 말해 자신의 예술에는 그다지 기대를 걸지 않고 우선 행복하고 매력적인 인간이 되고 보자는 예술가, 알량한 재주를 이용해 자신의 인간적 매력을 돋보이게 하려고 골몰하는 예술가, 그러면서 사람들과 어울릴 때는 세상물정 모르는 천재 행세를 하는 그런 예술가 타입이다.

 

그런 예술가 타입은 짐짓 순진한 척하고, 도덕 따위는 우습게 알고, 양심의 가책을 모르며, 매사에 유쾌하기만 하고, 자기만족에 빠져 있으며, 설령 병을 앓더라도 병을 즐길 수 있을 만큼 건강하고, 그들의 허영심은 아직 세상 쓴맛을 모를 때까지는 그나마 애교로 봐줄만하다.

 

그런데 자기가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이런 부류의 조무래기 예술가들은 여자들과 시시덕거리며 유유자적하는 평소 태도로는 감당 할 수 없는 심각한 불행과 고난이 닥치면 속절없이 무너지고 만다.

그들은 품위를 지키면서 불행을 감내할 줄 모르며, 고난이 닥치면 속수무책으로 파멸하고 마는 것이다......

 

- 토마스 만 <루이스헨> 2장 발췌

 

 

속절없이 무너져 품위없이 그 불행에 아파하는 것은 얼마나 더 아름다운가?

 

그러한 생각에 조금은 반감이 든다.

이미 지금의 삶에서 많은 부분들이 기계적이고 이성적으로

계산된 아름다움이 차지하고 있다.

 

그 속에서 참으로 반갑다.

정제되지 않고,

투박한 그 감정의 표현에 서툴지만 어리석음에 난 박수를 보내고 싶다.

 

품위없이 불행에 감내할 수 없음은

감정표현에 솔직함이다.

그 진솔함과 솔직함이 너무나 그리운 시대에 살기에

더욱 그런지도 모른다.

 

정제된 웃음과,

계산된 표정이 주는 그 느끼함이 너무 싫다.

 

품위가 없기에 더욱 양심적이고

조무래기이기에 더욱 타인에 대한 배려가 크지 않을까? ...

 

난  한없이 그립다.

인간적인 매력을 뽐내려하는 조무래기 예술가가 한없이 그립다.

 

다리 인대가 파열되어 무대와 마당판에서

점점이 멀어진지 3년이 넘어가며...


무대와 판이 그렇게 절절하게 다가오지는 않지만

그래도

.

.

.

 

가끔은 조무래기 예술가를 다시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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