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여만에 고향에 내려가 봅니다. 어머님 수술한지 얼마 안되어 궁금하기도 하여 바리바리 싸들고... 다행히 건강하신 어머님의 모습에 환한 웃음으로 준비해간 여러 음식들과 과일들로 함께하는 시간을 보냈답니다.
둘러보면서 어머님께서 힘에부치는 일 몇가지 처리하고 삼씨도 좀 뿌리고,
매운탕거리 준비하러 뒷바다에 나들이갑니다.
언제나 변함없이 그렇게 반겨주는 생명과 추억의 뒷바다. 물이 좀 나가면서 간조선 부근에 다시마와 미역, 구멍갈파래가 가득합니다. 밟으면 많이 미끄러워 조심해야합니다.
다시마와 미역이 함께 자리하고 있습니다.
구멍갈파래
넓패
서실
모자반. 고향에서는 말이라고 합니다.
제법 굵은 우럭 10여수와 쏨뱅이(고향에서는 깜팽이) 몇 개, 놀래미 7마리, 붕장어 1수, 배도라치(바지장어) 3마리 정도 간섭해 푸짐한 점심 매운탕으로...
아래는 노래미(놀래미)
10여분간의 싸움으로 올린 제법 굵은 붕장어. 보통 장어는 밤 낚시에 올라오는데, 이렇듯 구멍치기로 올라오기도 하네요.
그물베도라치(바지장어)
어깨뿔고둥
애기불가사리
별불가사리
별불가사리
담황줄말미잘
미더덕
회색해변해면
아무르불가사리
보말고둥.
밤고둥(제공이 없음) 보통 고향에서는 보말고둥과 밤고둥을 통칭해 골방이라고도 한답니다.
보말고둥과 군부.
보리무륵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 올려다보니 작은 여섬 정상 부근에 산채꾼 몇 명 시끄럽게 떠들면서 곡괭이질이네요. 도라지를 캐는지, 큰조롱(백하수오)을 캐는지... 영 마음이 불편하면서 스스로를 돌아보게 됩니다. 저도 어쩌면 똑같은 산행인임을...
흔적을 안 남긴다는 것은 힘들지만, 그래도 티나지 않게 무분별함이 아닌 함께 공생할 수 있는 그런 산행인. 받은만큼 씨앗이나마 다시 돌려줄 수 있는 그런 산행인.
가장 중요한 소리없이 작은 흔적이나마 남기지 않는 그런 산행인의 마음을 다져봅니다.
몇년전 부터 여섬 벼랑에 자생하는 오래된 도라지와 큰조롱을 이제는 더이상 만날 수 없답니다. 바다와 어울리면서 멋진 모습을 사진에 담고 싶었는데... 그리고, 솔향기길이 나면서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찾게 되었고, 그만큼의 쓰레기도 넘쳐나네요. 에휴! 바다든, 계곡이든, 산이든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을 지키지않는 사람들로 많이 마음 불편합니다.
돌아오는 길에 만난 야생화에 잠시 몸과 마음. 기대어봅니다.
산비장이
으아리
솜나물
뚝갈
잔대
산씀바귀
꽃며느리밥풀
골등골나물
고사리밭 주변에 그물망을 쳐놓았습니다.(고라니와 사람들 때문에) 몇 개 심어놓은 큰조롱이 열매를 맺었습니다. 나중에 영글면 그물망을 따라 심어볼 계획인데... 지나가는 사람들이 혹여 간섭하지않을까하는 우려도 있네요. 저번에 왔을 때도 누가 몇 개 간섭한 흔적이 있어...
돌아오면서 시간이 지나면 또다시 그리워 찾게되는 것이 고향임을....
아침. 저녁으로 제법 날이 서늘해졌습니다. 풍요로운 가을 기운과 함께 몸과 마음에도 풍성함이 가득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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