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리 꺾기
친구들!
우리 친구들처럼 아이들의 작은 손을 고사리손이라고 한답니다.
자! 고사리손을 흔들어볼까요.
고사리를 꺾는 행위를 모사(模寫)하여 만든 놀이. 고사리꺾기는 여흥놀이로 노는 가무놀이의 일종으로, 강강술래에 포함된다. 유사한 명칭으로는 고사리껑기, 고사리따기, 달넘기, 담넘는놀이, 고사리껑자, 고사리꺾자 등이 있다.
고사리꺾기 놀이는 산에서 고사리를 꺾는 모습에서 유래했다. 서로 손을 잡고 둥글게 꿇어 앉아 선두가 일어나서 각 사람들의 팔위를 넘어가면, 차례대로 손을 놓으면서 원무(圓舞)를 진행시키는 놀이다. 꿇어앉은 모습은 고사리를 흉내낸 것이며, 차례로 팔위를 넘어가는 것은 고사리를 하나씩 꺾어가는 모양을 흉내낸 것이다. 넘을 때는 실수한 척 옆 사람을 건드리기도 한다.
강강술래 속에 포함되어 연행되기 때문에 강강술래의 일부로 인식되기도 한다. 그러나 강강술래 자체가 여러 가지 놀이들을 모아서 구성한 놀이인 까닭에, 원무라는 광의의 측면에서 해석하는 면과 놀이의 유형이라는 협의의 측면에서 해석하는 면이 다르다고 하겠다.
사실 고대의 강강술래가 복합적 기능을 가진 종합적 놀이임에는 분명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유형의 놀이들을 통해서 연행되었는지 알려진 바는 없다. 대개 『삼국지(三國志)』 「위서(魏書)」 동이전(東夷傳) 마한조(馬韓條)와 『양서(梁書)』 「열전(列傳)」 등의 기록을 근거로 한다. 이 기록들을 통해서 유추해 볼 수 있는 것은 뒤를 따르며 높이 뛴다는 점, 손을 잡고 높이 뛴다는 점, 원무 형식을 기본으로 삼는다는 점, 남녀가 서로 유인할 수 있는 일정한 놀이 형태가 있었을 것이라는 점 정도이다. 그러나 이 놀이의 형태를 오늘의 고사리꺾기 같은 놀이에 직접 대입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다. 현 상황에 맞춘 확대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객관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 것은 고대의 강강술래 형태가 원무 형식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남녀가 유인하는 어떤 형태의 놀이가 있었지만 그 구체적인 형태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는 점 등으로 정리해 볼 수 있다.
따라서 고사리꺾기가 강강술래의 여흥놀이라는 점 때문에 강강술래의 유래설에 빗대어 얘기하는 것은 정확한 것이 아니며, 다만 고사리꺾기를 비롯한 강강술래의 여흥놀이들이 일정한 시점 이후부터 행해져왔을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겠다. 이를테면 『조선의 향토오락(朝鮮의 鄕土娛樂)』에 따르면, 충북 음성에서는 강강술래가 따로 있고 고개 넘기, 동아따기, 고사리따기, 닭잡이, 덕석말이, 남대문 같은 놀이가 연행되고 있고, 전남 해남의 경우도 강강술래 외에, 기와밟기, 고사리따기, 덕석말이, 청어영기 같은 놀이가 연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노래는 자진모리 또는 빠른 중중모리 장단으로 부른다. ‘남생아 놀아라’를 부르며 놀다가 설소리꾼이 “고사리 대사리 껑자 나무 대사리 껑자”를 부르면 다른 놀이꾼들은 “유자콩콩 재미나 넘자 아장 장장 벌이요.”로 받아 부르면서 원무 형태 그대로 앉아 어깨만 들썩 움직인다. 그러면 선두가 일어서서 노랫가락에 맞추어 왼쪽으로 돌아 다음 사람과 맞잡은 팔위를 넘어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면서 한 사람 한 사람 계속 넘어간다. 인원이 많을 때는 군데군데 끊어서 동시에 넘을 수 있다. 이 같은 방법으로 한 사람씩 끝까지 넘고 나면 다시 둥근 원(圓)이 된다.
고사리꺾기는 광의의 관점에서 해석하든 협의의 관점에서 해석하든 강강술래의 여흥놀이라는 관점이 우세하다. 이 놀이는 강강술래의 발원지로 알려져 있는 서남해 지역을 중심으로 분포하므로, 강강술래가 연행되는 모든 지역에서 행하고 있다고 하겠다. 『조선의 향토오락』의 기록에 의하면, 강강술래와 꼭 연관 짓지 않더라도 전국적으로 분포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데, 물론 동일한 놀이의 명칭이라고 하더라도 놀이 형태가 같은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원무형이라는 광의의 측면에서 해석하는 경우에도, 이름이 강강술래라고 해서 동일한 강강술래인 것은 아니다. 『조선의 향토오락』에서 전북 정읍의 강강술래는 강강술래와 제목은 같지만, 세 사람이 한편이 되어 두 사람이 손을 잡고 한 사람이 그 위에 타고 걸으면서 노래를 부르는 놀이를 말하기 때문이다. 이때 탄 사람은 박수를 치면서 노래를 부르기 때문에 일반적인 강강술래 놀이와 차이가 있다.
유형별 놀이라는 협의의 측면에서 해석하는 경우에도, 전북 남원의 고사리따기는 고사리꺾기와 제목은 유사하지만, 두 사람이 양손을 잡고 양쪽 발끝을 축으로 해서 “고사리 캐자 끽끽 여기도 저기도 많이 있구나”라고 노래 부르며 빙빙 도는 놀이이므로 오히려 오늘의 ‘남생아 놀아라’ 놀이의 한 부분과 흡사하다. 경북 선산의 고사리따기는 고사리꺾기와 이름이 유사하지만, 산놀이를 한 후 고사리를 뜯는 것으로 일종의 화전놀이형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강강술래하고는 상관이 없다. 경남의 의령, 함안, 밀양, 함양, 거창과 황해도 평산의 고사리따기도 대개 봄과 여름철에 여자와 농부들이 참여하는 것으로 봐서 경북 선산의 경우처럼 화전놀이형 고사리따기로 판단된다. 서남해 도서 지역에서 불리는 고사리꺾기의 대표적인 가사는 다음과 같다.
고사리 대사리 껑자 나무 대사리 껑자
유자꽁꽁 재미나 넘자 아장장장 벌이요
껑자 껑자 고사리 대사리 껑자
한라산 고사리 껑꺼다가 우리 아배 반찬하세
껑자 껑자 망부 대사리 껑자
고사리 껑꺼 바구리 담고 아산이나 넘자
껑자 껑자 망부 대사리 껑자
송쿠 껑꺼 웃짐 영고 태산이나 넘자
껑자 껑자 고사리 대사리 껑자
수양산 고사리 껑꺼다가 선영봉대를 하여 보세
껑자 껑자 고사리 대사리 껑자
수양산 고사리 껑꺼다가 우리아베 반찬하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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