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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누리/우리문화 곶간

떡과 세시풍속

by 지암(듬북이) 2016. 9. 3.


* 떡 사진 출처: 빚은

 

떡과 세시풍속

 

밥 이전에 시작된 곡물 요리인 떡은 제례와 빈례를 위시하여 대소연의 농경의례, 토속신앙을 배경으로 각종 행사와 무의(巫儀) 또는 계절에 따라 즐기는 절식 등에서 토착성, 전통성이 깊은 고유 음식이다.

 

⑴ 절식과 떡류

절식의 기원을 보면 정월 상원절식, 유두절식, 추석절식은 신라에서 시작되었고 중삼절식, 단오절식, 중구절식, 동지절식은 고려 때부터 있었다. 시월상달은 상고시대의 동맹· 영고· 우천과 같은 제천의례의 유풍이다. 절식 풍속의 유래 배경으로는

 

① 농경의례와 민간신앙을 배경으로 한 절식풍속- 정월 설날, 상원절식, 이월 삭일, 단오, 유두, 추석, 10월 상달, 납향

② 벽사적 의의를 갖는 절식- 상원, 단오, 유두, 삼복, 동지

③ 계절적 생산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절식- 입춘, 중상절, 중구절, 납향절

④ 특수 종교 문화를 배경으로 한 절식- 사월 초파일

⑤ 보신을 위한 절식- 삼복

⑥ 풍류적 절식- 중삼절, 중구절

 


 

1. 일반풍속

떡과 관련된 일반 풍속으로는 먼저 액막이로 먼저 액막이로 떡을 만들어 돌리던 풍속을 들 수 있다.

이러한 풍속은 어린이가 깊고 넓은 재래식 변소를 갔다가 간혹 밑으로 떨어져 변을 당하는 수가 있었는데, 이것을 변소의 '노일저대'신의 조화로 본 것에서 비롯되었다. 곧 어린이가 변소에 빠지는 것은 '노일저대'신이 배가 고파서 그리된 것이므로, 변을 당한 어린이는 결국 죽게 된다고 믿었다.

그래서 이런 때에는 무당을 데려와 넋을 들이고 '똥떡'을 만들어 나누어 먹음으로써 액운을 면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떡에 얽힌 풍속으로는 또 '떡점'이라고 하여 떡이 쪄진 됨됨이로 점을 치는 풍속도 있었다.

떡점은 대개 상원날 하게 되는데, 먼저 한 마을의 여러 사람들이 각각 쌀을 가지고 와 모두 합하여 가루를 만든다. 이것을 제각기 자기 몫을 얻어 떡가루 밑에 자기 이름을 적인 종이를 깔고 한 시루에 찐다. 그러면 떡 전체가 다 잘 쪄지는 수도 있으나, '가끔 누구의 몫은 잘 익고, 누구의 몫인 설고' 하는 결과가 나타나기도 한다.

이 때 자기 떡이 설면 불길하고 잘 익으면 길하다고 믿었다. 떡이 설어서 불길한 사람은 떡을 먹지 않고 삼거리나 오거리 한복판에다 버리면 액을 면할 수 있다고 전한다.

 

떡으로 점을 치는 풍속은 팔월 한가윗날에도 있었다. 이 날은 송편을 많이 빚게 되는데, 송편이 빚어진 모양에 따라 미래의 장군이나 태어날 아기의 생김새를 점쳤던 것이다. 또, 송편을 씹어 속이 익었으면 아들, 설었으면 딸이라고 하는 등 태아의 성별을 점쳐 보기도 하였다.

 


 

2. 의례에 따른 풍속

백일

아기가 출생하여 백일이 되는 날을 축하하는 날이다.

축하 음식 중에는 백설기와 붉은 팥고물 찰수수경단, 오색송편이 준비된다. 이 때의 백설기는 삼칠일 때와 마찬가지의 의미를가지고, 찰수수경단은 아기로 하여금 액을 면하게 한다는 의미와 산신(産神)의 보호 아래 있던 아기를 속계(俗界)로 돌아가게 한다는 의미도 있다.

 

그리고 오색송편은 오행, 오덕, 오미와 같은 관념으로 '만물의 조화'라는 의미를 담는다. 이 때의 떡은 삼칠일과는 달리 되도록 여러 집에 돌려 나누어 먹는다. 이는 아기의 장수와 큰 복을 바라는 의미이다. 그리고 떡을받은 집에서는 흰 무명실이나 흰 쌀을 담아 보내는 풍속이 있다.

 

 

아기가 태어난 지 일년이 되는 날을 축하하는 날이다. 축하 음식 중에는 백일 때와 마찬가지로 백설기, 붉은 팥고물 찰수수경단, 오색송편을 준비하고, 집안에 따라 대추, 밤 등을 섞은 설기떡을 준비하기도 한다.

수수경단을 꼭 해 먹이는 것은 낙상하지 않고 건강하게 자라달라는 바램이 있기 때문이다. 이 때에는 대대적인 잔치를 베풀지만, 해마다 오는 생일에는 조촐하게 차려 집안 식구들끼리 그 날을 기념하는데, 특히 10살 이전까지는 붉은 팥고물 찰수수경단을 빠뜨리지 않는다.

 

책례

지금은 사라진 풍속인데, 아이가 서당에서 책 한 권을 뗄 때마다 행하던 의례이다. 이 때에 준비되는 축하 음식 중의 떡은 백일이나 돌 때와 같은 작은 모양의 오색송편이다.

 

혼례

남녀가 부부의 인연을 맺는 일생 일대의 중요한 의식이다. 혼례에 관련된 떡으로는 봉채떡으로 혼서(婚書)와 채단(綵緞)이 담긴 함을 받기 위한 것이다. 대추 7개, 2켜의 떡으로 준비되는 이 떡에 담긴 의미는 이는 아들 7형제와 한 쌍의 부부를 의미한다. 혼례식에 반드시 만드는 떡으로는 또 달떡과 색떡이 있다. 달떡은 보름달처럼 밝게 비추이고 둥글게 채우며 잘 살도록 기원하는 의미가 있고, 색떡은 암수 한 쌍의 닭 모양으로 만들어지고, 이는 한 쌍의 부부를 의미한다.

 

회갑

나이가 61세가 되어 자기가 태어난 해로 돌아옴을 축하하는 날이다. 이때에 준비되는 떡은 특히 중요시되어 흔히 갖은 편이라 하는 백편·꿀편·승검초편을 준비한다. 이러한 떡들은 직사각형으로 크게 썰어 예쁘게 만든 여러 장식을 입혀 잔치가 끝난 후 서로 나누어 먹는다.

 

제례

고인을 추모하는 자손들이 올리는 의식이다. 이 때에도 여러 음식과 더불어 떡도 하게 되는데, 이 때에 만들어지는 떡은 편류로 정성스럽게 만들어 상에 올려진다. 한편, 제례 상에 진설하는 떡은 각 지방마다 그 종류가 다양하다.



  

3. 절기에 따른 풍속

설날(정월 초하루 = 새해 첫날)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날에 준비되는 떡으로 여러 종류가 있으나 가장 대표적인 것은 흰 떡국을 끓여 먹는 가래떡이라 할 수 있겠다. 설날에 떡국을 끓이는 유래는 다음과 같은데, 설날이 천지 만물이 새로 시작되는 날인만큼 엄숙하고 청결해야 한다는 뜻에서 흰 떡국을 끓여 먹게 되었다고 한다. 이 날의 떡국은 첨세병(添歲餠)이라 하는데, 이는 떡국을 먹음으로써 나이 한 살을 더 먹는다는 뜻에서 붙여진 것이다.

 

상원(대보름=음력 1월 15일)

상원은 음력 정월 대보름날인데, 이 날에 먹는 떡 종류에 속하는 음식으로 약식이 꼽히고 있다. 이 날 약식을 만들게 된 유래는 신라 때 정월 대보름날 한 까마귀가 왕을 구해 주어 그것을 기리기 위해 까마귀의 깃을 닮은 약밥을 만들어 그 은혜를 깊히 생각했다는 데에 기인한다.

 

중화절(=2월 초하루)

2월 초하룻날을 중화절이라 하며, 또한 하리아드랫날이라 하는데, 이 날에는 송편을 준비한다. 민가에서는 이 때가 농사일이 시작되므로 노비들의 사기를 북돋우기 위해 송편을 해 먹였고, 그래서 '노비송편'이라 하기도 한다. 그리고 2월 초하룻날 빚는 송편이라 하여 '삭일송편'이라 하기도 한다.

 

삼짇날(삼월 삼짇날= 3월 3일)

음력 3월 3일을 삼짇날이라 하는데 이는 계절적인 풍류에서 비롯된 명절이다.

이 날에 먹는 떡으로 진달래화전이 있다. '화전놀이'라 하는 이 떡은 화창한 봄날 자연에서 그 맛을 음미하며 그 맛을 즐기던 풍류 음식이다.

 

한식(청명절=동지부터 105일째 날)

동지에서 105일째 되는 날을 한식이라 하고, 이 날에는 쑥떡을 한다. 한식날 만든 쑥떡은 먼저 조상님께 올린 후 식구들끼리 나누어 먹으며 봄의 향취를 만끽했다.

 

초파일(사월 초파일=음력 4월 8일)

음력 4월 8일로, 석가탄신일이다.이 날에는 느티떡을 만드는데, 이 때 쯤이면 느티나무에 새싹이 돋을 때이므로, 이를 따다가 멥쌀가루와 함께 해서 설기떡으로 찌는데, 이를 느티떡이라 한다. 그리고 장미꽃이 피는 때이므로, 장미화전을 부치기도 하고, 석남잎으로 석남엽병을 만들기도 한다.

 

단오(천중절, 수릿날=음력 5월 5일)

음력 5월 5일로서, 이 날은 양수(1, 3, 5, 7, 9)가 겹치는 날이라 하여 삼짇날, 9월 9일 중양절과 함께 명절로 삼아 오고 있다. 이 때에 먹는 떡으로 수리취절편이 있다. 이는 멥쌀가루와 수리취로 만들어 수레바퀴의 무늬를 넣는다 하여 '차륜병(車輪餠)'이라 불리기도 한다.

 

유두(=6월 보름)

음력 6월 보름을 유두일이라 하며, 이 때에 먹는 떡으로는 밀가루를 술로 반죽하여 콩이나 꿀을 넣어 만든 소를 넣고 빚는 상화병과 밀가루로 전병을 부쳐 채소 볶은 것이나 깨소금을 싼 밀전병을 만든다.

 

삼복(= 초복, 중복, 말복이 지나는 30일 동안)

가장 무더운 여름철에 해당하는 이 날들에는 증편을 많이 만드는데, 이는 무더운 때라 떡이 쉽게 상할 우려가 있어, 쉽게 상하지 않는 증편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때에는 또한 주악도 많이 만드는데, 이 떡은 빚은 떡을 기름에 튀김으로써 증편과 마찬가지로 쉽게 상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추석(한가위, 가배일 = 8월 15일)

음력 8월 15일로서, 한가위 및 중추절이라 한다. 이 날은 우리 민족의 2대 명절로 꼽힌다. 추석의 대표적인 음식으로서 송편을 들 수 있으며, 올 벼로 빚은 것이라 하여 '오려송편'이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2월 초하루에 해먹던 '삭일송편'과 구별했다. 이 밖에도 추석에는 찰떡 곧 인절미를 만들기도 한다.

 

중양(중구 = 9월 9일)

음력 9월 9일을 일컫는데, 이 때 쯤에는 국화가 피는 때이므로, 국화전을 만들고, 또한 밤떡을 만들기도 했다.

 

상달(소춘 = 10월)

10월 일 년 열두 달 가운데 첫째가는 달이라 하여 상달이라 한다.

이때에는 집안의 풍요를 비는 의미에서 당산제를 지내는데, 고사떡으로 백설기나 팥시루떡을 한다. 또한 10월 오일(午日) 말날에도 팥시루떡을 한다. 이렇게 고사를 지내기 위해 만드는 시루떡 외에도 쑥, 찹쌀, 콩, 꿀을 재료로 하는 애단자와 찹쌀과 콩, 꿀을 재료로 하는 밀단고가 있다.

 

동지(=음력 11월, 양력 12월 22, 23일경)

양력으로 12월 22, 23일 경을 동지라 하며 밤이 가장 긴 날이다. 이 날에는 특별히 떡을 만드는 풍속은 없었다. 다만 새알심이라 하여찹쌀을 재료로 한 경단을 팥죽 속에 넣어 먹는 풍속이 전해지고 있다.

 

납월(섣달 = 12월)

납(臘日;사람이 살아가는 데 도움을 준 천지 만물의 신령에게 음덕을 갚는 의미로 제사를 지내는 날)이 들어 있다하여 납월이라 한다. 때의 떡으로는 골무떡이 전래되는데, 멥쌀과 팥을 재료로 한 골무 모양의 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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