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6일. 부모산 자락에서 식물을 만나다.
여름으로 가며 숲보다는 들판과 양지 쪽, 산책로와 무덤 주변에 그래도 다양한 꽃들을 만날 수 있는 것 같다.
▲ 서양산딸기
▲ 호두나무
▲ 꾸지뽕나무
▲ 개양귀비
▲ 붉은토끼풀
▲ 멍석딸기
▲ 애기수영
▲ 노박덩굴
꽃은 암수딴그루 또는 잡성주로서, 5-6월에 피며 황록색이고, 취산꽃차례에 1-10여 개 달리고, 꽃대 길이는 3-5mm이며 꽃받침조각과 꽃잎은 각각 5개이다.
수꽃은 5개의 긴 수술이 있으며, 암꽃은 5개의 짧은 수술과 1개의 암술이 있다.
- 국립수목원 국가생물종지식정보
▲ 둥굴레속
• 왕둥글레 : 전체가 크고 잎 뒷면에 털이 있으며 꽃이 2-5개씩 달린다.
• 산둥굴레 : 잎 뒷면에 유리조각같은 돌기가 있고 꽃의 길이가 2-2.5cm인 것
• 큰둥굴레 : 잎 뒷면 맥위에 잔돌기가 많고 꽃이 1-4개씩 달리는 것
• 맥도둥굴레 : 잎은 길이 16cm, 폭 5cm정도이고 꽃이 4개씩 달리는 것
- 국립수목원 국가생물종지식정보
▲ 씀바귀
▲ 할미꽃
▲ 조개나물
▲ 오이풀
▲ 비비추
▲ 원추리
▲ 엉겅퀴
엉겅퀴라고 부르는 현재 명칭은 한거싀라는 한글명에서 변화되었다. 크다는 의미의 ‘한’이란 접두사의 음운변화에서 ‘엉’이 된 것임에 틀림없다. 지금도 경북 북부지방에서는 큼직한 가시가 나 있는 식물체를 보면 ‘엉성스럽다’라고 말한다. 방언 속에서 찾아볼 수 있는 우리말의 뿌리다. 찔레의 방언에 엉거꿍이란 명칭도 있다. 마찬가지로 엉겅퀴처럼 표독스런 가시가 있는 공통점이 있다. 표준어를 고집하면서 방언이라고 낮잡아 버렸지만, 우리 문화의 변천사에 대한 확실한 증거가 되는 화석과 같은 존재가 방언인데, 이처럼 식물이름에서도 증명된다.
국화과(Compositae)를 엉거싯과라고도 한다. 여기서 엉거시란 곧 엉겅퀴의 총칭인 셈이다. 귀화식물로 알려진 지느러미엉겅퀴(Carduus crispus)도 그 속은 다를지언정 같은 과에 속한다. 지느러미엉겅퀴는 유라시안대륙에 자생하는 광역 분포종으로 기실은 우리나라 고유종이다. 비록 일본에서는 에도시대(江戸時代) 이후에 도래한 고귀화식물로 인식하지만, 대륙에 이어져 있는 우리의 경우는 다르다.
일본과 중국에서는 엉겅퀴를 귀계(鬼薊) 또는 대계로 표기하며, 엉겅퀴 종류의 통칭으로 이해하면서 뿌리를 약재로 널리 이용한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전통적으로 엉겅퀴 종류를 약재로 이용했지만, 식물체 전체를 나물로 요리해 먹기도 했다. 한라산 중턱에서 종종 목격되는 일이지만, 초원에 야생하는 엉겅퀴 종류는 임신한 암컷 노루가 즐겨 먹는 보양식이다. 우리 인간이 약재로 이용하는 것도 그들로부터 배운 생존의 지혜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 한국식물생태보감 1
▲ 딱지꽃
▲ 꿀풀
▲ 띠
학명 : Imperata cylindrica var. koenigii (Ritz.) Benth. ex Pilg.
벼과(Gramineae)
벼꽃이삭(禾穗)에서 약간의 단맛이 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띠의 우리말 방언에 삘기, 빼기가 있으며, 모두 빨다라는 의미와 동원어이고, 벼꽃이삭을 빤 데에서 유래한다.
우리에게 삐라는 고유 이름은 온데간데없고, 일제강점기에 굳혀져 버린 띠란 이름14)만 남았다. 띠란 이름을 대신해서 삐라는 이름이 복원되었으면 한다. 말과 글의 정체성은 우리의 존재가치를 드높이는 우듬지이기 때문이다.
지표면을 스쳐지나가는 불길에 지상부 잎은 타버리지만, 살아남은 뿌리 덕분에 한 곳에서 오랫동안 살아간다. 때문에 토양침식을 방지하고, 입지를 안정화하는 자원식물로 그 이용가치가 아주 크다. 도로 비탈면이나 붕괴지를 피복하고, 아름다운 고유 경관 생태계를 창출하는 데에 이용할 수 있는 고마운 식물자원이다. 우습게도 미국 일부 주에서는 경제적으로 불리하다면서 유해식물종 목록(noxious weed list)에 등재해, 제거하려는 헛수고를 한다.
띠(삐)는 종자로도 널리 산포해 퍼져나간다. 소와 같은 초식동물의 소화기관을 통과한 씨는 발아율이 크게 높아진다. 방목하는 장소에 띠(삐)가 우점하는 드넓은 초지가 만들어지는 까닭이다. 북미와 중부유럽 목초지에서는 이 띠(삐)를 침입자로서 나쁜 잡초로 취급한다. 서양 목축 농경문화가 발달한 그곳에는 그곳 기후에 어우러지는 다양한 목초 종이 존재한다. 때문에 띠(삐)를 경험해 본 적이 없는 그들에게는 귀화식물종으로서 반갑지 않을 수도 있다. 토종 한우는 띠(삐)를 뜯어먹으며 살아왔지만, 서양의 홀스타인 젖소에게 이 띠(삐)는 낯선 존재인 것이다.
- 한국식물생태보감 1
▲ 으아리
할미꽃이 속하는 미나리아재비과의 종 대부분은 독이 있어서 야생동물이나 가축들은 뜯어먹지 않으며, 으아리도 마찬가지다.
으아리는 맛이 맵고 아리기 때문에 또는 잘못 이용했을 때 독성(anemonin, protoanemomin, 白頭翁醇) 때문에 발생하는 아리는 통증에서 그 이름이 유래한 것이다.
威靈仙(위령선)의 별명 大蓼(대료)라는 명칭이 그런 의미를 뒷받침한다. 여뀌의 매운 맛보다 훨씬 강하다는 의미다.
- 한국식물생태보감 1
▲ 고삼
▲ 미나리아재비
▲ 산괭이사초
▲ 애기풀
애기풀이란 이름은 아기같이 작은 풀(小葉)이란 뜻으로, 아주 오래된 우리 식물이름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옛날부터 애기풀의 어린잎을 삶아서 나물로 먹었으며, 뿌리는 보신강장제로 이용했다는 기록이 그런 사실을 뒷받침한다.
실제로 애기풀 종류의 뿌리는 지금도 한약재로서 遠志(원지)이다.
애기풀은 개미와 깊은 상호관계를 맺고 있다. 열매가 익으면, 종피(種皮)에 붙어 있는 부속체(附屬体)가 그들의 훌륭한 식량이 된다.
한자명 瓜子金(과자금)은 깨알같이 작은 금쪽 같은 부속체의 귀함을 드러내는 명칭일 것이다.
속명 폴리갈라(Polygala)는 희랍어로 많다(poly)는 뜻과 젖(gala)의 의미가 합성된 것인데, 부속체가 젖에 해당한다.
개미 덕택에 애기풀은 널리 씨를 퍼트린다. 애기풀은 개미들이 집을 짓고 살만한 양지바르고, 물이 잘 빠지며, 공기가 잘 통하는 토양환경에 산다.
- 한국식물생태보감 1
▲ 딱총나무
▲ 새모래덩굴
한글명 새모래덩굴4)은 황해도 방언에서 유래한 것이며 세 가지 단어가 합쳐진 합성어다. 작다 또는 새로운 것을 뜻하는 ‘새’, 열매는 포도과의 새머루와 닮아서 ‘모래’, 덩굴성인 것에서 ‘덩굴’이 더해진 이름이다.
새모래덩굴은 마치 며느리배꼽처럼 잎자루가 잎의 배꼽 위치에 해당하는 곳에 붙어 있다. 바람이 불면 흔들리는 모양이 마치 박쥐가 매달린 듯하다. 그런데 새모래덩굴의 방패형(防牌形) 잎은 빛을 수렴하기 위해 종일토록 햇살 방향을 따라 잎 몸이 틀어지는 독특한 향일(向日)운동을 한다.
- 한국식물생태보감 1
▲ 뱀딸기
뱀딸기와 닮은 장미과(Rosaceae)의 들풀은 크게 세 가지 속을 포함하고 있다. 딸기속(Fragaria), 뱀딸기속(Duchesnea), 양지꽃속(Potentilla)이다. 속 수준에서 구별하기 쉬운 큰 차이점이 있다.
화상(花床, 꽃을 받치고 있는 꽃자루 윗부분)이 꽃이 핀 다음에 부풀어 오르고 육질인 경우에는 딸기속이거나 뱀딸기속이고, 부풀어 오르지 않는 경우는 양지꽃속으로 홀수깃모양겹잎(奇數羽狀複葉)이 있다. 그리고 딸기속은 백색 꽃이 핀다면, 뱀딸기속은 누런 황색 꽃을 피우기 때문에 쉽게 구분할 수 있다.
뱀딸기의 속명 두케스네아(Duchesnea)는 프랑스 식물학자(Antoine N. Duchesne, 1747-1827)의 이름에서 유래하고, 종소명 크리산타(chrysantha)는 황색 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의 뱀딸기속(Duchesnea)은 1속 1종이다.
뱀딸기는 주로 농촌 들녘 경작지 주변의 메마르지 않는 땅에 흔하다면, 양지꽃은 산비탈 초지나 이차림 밝은 숲속의 약간 건조한 곳에서 흔하게 관찰된다.
- 한국식물생태보감 1
▲ 은사시나무
▲ 노루발풀
노루발풀은 가는 땅속줄기(地下莖)를 뻗으면서 마치 몇 포기가 모인 것처럼 무리를 만들며, 땅속줄기 끝부분이 항상 지면을 향해서 위로 뻗는다. 본질적으로 비슷한 양상을 산삼(Panax ginseng)에서 볼 수 있는데, 인삼 종묘를 옆으로 심는 까닭이다.
땅속 근권(根圈)의 다양한 토양 곰팡이들 도움으로 살아가는 일종의 부생식물(腐生植物, Saprophyten)이기 때문이다. 곰팡이류(腐生菌)는 종속영양생물(從屬營養生物) 분해자이기에 우리처럼 산소를 필요로 한다. 그래서 공기(산소)와 쉽게 접하는 지표면 가까이에 많이 분포할 수밖에 없다.
노루발풀이 뿌리를 땅속 깊숙이 내리지 않는 이유도, 옆으로 땅속줄기를 뻗으면서 잔뿌리가 거의 없는 까닭도 그런 공생의 결과다. 노루발풀이 척박한 땅에서 견딜 수 있는 것도 이들 곰팡이와의 공생 덕택이고, 곰팡이들 도움으로 필요한 영양소를 쉽게 얻어 살아가기 때문이다. 매화노루발(Chimaphila japonica)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쉽게 뽑히지만, 대충 낙엽을 덮어 다시 심어주면 죽지 않고 잘 산다.
노루발풀은 약산성의 조립질(粗粒質) 토양인 비교적 건조하고 밝은 숲속에 사는 삼림식물사회의 구성원이다. 온전한 자연림보다는 이차림이나 소나무 숲속에서 관찰빈도가 높다. 진흙 같은 세립질(細粒質) 토양에서는 살 수 없다. 토양 알갱이 틈(孔隙)이 좁아서 산소가 부족하고, 공생 곰팡이들이 살기에 불리하기 때문이다.
도심 정원이나 공원 숲 언저리에 심어볼만 한 잠재적 화훼자원인데, 살리기가 쉽지 않다. 흙속 곰팡이가 산성비와 대기오염에 살아남지 못하기 때문이다. 도시 야산의 낙엽이 분해되지 않은 채 바람에 쓸려 나가고, 땅바닥이 드러나 보인다면, 숲속 분해자 곰팡이가 사라진 탓이다. 그런 곳을 ‘생물학적 사막’이라 부른다. 노루발풀은 생물학적 사막을 지표하는 최후의 진단종인 셈이다.
- 한국식물생태보감 1
▲ 왕비늘사초(추정)
▲ 흰꼬리사초
▲ 때죽나무
▲ 젓가락나물
비교:
왜젓가락풀(Ranunculus quelpaertensis), 털개구리미나리(Ranunculus cantoniensis), 개구리미나리(Ranunculus tachiroei) 등은 과상의 길이가 5mm 이하이고, 집과의 모양이 둥근형이다.
털개구리미나리는 잎이 1~2회3출이고, 정소엽(열편 끝 조각)은 거꿀계란모양(倒卵形)이다. 개구리미나리는 2회3출이고, 정소엽은 쐐기모양의 거꿀창끝모양(倒披針形)이다.
왜젓가락풀은 줄기에 털이 없거나 약간 있고, 털개구리미나리와 개구리미나리는 줄기에 털(開出毛)이 많다.
▲ 가락지나물
한글명 가락지나물은 여자 아이들이 꽃으로 가락지를 만들어 놀았고, 먹을 수 있는 풀(나물)이라는 뜻이 합쳐진 이름이다.
▲ 족제비싸리
족제비싸리는 북미 원산의 귀화식물로 관목이다. 우리나라에는 사방용으로 도입해 식재된 것이 야생화 한 것이다. 북한에서는 왜구(矮軀)라 할 때의 ‘왜’의 의미가 붙은 ‘왜싸리’라고도 부른다. 일본명 이따찌하기(鼬萩, 유추)는 꽃차례가 족제비 꼬리를 닮은 데서 붙여진 것이다. 1910년대에 사방용, 호안용으로 수입해 이용되면서 야생으로 퍼져나간 것으로 한글명 족제비싸리4)는 줄기나 가지를 문질러 보면 족제비의 항문선에서 나는 것 같은 고약한 냄새에서 유래한다. 겨울이 되면 그 냄새는 더욱 지독해진다.
질소고정 뿌리혹박테리아와 공생함으로써 척박한 땅에서도 잘 산다. 종자는 물길을 따라 잘 퍼져나가며, 드물게 동물들의 몸에 붙어서 산포하기도 한다. 해안지역과 모래자갈땅 하천변에서도 잘 살며, 그곳을 분포 확산 통로로 이용하는 것도 그런 생태형질 때문이다.
족제비싸리는 종종 무리를 이루면서 산다. 종소명 프루티코사(fruticosa)는 무성한 관목 형상을 의미하는 라틴어로, 족제비싸리가 살아가는 모습에서 비롯되었다. 족제비싸리는 고유식물종의 서식처를 차지하고, 식생의 천이와 식물종 다양성에 영향을 끼치며, 왕성한 생육으로 토양 수분환경을 교란하는 등 고유 서식처의 질적 쇠퇴를 야기한다. 때문에 주요 생태 지역 속에 의도적으로 도입해 식재하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
- 한국식물생태보감
▲ 노박덩굴
▲ 매발톱
▲ 메꽃
▲ 붓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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