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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누리/놀이 곳간

나무 노래

by 지암(듬북이) 2015. 4. 16.

 

 

 

 

 

 

 

나무노래

다양한 나무 이름을 말놀이로 구성한 노래.

<가자 가자 감나무>는 문학적 분류로는 유희요에 해당한다. 유희요에는 세시유희요·경기유희요·언어유희요·놀림유희요·자연물 대상 유희요·가창유희요가 있는데, 이 노래는 그 가운데 언어유희요에 해당한다. 특히 어른들이 불렀던 유희요와 구분하여 전래동요에 해당하며 당연히 옛 아이들이 불렀던 노래이다. 줄거리를 가지고 있는 노래가 아니라 여러 가지 나무를 나열하며 대부분은 말머리를 잇거나 뜻을 가져와 뒷말을 붙이는 방식으로 말놀이의 재미를 한껏 살려낸 노래이다.

 

 

내용

1933년에 나온 김소운의 『조선구전민요집』 1713쪽에 실린 노래의 사설은 다음과 같다.

 

너하구 나하구 살구나무/ 방귀 뽕뽕 뽕나무/

물에 똥똥 똥나무/ 바람 솔솔 솔나무/ 방귀 쌀쌀 싸리나무/

십 리 절반 오리나무/ 하늘 중천 구름나무/ 달 가운데 계수나무/ 땅땅땅땅 땅버들나무/ 구십구에 백자나무/

열아홉에 쉬인나무/ 처녀 애기 자장나무/

요실고실 실버드나무/ 따끈따끈 가지나무/ 밑구녕에 쑥나무

 

보통은 “가자 가자 감나무”로 시작되는데 『조선구전민요집』에는 “너하구 나하구 살구나무”가 보인다. 말놀이 가운데 이 <가자 가자 감나무>는 단순하면서도 우리말이 가진 재미를 한껏 뽐내는 듯한 절묘한 구성을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방귀 뽕뽕 뽕나무, 바람 솔솔 솔나무, 십 리 절반 오리나무, 달 가운데 계수나무”라는 부분은 재미난 말놀이로 구성되어 입에 착착 감기는 맛이 넘친다.

경북 안동에서 채록된 노래는 다음과 같다.

 

가자 가자 감나무/ 오자 오자 옻나무/ 짓지꺼지 꽃꺼지/난달래미 봉숭애/ 우리 집에 와여 봐라/ 대추 찰밥 해여놓고/ 니 하나이 줄 쭈 아나

- 현지조사자료, 경북 안동, 1997.

 

이 노래를 부른 제보자는 동무들끼리 서로 어깨를 맞잡고 불렀다고도 하였고, 함께 놀던 친구가 집에 가자고 하면 그 가자고 하는 말이 서운해 가자는 앞말을 따와 “가자 가자 감나무, 오자 오자 옻나무” 하며 불렀다고 한다. 이와 같이 나무 노래에 해당하는 노래를 모두 모아 하나로 잇는다면 매우 생태적인 노래로 자리 잡을 수도 있다.

 

 

 

우리나라 어느 곳에나 고루 분포하고 들을 수 있었던 노래이다. 조사와 채록도 꽤 균형 있게 보고되어 있다. 특히 나무가 지닌 생태적 특성을 노랫말로 만들어낸 창조적인 노래라고 하겠다. 가창방식은 주로 혼자 부르거나 아니면 돌아가며 하나씩 생각나는 나무 노래를 부르는 자유로운 방식이다. 현지조사자료에 따르면 나무 노래를 부르는 남다른 맥락이 있는데, 아이들끼리 놀다가 날이 저물자 한 아이가 “우리 그만 놀고 집에 가자.”라고 했을 때 이 이야기를 들은 다른 아이들이 놀기를 멈추어야 하는 서운함을 담아 “가자 가자 감나무, 오자 오자 옻나무” 하면서 집으로 돌아갔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이 노래는 나무의 생태적 특성이 노래에 잘 드러나 있다는 점을 눈여겨보아야겠다.

 

나무타령

다양한 나무 이름을 주기적으로 구성하여 엮어나가는 유희요.

언어유희요는 사설의 구성 방식에 따라 말풀이요·말엮기요·말잇기요 등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나무타령>은 나무이름에서 연상되는 내용을 바탕으로 사설을 엮어나가는 ‘말엮기요’이다.

 

따끔따끔 가시나무/ 열아홉에 스무나무/ 아흔아홉 백경나무/

십 리 절반 오리나무/ 일 년 사철 사시나무/

앵드러졌다 앵두나무/ 실 뽑는다 실버들나무

위의 <나무타령>에서는 ‘백경나무’를 제외하고 모두 실제 존재하는 나무들로 구성되고 있다. 그런데 ‘백경나무’는 ‘백양나무’를 가리키는 것으로, 지역의 방언이나 와전 또는 청자의 오청 등으로 인하여 달리 표현되었을 것으로 이해한다. 노래에 따라서는 “아흔 지나 백양나무”, “스무 해째 스무나무”, “동지섣달 사시나무” 등과 같이 동일한 나무라도 다르게 표현되는데, 이들도 위의 노래처럼 나무 이름에서 연상되는 내용으로 사설을 구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르지 않다.

 

나무 이름을 소재로 한 노래는 전국에서 전승되고 있으며 사설 구성 방식도 여러 가지이다. 먼저 위의 <나무타령>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나무 이름에서 연상되는 내용을 바탕으로 구성하는 방식이 있으며, “가자 가자 감나무/ 오자 오자 옻나무/ 진지깨비 꽃개비/ 맨드래미 봉사”처럼 앞에 제시한 자음을 받아 동일하거나 유사한 자음으로 시작되는 나무 이름으로 구성하기도 한다. 그리고 “싸리나무야 싸워라 싸워라/ 참나무야 참아라 참아라/ 대나무야 대애끼/ 소나무야 솔솔 피해라/ 밤낭구야 까시 많다 찔릴라/ 소나무 속으로 솔솔 피해라”의 노래는 <가자 가자 감나무>와 구성 순서만 바꿔 나무 이름을 먼저 제시하고 있지만 사설 구성 방식은 다르지 않다. 다시 말해 <나무타령>이 나무 이름에서 연상되는 사설로 하나하나 엮어나가는 노래라면, <가자 가자 감나무>와 <싸리나무야 싸워라 싸워라>는 제시된 첫 자음을 뒤에서 풀이하여 사설을 구성해야 하는 제약이 따르는 노래이다. 따라서 이들은 나무 이름을 소재로 하여 사설을 구성하였다는 점에서는 <나무타령>과 같으나, 사설의 구성 방식으로 살필 때에는 ‘말풀이요’에 속하는 노래이다.

 

<나무타령>은 ‘따끔따끔’, ‘열아홉에’, ‘아흔아홉’, ‘십 리 절반’, ‘일 년 사철’, ‘앵드러졌다’, ‘실 뽑는다’ 등을 이용하여 뒤의 ‘나무’를 수식하여 다양한 나무 이름을 엮어서 구성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리하여 이 노래는 각 행에서 수식되는 ‘나무’가 각 행을 의미상으로 완결 짓는 역할을 담당하면서 주기적으로 되풀이되어 사설을 구성하는 것이므로, 어휘로 말을 엮어내는 ‘어휘 맞춰 엮는 소리’라 하겠다.

 

- 출처: 한국민속대백과사전

 

 

 

 

 

나무노래.hwp

 

 

 

 

 

나무노래.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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