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한 거리에 작은 비석 돌을 세워놓고 이를 맞혀 쓰러뜨리는 아이들의 놀이.
둘 또는 여러 명의 아이들이 패를 나누어 노는 놀이로 ‘비사치기’·‘비석차기’라고도 한다. 비석은 이 놀이의 도구로 어른의 손바닥만한 장방형의 돌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이 놀이는 일정한 자리에 선을 그은 뒤 그 선 위에 상대방의 비석을 세워두고 2.5m 내지 3m의 거리에서 자신의 비석을 던져 상대편의 비석을 맞혀 쓰러뜨리는 것으로 승부를 겨룬다. 그러나 놀이방식에 따라서 유희양상이 여러 가지 형태로 나뉜다.
비석치기 놀이의 두 편을 갑과 을로 하여 그 놀이방식을 몇 가지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을이 서로 합의하여 그어놓은 선상에 비석을 세워두면 갑은 반대편 선상에서 을 쪽으로 향하여 비석을 던진다.
갑은 앙감질(:한 발로만 뛰어 걷는 것)로 한 발 내딛어 자기 비석을 밟고 있다가 물러나서 비석을 집어 한 발을 든 채로 서서 을 쪽으로 던져 을의 비석을 맞추어 쓰러뜨린다.
다음에는 갑 쪽의 선상에서 비석을 을 쪽으로 좀 멀리 던지고 앙감질로 두 발 앞으로 나가 자기 비석을 밟았다가 그 비석을 집어서 을의 비석을 향해 던진다. 이렇게 앙감질로 걸음을 몇 발짝까지 해서 을의 비석을 쓰러뜨리면 이긴다. 만일 앙감질을 하다가 발을 내리거나 넘어지거나 상대편의 비석을 맞히지 못하면 차례를 상대에게 넘긴다.
둘째, 비석을 미리 정한 수대로 차서 상대편의 것을 넘어뜨리는 방법이다. 셋째, 비석을 앞으로 던져놓고 앙감질로 한 번 뛰어가서 밟았다가 물러난 뒤에 비석을 차서 한번에 비석을 넘어뜨리는 방법이다. 이것이 성공하면 비석을 좀 멀리 던져놓고 앙감질로 두 발 뛰어서 밟고 그 자리에서 비석을 찬다. 이렇게 열 걸음까지 한다.
넷째, 비석을 머리에 얹은 채 걸어가서 상대편 비석에 떨어뜨려 쓰러뜨리는 방법이다. 만약 실패하면 차례가 상대에게 넘어간다. 이런 방법으로 할 때에는 상대편의 비석 앞까지 가는 걸음 수를 미리 정하기도 한다.
다섯째, 비석을 어깨나 배·궁둥이·허리 또는 등에 얹고 가서 상대 돌을 쓰러뜨리는 방법도 있으며, 이 밖에 볼·이마·발등 위에 얹거나 팔 사이에 끼고 가기도 한다.
여섯째, 비석을 오른손에 들었으면 오른발을 들고 왼손이면 왼발을 든 채 가랑이 사이로 돌을 던져서 상대편의 비석을 맞추어 넘어뜨리는 방법이다. 일곱째, 양 무릎 사이에 비석을 끼고 깡충깡충 뛰거나 살금살금 걸어가서 상대의 돌을 넘어뜨리는 방법 등이 있다.
비석치기 유래
무덤 앞에 죽은 사람의 업적이나 이력 등을 새겨 후세에 알리기 위해 세운 돌을 '비석'이라 한다.
비석은 중국에서 전해 내려 왔으며, 우리 나라에서도 무덤 앞이나 훌륭한 일을 한 사람을 기리기 위해서 길가에 세웠는데, 그러한 비를 '송덕비'라 하였고, 송덕비가 세워진 곳을 '비석거리'라고 불렀다.
그런데 뒤에는 백성을 괴롭히는 나쁜 벼슬아치들이 자신의 위엄을 드러내기 위하여 강제로 송덕비를 세우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이에 분개하여 비석거리를 지날 때마다 돌을 던지거나 욕설을 하거나 침을 뱉거나 발길질을 하여 화풀이를 했다고 한다.
이러한 일련의 행동에서 비석치기 놀이가 유래된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그 시대에 흔히 볼 수 있던 돌이나 기왓조각 등도 이 놀이를 많이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비석 치기 놀이는 지방에 따라 '비사치기', '돌치기', '비석 놀이' 등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러지기도 하며, 남자 어린이들이 주로 하는 놀이이다.
이 놀이는 전국적으로 하던 놀이이기 때문에 지역에 따라 놀이방법이 조금씩 다르고, 단계에 따라 부르는 이름도 다르다. 그러나 세워진 비석을 던져 맞히는 부분은 공통적이다. 아래 소개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널리 행해지는 방법이다.
1) 놀이방법
① 4~5m 거리를 두고 길게 두 줄을 긋는다.
② 각자 손바닥만한 돌을 준비한 다음 두 편으로 나눈다. 각 편 대장은 가위바위보를 해서 누가 먼저 공격할 것인지를 정한다.
③ 진 편은 건너편 선 위에 비석을 세워놓고, 이긴 편은 차례로 비석을 맞혀 쓰러뜨린다.
④ 맞히면 계속 던질 자격이 주어지고, 맞히지 못하면 그 사람은 죽게 된다. 예를 들어 3개의 비석이 세워져 있는데 첫 번째 사람이 한 개를 맞힌 다음, 두 번째 사람이 맞히지 못했고, 세 번째 사람이 또 맞히지 못했을 경우, 처음 맞힌 사람이 나머지 2개를 차례로 던져 맞혀야 한다. 이때 계속 2개를 맞히면 세워진 비석 3개를 모두 맞혔기 때문에 다음 단계로 올라가고, 맞히지 못했던 두 사람도 다시 살아나게 된다.
⑤ 가는 도중에 망을 땅에 떨어뜨리거나, 망을 던져서 비석을 쓰러뜨리지 못하면 죽는다.
⑥ 만약 비석이 쓰러졌는데 비석끼리 닿아 있으면, 이는 쓰러뜨린 것으로 보지 않고 ‘반비(반비석)’라고 해서 수직으로 세워놓는다. 던진 사람도 죽은 것이 아니라 다시 던질 기회를 갖게 된다. 예를 들어 ‘신문팔이’ 단계에서 하다가 반비가 되었다면, 수직으로 세워놓은 비석을 신문팔이를 해서 쓰러뜨리는 것이 아니라, 처음처럼 출발선에서 직접 던져 쓰러뜨려야 한다. 수직으로 서 있기 때문에 잘 쓰러지지 않아 애를 먹는다. 반비는 그 판에서만 유효하다. 즉 신문팔이에서 반비가 나와 맞히지 못했다면, 다음 번 자기 차례가 되었을 때는 반비는 하지 않는다.
⑦ 세워진 돌이 한 개라도 남아 있는데, 더 이상 던질 자격이 있는 사람이 없으면, 공격과 수비가 바뀐다.
⑧ 공격편이 다음 번 자기 차례가 되었을 때는 그 단계부터 시작한다. 즉 ‘토끼뜀’ 단계에서 모두 죽었다면 다음 번 차례에서는 처음부터 하는 것이 아니라 토끼뜀부터 하게 된다.
⑨ 마지막 단계인 ‘장님’(봉사)까지 먼저 통과하면 이긴다.
2) 비석치기의 여러 단계
각 단계를 통과하면 차례로 다음 단계를 한다. 놀이하는 사람들끼리 정해서 단계를 조정할 수 있다. 다음은 일반적인 단계이다.
① 던지기 (ㄱ) 선 채로 그냥 던지기 (ㄴ) 한 발 뛰어 던지기(한발걸이)와 두발 뛰어 던지기(두발걸이) (ㄷ) 세 발 뛰어 던지기(세발걸이)
② 세 발 뛰어 차기(재기) ― 망을 던져놓고 세 발을 뛴 다음 네 발째 차서 비석을 쓰러뜨린다.
③ 발등(도둑발) ― 망을 발등 위에 올려놓고 비석 가까이 가서 망으로 쓰러뜨린다. 오른발로 먼저 하고 다음은 왼발로 한다.
④ 발목(토끼뜀) ― 망을 발목 사이에 끼우고 깡충깡충 뛰어, 비석 가까이 가서 망을 비석 위에 떨어뜨려 쓰러뜨린다.
⑤ 무릎(오줌싸개) ― 망을 무릎 사이에 끼우고 어기적어기적 걸어, 비석 가까이 가서 망을 비석 위에 떨어뜨려 쓰러뜨린다.
⑥ 가랑이(똥꼬, 딸 낳고 아들 낳기) ― 망이 보이지 않도록 가랑이 사이에 끼우고 비석 가까이 걸어가서 뒤돌아선 다음, 망을 비석 위에 떨어뜨려 쓰러뜨린다.
⑦ 배(배사장) ― 망을 배 위에 올려놓고 비석 가까이 가서 망을 떨어뜨려 쓰러뜨린다.
⑧ 신문팔이 ― 망을 겨드랑이에 끼우고 가서 망을 떨어뜨려 쓰러뜨린다.
⑨ 어깨(훈장) ― 어깨 위에 망을 올려놓고 가서 망을 떨어뜨려 쓰러뜨린다. 오른 어깨, 왼 어깨의 순서로 한다.
⑩ 목 ― 어깨와 목 사이에 망을 끼워놓고 가서 망을 떨어뜨려 쓰러뜨린다.
⑪ 머리(떡장수) ― 머리 위에 망을 올려놓고 가서 망을 떨어뜨려 쓰러뜨린다.
⑫ 장님(봉사) ― 망을 던져놓고 눈을 감은 상태에서 걸어가, 망을 찾아 눈을 감은 채로 던져 쓰러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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