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막잡기
가. 놀이의 개관
술래가 된 사람이 수건이나 끈으로 눈을 가리고 다른 사람을 잡는 놀이. 옛날에는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을 까막눈이라고 불렀는데, 눈을 가리고 하는 놀이라고 해서 놀이이름도 까막잡기가 되었다. 지방에 따라 봉사놀이·소경놀이·눈싸매기놀이·판수놀이라고도 불렀고, 한자로는 엄목희(掩目戱)라고 한다. 작은아이에서부터 큰아이까지 누구나 하는 놀이였으며, 전국에서 널리 행해지던 놀이이다.
나. 놀이의 유래
기산풍속도첩-까막잡기
이 놀이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정확한 기록이 없어 알 수 없다.
조선시대 최영년(崔永年)이 지은《해동죽지(海東竹枝)》에 보면 "옛날 풍속에 아이들이 한 사람의 눈을 가리고 여럿이 그 주위를 빙빙 돈다. 이때 어렵게 장님이 한 사람을 붙잡으면 이기게 되는데, 이를 까막잡기라고 한다. 아이들의 놀이가 도리어 경계되는 게 많다. 장님의 정신이 투명하지 못함을 웃으며 본다. 어쩌다가 장님 손에 들어가기만 하면, 눈뜬 사람이 눈감은 사람만도 못하다"라고 까막잡기 하는 놀이상황을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여러 풍속화에 까막잡기 모습이 그려져 있는 것으로 보아, 이 놀이는 당시의 아이들이 흔히 하던 놀이로 보인다.
또한 어른들이 두레나 품앗이를 하기 위해 모일 경우, 일하러 가기 전에 심심풀이로 이 놀이를 했다고 한다. 즉 한 사람 눈을 가리고 막대기나 손으로 툭툭 치기도 하고, 약간의 짓궂은 농담도 하면서 놀리면 그 사람은 다른 사람을 잡으러 가다가 넘어지거나 부딪히게 되는데, 이를 보고 한바탕 웃으며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다. 놀이의 방법
지방에 따라 놀이방법이 다양하다. 서로 다른 형식으로 진행되는 몇 가지 놀이를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1) 편을 나누어 하는 방법
① 두 편으로 나뉘어서 노는 방법으로 각 편에서 한 명씩 나오고, 나머지는 손을 잡고 둥그렇게 원을 만든다. 이 원이 담이 된다.
② 앞으로 나온 두 사람이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긴 사람은 쥐, 진 사람은 고양이가 되는데 두 명 다 눈을 가린다.
③ 고양이의 역할은 쥐를 잡는 것이고 쥐는 고양이를 피해 도망 다니는 것이다. 고양이가 쥐를 잡으면 쥐는 상대편으로 가게 된다. 그리고 고양이역을 했던 편은 쥐가 되고 반대편은 고양이가 되어 놀이를 계속한다.
④ 오래도록 잡히지 않으면 일정한 시간이 지난 다음 무승부로 처리한다. 어느 편이 많이 잡았는가로 승부가 결정되는데, 이기고 지는 것보다 놀이하는 과정을 즐긴다.
2) 술래를 뽑아서 하는 방법
① 가위바위보로 술래를 한 명 정하고 술래의 눈을 수건으로 가린다.
② 다른 아이들은 손뼉치며 술래의 주위를 돌면서 "날 잡아라, 날 잡아봐라." 하고 놀려댄다.
③ 술래는 소리나는 곳으로 가서 다른 사람을 잡는다.
④ 만약 술래가 다른 사람을 잡았다면 잡힌 사람의 얼굴이나 옷맵시를 더듬어 보고, 그 아이의 이름을 대는데 맞히면 술래가 바뀌고 못 맞히면 계속 술래가 된다.
3) 사람 맞히는 방법
① 편을 나누지 않고 술래를 한 명 정한다.
② 술래의 눈을 가린 다음 나머지 사람들은 빙 둘러앉는다.
③ 빙 둘러앉은 사람 중에 한 명이 술래 모르게 원 밖으로 나간다.
④ 그러면 술래는 "누가 누가 나갔나."를 외면서 돌아다닌다. 나머지 사람들은 "누가 누가 보이냐."를 합창하고, 술래는 "00가 나갔다."고 나간 사람의 이름을 댄다. 3번의 기회를 주는데 만약 맞히면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⑤ 다음 단계에서는 아이들이 "누구 뒤에 숨었냐."고 묻고, 술래는 "00 뒤에 숨었다."고 대답한다. 이때도 3번의 기회를 준다. 여기서 맞히면 그 사람은 술래에서 벗어나고 만약 맞히지 못하면 위와 같은 방법으로 계속 술래를 해야 한다.
⑥ 밖으로 나간 사람을 맞히기도 어렵고, 게다가 누구의 뒤에 숨은 것까지 맞히기는 더욱 어렵다. 따라서 여기에서는 단순히 소경이 아니라 점을 치는 소경인 '판수'와 비슷한 구실을 한다고 해서 '판수놀이'라고 한다.
4) 술래가 주문을 외는 방법
① 술래를 한 명 정한 다음 수건으로 눈을 가린다.
② 다른 사람은 술래로부터 떨어져서 도망다니는데, 술래가 부르는 주문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술래의 주문:"노란불"-박수치며 이동, "파란불"-그냥 이동, "빨간불"-정지).
③ 술래는 주위에 사람이 있어서 잡을 수 있다고 여겨지면 "빨간불"하고 외친다. 이때 잡힐 것 같은 사람은 제자리에 앉기도 하고 소지품을 바꾸기도 한다.
④ 술래는 한 사람을 잡으면, 더듬어서 누군지 알아맞혀야 한다.
⑤ 나머지 사람들은 술래가 알아맞히지 못하도록 머리띠를 바꾸거나 겉옷을 바꿔 입어도 된다. 술래가 알아맞히면 잡힌 사람이 술래가 되고 못 맞히면 계속 술래를 한다.
라. 교과서 속의 놀이
눈을 가린 상태에서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평소에 사용하지 않던 다양한 감각을 훈련하게 된다. 또한 소리에 주의를 집중해야 하므로, 저절로 주의집중력이 길러지게 된다. 그리고 앞을 보지 못하는 장애인의 어려움과 고통을 몸으로 느껴보면서 더불어 살아가야 함에 대해 깨달을 수 있다.
마. 기타
까막잡기를 하면서 불렀던 놀이노래가 아직도 전해진다.
봉사 봉사 떼 봉사 / 어디 가노 떼 봉사 / 아(아이) 잡으러 간단-다
아 잡아서 뭣 할래 / 콧구멍에 약 할란다
동으로 갈래 서로 갈래 / 개울 건너 주꾸마 / 누고(누군지) 누고 알아라!(경남지방)
-출처: 문화콘텐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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