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상시탈은 조선시대는 물론이고 1950년대까지도 장례행렬의 선두에서 행진하며 악귀를 쫓는 역할을 맡았다. 민간에서는 방상시를 흔히 방상제라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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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분에서 눈에 띄는 것은 4인의 방상시인데, 이들은 악귀를 쫓는 역할을 했다. 고종황제 국장 행렬 시 실제 사용했던 방상시 사진이 있는데, 머리에 곰의 가죽을 뒤집어쓰고 네 개의 번쩍이는 황금 눈이 있는 방상시 탈을 쓴 사람을 수레에 태워 창과 방패를 휘둘러 귀신들을 몰아내는 역할을 했다.
-출처: 조선 국왕의 일생(규장각 교양총서)
▲ 방상시탈. 사진 출처: 국립민속박물관
액과 액막이굿에 대해서
1. 액 [厄]이란?
재액(災厄) ·고통 ·병고(病苦) 등을 이르는 말.
옛사람들은 모든 재액 ·질병 등이 액신(厄神), 특히 역귀(疫鬼)의 침입에 의한 것이라 믿었다. 그러므로 액을 면하거나 병에 걸리지 않으려면 액신이 침범하지 못하도록 예방하여야 하며, 일단 병에 걸리면 침범한 액신을 퇴치시켜야 병이 낫는 것으로 믿었다. 여기에서 액을 예방하고 걸리면 그 액을 물리치기 위한 각종 주술(呪術)이 성행하게 되었다. 이것을 ‘액막이’라 한다. 유럽의 경우 액막이 주법은, 사회적 혼란이 거듭되었던 16세기에 특히 성행하였다. 병졸(兵卒)이 박쥐의 피로 쓴 부적이나 교수형(絞首刑)에 사용된 밧줄의 한 끄트러기, 염소 수염 등을 지니고 다닌 것 등은 그 두드러진 예이다. 미개민족의 사회에서 액막이는 오늘날에도 중요한 행사가 되어 있는데, 필리핀의 북부 루손섬의 가링가족(族)이 시체를 찾아 무덤가를 방황하는 시체먹이 귀신을 쫓기 위하여 오렌지 잎사귀 등을 무덤 위에 놓는 예나, 서아프리카의 베테족이 병마를 쫓기 위해 테테구바라고 하는 부적이나 주약(呪藥)을 쓰는 사례 등이다.
한국에서는 절이나 무당이 주는 부적(符籍)을 붙이거나 간직하는 방법이 일반적으로 행해지며, 그 밖에도 설날 아침에 액을 막기 위해 매鷹를 3마리 그려서 문간에 붙인다. 궁중에서는 정월 초하루에 붉은 도포와 까만 사모를 쓴 상(像)을 그려 궁전 겹대문에 붙이기도 하고, 종규(鍾馗:중국에서 마귀나 액신을 쫓는 신)가 귀신 잡는 상을 그려 붙이기도 하는데 이것은 재액과 나쁜 병을 물리치는 액막이였다. 또 입춘에 관상감(觀象監)에서는 주사(朱砂)로 벽사문(辟邪文)을 써서 대궐에 올리면 그것을 대궐 문설주에 붙였다. 단오에도 마찬가지로 부적을 써서 올리면 대궐에서는 이를 문설주에 붙여 액을 막게 하였다고 한다.
옛날에 벽사문이나 부적 등이 모두 붉은 글씨로 된 이유는 붉음은 곧 적(赤)이요, 적은 양(陽)이며 양은 음(陰)을 구축하는 주력(呪力)이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동국세시기》에 보면 항간에서는 벽 위에 닭과 호랑이의 그림을 붙여 액막이를 하였다는 기록이 있는데, 이는 닭에게는 귀신을 쫓는 주력이 있고 호랑이는 백수의 왕으로 감히 잡귀가 범하지 못한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 밖에 한국에는 많은 제액법(除厄法)이 있는데, 일제강점기 때 한국의 민속을 연구한 일제의 민속학자 무라야마 도모요시村山智順는 그 방법을 세분하여 구타법(毆打法) ·경압법(驚壓法) ·화기법(火氣法) ·자상법(刺傷法) ·봉박법(封縛法) ·공물법(供物法) ·공순법(恭順法) ·주부법(呪符法) ·차력법(借力法) ·음식법 ·고묘법(顧墓法) ·오감법(五感法) ·접촉 및 차단법, 음약법 등을 들었다.
나쁜 일이 생겼을 때, 이제 앞으로 좋은 일이 생길 거라는 뜻으로 액땜했다고도 한다.
-출처: 위키백과사전
사람을 해치고 일을 방해하는 악한 기운. 액은 사람에게 무서운 질병이나 사고가 나도록 만들기도 하고, 인간관계를 갈등과 파국으로 이끄는 사악한 힘을 지닌 것으로 인식된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열양세시기(冽陽歲時記)』 등에 나오는 정월에 제웅 버리기, 오쟁이 다리놓기, 액막이 연날리기를 하는 풍속에 대한 기록으로 보아 액에 대한관념이 오래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아카마쓰 지조(赤松智城), 아키바 다카시(秋葉隆), 무라야마 지준(村山智順) 등 일제강점기 때의 일본인 학자들과 이능화 등의 민속학자들의 조사보고서에도 액에 대한 내용이 빈번하게 나타난다. 이는 액에 대한 관념이 뿌리 깊이 내리고 있음을 방증하는 자료라 할 수 있다.
내용
한자로 액(厄)은 재앙, 불행, 멍에, 사나운 운수 등으로 풀이된다.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을 정도로 독한 기운 또는 사나운 운수’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선조들은 알 수 없는 불행이 자신에게 닥쳤을 경우 주로 이 액과 살이란 개념으로 이해하고 설명해 왔다. 액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명확하지는 않지만 귀신이나 어떤 신(神)적 개념하고는 다른 의미로서 인간을 해치는 초자연적 힘이라 할 수 있다.
액은 횡액(橫厄), 수액(水厄), 삼재(三災)의 액년(厄年)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천연두 등 전염병이 마을에 퍼지게 되면 그 마을은 큰 재앙을 맞게 된다. 이 때문에 전염병을 사전에 방비하기 위한 의례로서 액막이제 등을 지내는 마을이 많았다. 대표적인 예가 디딜방아액막이제, 액막이굿 또는 횡수막이, 제주도의 신과세제 등이다. 디딜방아액막이제, 액막이굿, 제주도의 신과세제 등은 한 해의 액을 방비하기 위한 제의이기 때문에 정월이라는 특정한 시기에 한정하여 행해진다.
액(厄)과 살(煞)은 인간 세상에 나타나 질서를 어지럽히는 서로 유사한 개념의 기운으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액은 시간, 살은 공간과 각각 관련 있는 개념이다. 이것은 강화도의 <고사소리>에 잘 나타나 있다. 액과 살에 관해 노래하고 있는데 “하루허구두 열두 시 시시때때로 드는 액은”으로 시작하여 1월에서 12월에 드는 액을 나열하면서 그 각각의 액을 막아내는 방도도 함께 나열하고 있다. <횡수막이 타령> 등으로 명명되고 있는 이 노래는 액막이 때 흔히 불리며 지역에 따라 가사가 약간씩 다를 뿐 전국적인 분포를 보인다.
이 고사소리를 통해 ‘액’은 시간, ‘살’은 공간과 각각 관련된 관념임을 단적으로 알 수 있다.
하루허구두 열두 시 시시때때로 드는 액은
정월달에 드는 액은
정월이라 대보름날 액맥이 연으로 막아내고
이월에 드는 액은
이월이라 한식날 한식 차례로 막아내고
삼월달에 드는 액은
삼월이라 삼짇날 제비새끼 명마구리 연자초리로 막아내고
사월달에 드는 액은
사월이라 초파일날 부처님 전에 관등놀이로 막아내고
오월달에 드는 액은
오월이라 단오날 그네줄에다 막아내고....
이뿐만 아니라 서울굿인 횡수막이에서 불리는 <횡수막이 타령>에도 열두 달에 드는 횡액과 수액을 그 달의 좋은 기운이 들어 있는 날의 힘으로 막아내는 내용이 담겨 있다.
정월 한 달 드는 홍수
정월대보름으로 막아내고
이월 한 달 드는 홍수
이월 개춘에 막아내고
삼월 한 달 드는 홍수
삼월삼짇날로 막아내고
사월 한 달에 드는 홍수
사월초파일로 막아내고....
이를 통해 달이 지날 때마다 수시로 액이 들 수 있다는 인식과 달마다 액을 막아낼 수 있는 특정한 날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고사소리>, <횡수막이 타령> 등에서는 액에 대한 내용뿐만 아니라 살에 대해서도 동시에 노래하고 있다. 살에 대한 내용을 살펴보면 공간과 관련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동서사방 출입을 하시면 서낭살이 위태하니 서낭살을 풀어보자”로 시작하면서 각각의 장소에 나타나는 살을 나열하고 있다.
동서사방 출입을 하시면
서낭살이 위태하니 서낭살을 풀어보자
산으로 가면 산신살, 들로 가면은 들룡살,
도시로 가면은 교통살,
죽은 나무엔 동테살, 혼인 대상엔 주당살,
아기를 낳으면 삼신살 삼신 끝에는 부정살
도둑이 들면 손재살, 불이 나면 화재살,
동네방네 불안살
조왕터전을 접어드니 바깥 마당엔 벼락살
대문상간에 접어드니 대문상간에 수문장살
지붕마루엔 용충살,
마루대청을 접어드니 마루대청엔 성주살
건넌방에는 군중살,
안방상간 접어드니 아랫목에는 제석살이요
이벽저벽이 벽화살,
내외지간엔 공방살, 횟대 끝에는 넝마살
굿의 첫머리에는 주당물림을 하여 주당살을 물리치는 의례가 있다. 주당물림을 할 때에는 무당과 악사 둘만 남고 주당살을 피해 모두 문 밖으로 나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도망가는 주당살에 맞아 급사할 수도 있다고 여긴다. 그런데 이 주당살은 열흘을 기준으로 집안 곳곳을 돌아다닌다고 한다. 초하룻날에는 우물, 이튿날에는 문, 사흗날에는 행랑, 나흗날에는 측간, 닷샛날에는 마굿간, 엿샛날에는 마당, 이렛날에는 마루, 여드렛날에는 방, 아흐렛날에는 굴뚝에 각각 있고 마지막 날인 열흘 때에는 아무 데도 있지않는 것으로 관념된다.
또한 상가(喪家)에 문상을 다녀와서 몸이 아프면‘상문살이 들었다’ 또는 ‘살 맞았다’라고 하며, 예상치 못하거나 대수롭지 않은 일로 다치거나 하는 경우에‘살이 끼어서그렇다’라고 한다. 살은 사람이 기거하는 모든 공간에 존재한다고 여겨진다. 언제 어디에서나 인간에게 해를 끼칠 수 있는 것이 살이고, 또 한 번 오르게 되면 심각한 폐해를 끼치게 된다는 것이다.
반면에 마을 제의로서의 디딜방아액막이 제의, 굿으로서의 액막이굿 또는 횡수막이, 신과세제 등은 정월에 그해의 액을 미리 막고자 하는 예방의례 성격을 띠고 있다. 액막이굿을 반드시 필요로 하는 삼재풀이 역시 특정한 해에 드는 삼재를 막기 위한 예방의례이다. 이로 보아 액은 강원도 <고사소리>와 <횡수막이타령>에도 나타나듯이 어떤 달[月]에 나타나기도 하고, 삼재와 같이 특정한 해[年]에 사람에게 닥치기도 한다. 또한 제주도의 <저승본풀이> 내용 가운데 마지막 부분에는 “날액과 달액을 막아주고 재수대통 시켜주기”를 축원하고 있다. 이렇듯 액은 특정한 날, 달, 해에 있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결국 살이 공간에 고정적으로 거처하고 있는 나쁜 기운이라면 액은 주기적 또는 특정한 때에 공간을 침범하여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나쁜 기운이라 할 수 있다.
-출처: 한국민속대백과사전
2. 액막이
액운이 들 것으로 예상되면 정초에 액을 막기 위해 하는 주술적 의례.
연초에 토정비결을 보아서 신수가 좋지 않다고 하거나 점쟁이에게 문복을 하여 액운이 끼었다고 하면 이를 방지할 목적으로 액막이를 한다. 일반적으로는 ‘액맥이’ 또는 ‘맥이’라는 말을 사용하기도 한다. 막이의 역행동화 현상이다.
액막이는 대개 정월대보름날 밤에 한다. 그러나 점쟁이가 특별한 날을 정해 주면 그날에 하기도 한다. 대개는 점쟁이나 무당을 불러서 간단한 비손과 함께하는 경우가 많다. 방법은 지역에 따라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그러나 대물(代物)을 사용하여 액운을 대신하는 방법이 일반적이다.
가장 흔한 방법은 허수아비를 만들어 대물로 사용하는 것이다. 짚으로 허수아비를 만들고 그 속에 액운이 낀 사람의 이름과 생년월일시를 적어서 넣는다. 해당하는 사람의 속옷을 함께 넣거나 입히는 경우도 있다. 방 안에 간단한 제상을 마련하여 그 앞에서 점쟁이나 무당이 비손을 한다. 비손이 끝나면 마을의 삼거리 길에 나가 허수아비를 태우거나 땅에 묻고 돌아온다. 제주도 지역에서는 허수아비 대신 장닭을 사용하기도 한다. 경기도지역에서는 정월대보름날 밤에 액운이 든 사람의 저고리에서 동정을 뜯어내 마당에 놓고 달을 향해 절을 한 뒤 태우기도 한다.
-출처: 한국민속대백과사전
액막이는 닥쳐올 액(厄)을 막으려는 행위이다. 액막이에는 주로 타력이 이용된다.
귀신을 막으려면 그 귀신이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물건이 사용된다. 병마(病魔)·악귀(惡鬼)는 빨간색이나 노란색을, 소리로서는 북·금속성·슬픈 소리·고함소리를, 강한 냄새와 강한 자극을 주는 매운 것, 신 것을 싫어하며 뜨거운 것이나 아픈 감각을 주는 것을 두려워한다고 전해진다. 그러므로 액막이에 이상의 다섯 감각을 주면 귀신은 도망치고 재화(災禍)는 방지된다고 한다. 빨간색을 나타내는 것으로는 팥·고춧가루·고사떡이 있으며, 앞에서 보았던 나례의 구나에서 빨간 옷이나 수건이 사용되었다.
굿 중의 오귀 굿에서도 빨간 천을 무당이 머리부터 뒤집어 쓰고 귀신을 몰아내는 것이다. 동짓날에 팥죽을 쑤고, 찹쌀가루로 새알 모양의 떡을 만들어 그 죽 속에 넣어서 제물로 쓰고 또 사람들이 먹으며, 팥죽 국물을 문짝에 뿌려서 액막이를 한다. 이 풍속신앙은 <형초세시기(荊楚歲時記)>에 "재주 없는 아들이 동짓날에 죽어서 귀신이 되었는데 그 아들이 생전에 팥을 몹시 두려워했다. 그러기 때문에 그 귀신을 팥죽으로써 물리친다"는 초나라의 풍습에서 유래하는 것이라고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기록되어 있다.
-출처: 위키백과사전
3. 액막이굿
개인이나 가정 또는 마을에 액운이나 그 외의 불행한 일 등을 미리 막기 위해 무당이 하는 무속 의례.
액막이굿의 전통은 정월 세시풍속의 일환인 민간의 액막이 방식과 그 맥을 함께한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나 『열양세시기(冽陽歲時記)』 등의 기록에서 확인할 수 있는 정월에 제웅을 만들어서 버리거나 오쟁이 다리놓기, 팥알을 구덩이에 파 묻는 매성이 심기, 액막이 연날리기 등의 액맥이 풍속에서 그 역사를 가늠할 수 있다. 또한 왕실이나 관청 단위의 액막이 의례인 나례(儺禮)나 여제(厲祭) 등의 전통에서도 찾을 수 있다. 이러한 민간의 일반적인 액에 대한 관념이 갑자기 닥칠 수 있는 횡액(橫厄)과 수액(水厄), 도교에서 비롯된 삼재(三災)의 액년(厄年)에 대한 관념 등으로 더욱 구체화되면서 액막이 형태가 굿이라는 특정한 의례의 성립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짐작된다.
일반적인 민간의 액막이가 개별적으로 행해지는 세시풍속 형태로 나타나는 것과 달리 액막이굿은 가제(家祭)로서 무당의 주재 하에 특별히 운수가 좋지 않은 사람이나 가정을 위해 별도의 의례 절차에 따라 행해진다.
액막이굿은 제액(除厄) 의례를 일컫는 말이다. 액막이굿은 정초에 치러지는 정기적인 문점(問占) 행사에서 확인된 액운 점괘가 있을 때 별도의 치성이나 큰 규모의 굿으로 치러지는 비정기적 의례이다.
대개 매년 한 해의 시작인 정월의 초사흘과 대보름 사이에 가족의 안녕을 기원하기 위해 단골무당을 찾아가 일 년의 신수(身數)를 보거나 치성(致誠)을 드리는 것은 매우 보편적인 무속의 한 현상이다. 이때 가족의 안녕을 꾀하는 치성을 올리거나 별도의 액운자(厄運者)가 있는 경우 그 액을 미리 막기 위해 특별히 액막이굿을 올리게 된다.
액막이굿은 정월에 1년 동안의 모든 횡액과 수액을 막기 위한 치성 형태의 정기 의례를 그 근간으로 한다. 이러한 치성 형태에서 액운이 낀 점사를 확인한 대상을 위해 좀 더 각별한 목적으로 별도의 의례를 올리는 큰 규모의 굿으로 확대된 것이 액막이굿이다. 액막이의 근간이 되는 치성 형태의 의례는 한 해 동안의 평안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정월 한 달, 특히 대보름 안이라는 특정한 시기 동안에 치르는 소규모의 정기 의례이다. 이러한 소규모 정기 의례는 적은 양의 제물만을 마련하고 단골무당 혼자서 앉은굿으로 간단히 신을 청배해 액을 막고 복을 기원하는 치성이나 비손 형태로 연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러한 의례는 모든 지역에 행해졌던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서울 지역의 정월 횡수막이에 대해 아키바 다카시(秋葉隆)가 조사한 사례가 일찍이 확인됐다. 그 절차에 대해 간략하게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횡수막이는 보통 무당을 불러서 하기도 하고 직접 무당의 집에 찾아가서 행하기도 한다. 횡수막이를 위해서는 많은 과일이나 제물을 준비하지 않고 간단하게 기본적인 과일과 밥, 술을 작은 상으로 준비한다. 횡수막이 치성은 단골무당이 혼자 앉아 버들고리 바닥을 문지르면서 축사(祝詞)를 외며 진행하며, 부정(不淨)·가망·대감(大監)·뒤풀이의 네거리로 이어진다. 부정청배를 하면서 정월부터 섣달(12월)까지 열두 달 부정을 막는 무가를 구송하고 소지로 부정을 물린다. 이때 각 가족의 소지를 따로 하면서 소리를 통해 운수를 점친다고 한다. 이어서 부정청배에서는 여러 신을 청하는 무가를 구송하면서 열두 달 횡수를 막아 줄 것을 기원한다. 이후에 대감거리는 소위 터줏대감을 위한 것으로, 1년간의 횡액과 수액을 예방하기 위한 기원을 올린다. 앞의 세 거리는 모두 방 안에서 행해지며, 마지막에 작은 상을 툇마루에 준비하여 잡귀에게 시식(施食)하는 뒤풀이로 끝난다. 이러한 의례들과 함께 한강의 용궁당(龍宮堂)에 찾아가서 소지축원을 올리는 용궁맞이를 하는 것으로 이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아키바 다카시의 기록을 1930년대의 횡수막이 모습이라고 한다면 최근의 사례를 통해 이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횡수막이 치성에서 가장 주요한 것으로 드는 것이 횡수창부(‘홍수창부’라고 부름)의 「홍수맥이타령」이라고 할 수 있다. 이 「홍수맥이타령」은 서울식 굿거리장단에 맞추어 부르는 타령으로, 열두 달에 드는 홍액과 수액을 각각 그달 또는 그 다음달의 좋은 기운이 들어 있는 날의 운을 빌려 와서 막아내는 내용이다.
정월 한 달 드는 홍수
정월 대보름으로 막어내고
이월 한 달 드는 홍수
이월 개춘에 막어내고
삼월 한 달 드는 홍수
삼월 삼짇날로 막어내고
사월 한 달에 드는 홍수
사월 초파일로 막어내고…
이와 같은 소규모의 치성이나 비손 등과 달리 좀 더 큰 규모의 액막이굿은 정월의 점사 행위나 치성 의례를 통해 더욱 적극적인 예방이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치러진다. 문점이나 치성을 하는 과정에서 가족 구성원에게 생긴 불운의 기운이 특별히 심각한 경우에 반드시 굿을 해서 불운의 기운을 잠재우거나 불운을 대신할 방도를 찾는 것이다. 이는 아직 닥치지 않은 미래의 불행한 일을 염려해 미리 경계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액막이굿이 반드시 필요한 사례로 삼재풀이가 전국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삼재는 9년을 주기로 해 들어와서 3년 동안(들삼재·묵는삼재·날삼재) 메물렀다 나가게 되는데, 대체로 한 집안의 가족 구성원 중 한 명 이상이 매년 삼재에 들어 있는 것은 다반사이다. 그러나 삼재 중에서도 대삼재(大三災)는 불·바람·물이며, 이러한 재앙이 한꺼번에 불어닥칠 수 있는 특별히 좋지 않은 운수에는 반드시 액막이굿을 한다.
삼재풀이를 위한 액막이굿은 일반적인 재수굿의 절차와 동일하게 진행하면서 굿거리마다 삼재가 든 사람을 위해 삼재팔란이 없기를 반복해 기원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따라서 굿의 절차에 따라 신을 청배하고, 각 신의 위계에 따라 여러 신을 모셔서 대접한 후에 삼재로 인한 위험이 닥치지 않도록 기원하는 형태가 여러 차례 반복적으로 진행된다.
특히 각 지역에 따라 삼재풀이를 위한 예방의 방식은 다양하다. 버선 모양으로 천을 오려서 오색종이를 옥수수 가지에 꿰어 삼재에 든 사람의 삼재소멸을 기원하는 글을 써서 오곡잡곡밥을 해 내놓는 것으로 예방하기도 하고, 대수대명으로 닭이나 북어로써 희생하는 방법 등이 있다.
지역사례
액막이굿은 전국적으로 발견되는 현상이다. 특히 치성 형태의 소규모 정기 의례는 지역별로 다양하게 확인된다. 서울·경기·황해도 등지에서의 횡수막이(홍수맥이), 전라도·충청도 지역의 액막이·거리제, 제주도의 신과세제 등 명칭을 각기 달리하면서 지역적 특색에 따라 연행된다. 대체로 무당이 혼자 앉아서 징이나 고리짝, 요령 등 한 가지 소리를 내는 도구를 악기로 이용해 무가를 구송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앞에서 예로 든 서울굿의 횡수막이와 다른 사례는 『한국민속종합조사보고서-전라북도 편(韓國民俗綜合調査報告書-全羅北道 篇)』의 무속신앙을 다룬 장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전라도 지역의 액막이는 조왕, 철륭, 성주석, 삼신제왕(삼신석), 대감석, 조상, 내전 등의 순서로 성주안택으로서 하는 것이 서울 지역의 사례와 다르다.
이와 달리 가족 단위의 가정집굿 형태의 액막이굿이 아니라 한 마을을 대상으로 하는 액막이는 마을굿 형태로 나타난다. 마을굿에서는 마을을 관장하는 주신을 중심으로 모시고 일련의 절차를 진행한다. 이때 마을 전체의 액막이를 기원하는 축원은 반드시 필요한 구성소이다. 예로 제주도의 당굿에서는 ‘도액막이’라는 제차를 별도로 행함으로써 마을 전체를 위한 액막이 보여 준다.
한편 이처럼 무당들이 주재하는 굿의 형태가 아니라 일부 지역에서는 독경무들을 불러서 도액경(度厄經)을 읽는 것으로 대신하거나 농악대의 고사를 통해 액막이를 대신하기도 한다. 경을 읽는 액막이는 독경무들의 활동이 왕성한 지역에서 발견되는 현상이며, 농악대의 고사는 충청·전라도 지역에서 정초에 농악대가 지신밟기를 하거나 대보름굿 등의 당산제를 하면서 액막이를 하는 것이다.
이처럼 액막이 풍습은 우리 민간의 생활에 매우 깊숙이 들어와 있기 때문에 반드시 무속적인 행위라고 보기가 어렵다. 실제로 여러 액막이의 사례는 민간의 세시풍속에서부터 연행 주체를 달리하면서 여러 방법을 통해 액 또는 액운을 막기 위하여 모든 가능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이러한 행위들은 단지 어떤 위기가 닥칠지 예단할 수 없는 상황에서 최대한 알 수 없는 힘에 순응하면서 인간의 삶의 영역을 안정적으로 영위하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펼치는 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사람들이 평온한 삶을 기대하고 이를 만들어 내고자 하는 의지가 바로 액막이굿인 셈이다.
-출처: 한국민속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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