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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누리/식물 곳간

황경택쌤과 자연이랑 놀자 (11~22)

by 지암(듬북이) 2020. 1. 18.

11.겨울나무

 

어떤 모습이든 당당하게 보여주는 나무가 되어보자

 

깊어가는 겨울, 매일 쌀쌀해서 밖에 나가기 싫을 때가 있지요. 미세먼지도 우리가 외출하는 것을 방해합니다. 숲속 동식물들도 저마다 겨울나기를 준비하느라 겨울 숲은 조용합니다. 볼거리도 놀거리도 찾을 수 없을 것만 같아요. 하지만 숲에선 가을에 익은 열매들이 아직도 매달려서 겨우내 동물들을 먹이고 있어요. 또 바닥에 떨어진 수많은 나뭇가지·솔방울·낙엽 등 자연물들은 얼마든지 놀거리가 됩니다. 다만 손이 시리니 직접 만지기가 좀 어려울 수 있어요.

 

가만히 산책을 하다 보면 봄·여름·가을과는 좀 다른 나무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잎을 다 떨어뜨리고 헐벗은 나무를 만나게 되지요. 나의 진짜 모습을 어떤 모습이라고 해야 할까요? 평소의 생각과 성격, 그리고 외모 등이 나를 만들어 가겠지요. 그렇다면 나무는 어떤 모습이 진짜 모습일까요? 꽃이 피었을 때일까요, 열매가 열렸을 때일까요? 어느 한 모습이 아니라 모든 순간들이 나무의 모습일 거예요. 그중 잎을 떨어뜨린 요즘의 나무의 모습은 사람으로 치면 옷을 벗은 맨몸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나무는 가지의 뻗은 모양이 저마다 다른데요. 나무의 종류마다도 다르고, 같은 종류의 나무라도 자라는 환경에 따라 저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겨울엔 잎이 없으니 그 나무의 뼈대와 같은 모습을 잘 볼 수가 있습니다. 꽃의 모양, 열매의 모양, 겨울눈의 모양도 저마다 다르지만 나무껍질의 모양도 나뭇가지의 뻗는 모양도 다릅니다. 나무가 겉으로 보여지는 전체적인 모양을 수형(樹形)이라고 합니다. 겨울엔 수형의 차이를 한번 느껴보는 건 어떨까요.

 

땅에서 한 줄기로 나오는 나무도 있고 여러 줄기로 나오는 나무도 있고, 가지가 마주 보며 자라는 나무도 있고 어긋나면서 자라는 나무도 있습니다. 가지 끝이 가늘고 뾰족한 나무도 있고 뭉툭한 나무도 있습니다. 은행나무는 가지에 짧은 가지들이 마치 꼬마전구를 달아놓은 것처럼 튀어나온 모양으로 달려 있습니다. 그런 것들이 모두 각 나무의 특징이지요. 잎이 다 떨어지고 없는 이때 그런 나무의 맨 모습을 관찰하는 기회를 가지면 좋겠습니다. 나무가 저마다 다른 모양을 하고 있듯 나 또한 다른 친구와 다른 모양 다른 성격을 갖고 있으니 다르게 살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같이 해보면 더 좋을 거예요.

 


 

 

어떤 나무일까?

-겨울나무의 모습을 흉내 내고 맞히는 놀이를 통해 나무 모양을 잘 관찰해본다.

1.나무가 많은 곳에 간다.

2.한 사람이 먼저 주변에 있는 어느 나무 흉내를 낸다.

3.어떤 나무인지 맞힌다.

4.맞힌 사람은 다른 나무를 보고 문제를 낸다.

   


 

* 다양한 나무가 있는 숲이 좋다.

* 모둠으로 나눠서 어느 팀이 많이 맞히는지 해도 좋다.

* 흉내 낸 나무를 찾아가서 어떤 특징들이 있는지 더 알아봐도 좋다.

* 나무만이 아니라 자연물(바위·풀·동물)로 확대해서 해도 좋다.

* 재밌는 나무흉내는 다 같이 흉내 내면서 체조나 요가로 변형해서 진행해도 좋다.

 

글·그림=황경택 작가

 

 

12.겨울 숲속 동물

청설모·고라니처럼 숲을 집 삼아 놀아보세요

연일 쌀쌀한 날씨로 집 밖에 나서기가 어렵습니다. 조금 온화하다 싶으면 미세먼지가 가득하다고 외출을 삼가라고 하고요. 하지만 겨울에도 자연을 보고 싶고 놀고도 싶죠. 그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요. 숲속은 그나마 미세먼지 농도가 조금 낮다고 하니 불편해도 한 번 정도는 나가도 좋을 거 같아요. 옷을 두둑하게 입고, 혹은 마스크를 쓰고 놀면 되겠죠.

 

겨울 숲은 식물들도 겨울잠에 들고 동물들도 겨울잠에 빠져 있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식물과 동물이 겨울잠을 자는 건 아니에요. 소나무·잣나무 같은 바늘잎나무(침엽수), 사철나무·동백나무 같은 늘푸른넓은잎나무(상록활엽수)는 겨울에도 조금씩 광합성을 합니다. 뱀·개구리·다람쥐·곰은 겨울잠을 자지만 청설모·고라니·멧돼지 같은 동물들은 겨울잠을 자지 않아요. 최대한 따듯한 곳을 찾아서 몸을 움츠리고 있다가 날씨가 따듯해지면 먹이활동을 하기 위해 숲을 돌아다닙니다.

 





과거 우리나라의 숲에는 호랑이도 있었고 늑대·표범·반달가슴곰도 많았죠. 그런데 사람들에게 해를 끼친다고 해서 일제강점기에 마구 사냥하는 바람에 대부분 멸종했습니다. 야생동물을 연구하는 분들에 따르면, 숲속에 반달가슴곰이 산다고 해도 인간을 피해 다니기 때문에 우리 눈에 잘 안 띈다고 해요. 일제강점기 때는 일본인들이 ‘유해조수 구제'(사람이나 가축·항공기·건조물 또는 농업·임업·수산업 등에 피해를 주는 새·짐승을 몰아내 없앰)라는 명목으로 무분별하게 사냥을 했던 것이죠. 지금은 지리산에 반달가슴곰이 복원되어 살고 있습니다.

간혹 고라니·멧돼지가 농작물을 망쳐서 화가 난 농부들은 그들을 없애야 한다고 합니다. 동물과 인간이 어울려서 함께 사는 방법은 없을까요? 아직은 그 방법을 찾아내는 게 쉽지 않아요. 하지만 인간이 도로·터널·건물 등을 건축하며 숲속 생태계를 망가트리고, 서식지를 파괴해 동물들이 생존을 위협받는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개발을 전혀 하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이익에 이끌려 무분별하게 개발하지 말고 정확한 생태조사를 바탕으로 가급적 자연을 덜 파괴하는 쪽으로 진행해야겠죠. 인간의 남획(짐승·물고기 등을 마구 잡음)과 서식지 파괴는 생태계 균형을 깨뜨려 결국 인간에게까지 영향을 주게 된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숲에서 도토리 한 알 주워온다고 해서 무슨 일 있겠어?’ 하는 게 아니라, 그 도토리 한 알이 다람쥐의 식량이 되거나 커다란 참나무로 자라날 수 있다는 걸 생각해야 해요. 그런 생각을 해보는 것만으로도 숲에 갔을 때 자연을 함부로 훼손하는 일은 없어질 거예요. 인간과 동물이 모두 다 잘 살 수 있는 그런 때가 하루빨리 올 수 있길 우리 함께 기대해봐요.

 

    

 

너구리 숨바꼭질

-숲속에서 하는 숨바꼭질 놀이를 통해 동물과 숲의 관계를 이해한다.

1.술래는 사냥꾼이 되고 나머지는 동물이 된다.

2.술래가 눈 감고 20까지 세는 동안 동물들은 나무에 숨는다.

3.술래는 나무에서 몸을 떼지 않고 다른 나무에 숨은 동물들을 찾아내야 한다.

4.술래에게 들킨 동물은 술래가 된다.

   

 

*큰 나무가 있거나 바위·관목이 많아 숨을 공간이 있는 숲이 좋다.

*술래는 나무에서 몸을 떼면 안 된다. 손끝이나 발끝만 닿아있어도 된다.

*술래에게 들킨 동물들이 많을 경우 가위바위보를 통해서 술래를 정한다.

*아무리 해도 못 찾을 경우 술래는 ‘나무를 바꿔라!’라고 외치고 다시 20을 센다. 그때 동물들은 반드시 다른 장소로 옮겨야 한다.

*왜 잘 찾았는지, 아니면 왜 못 찾았는지 이야기하면서 동물과 숲의 관계를 이야기해 본다.

글·그림=황경택 작가

 


13.나무의 생일

내 친구 나무가 오늘 생일이래요


드디어 봄이 왔습니다. 우리가 춥다 덥다 이야기하는 사이 시간은 흐르고 계절은 변하지요. 추운 겨울도 힘들다 했는데 어느새 봄이 되었습니다. 계절의 변화는 다름 아닌 태양과 연관이 있죠. 지구는 태양의 주변을 일 년에 한 바퀴 도는데요. 이때 지구가 자전축을 중심으로 살짝 기울어진 채 태양 주위를 돌기 때문에 계절이 생기게 됩니다. 햇빛이 지구 표면으로 들어오는 각도를 태양의 고도라고 하는데요. 햇빛을 똑바로 받아 더워지면 여름, 햇빛을 비스듬히 받아 추워지면 겨울이 되죠. 또 계절에 따라 햇빛이 얼마나 오랫동안 비추는지도 달라집니다. 봄에는 겨울에 비해 낮이 길어 햇빛이 땅을 오랫동안 데워주죠. 식물들은 이를 기가 막히게 알아채고 봄맞이를 준비합니다. 아직 겨울 기운이 다 가지 않은 듯한데도 겨울눈에서 새싹이 나오고, 발밑을 보면 키 작은 풀들이 벌써 꽃을 피우고 있어요.

 


 

혹시 나무의 생일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 있나요. 우리들은 모두 생일이 있죠.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나 고양이에게도 생일이 있고요. 그렇다면 식물들도 생일이 있지 않을까요. 풀들은 다년생도 있긴 하지만 주로 일년생이 많아요. 한 해를 살고 죽으면 그 아래 떨어진 씨앗에서 새로 싹이 나는 거지요. 하지만 나무는 그렇지 않아요. 나무는 작년에 씨앗에서 돋아난 싹이 올해 겨울을 견디고 새봄엔 새로 싹을 내요. 내년이 되면 다시 또 줄기에서 싹을 내고요. 사람들처럼 한 해 한 해 나이를 먹어가면서 자랍니다. 그래서 풀보다는 나무에게서 생일을 찾아보기가 쉽죠.

 

과연 나무의 생일은 언제일까요. 꽃이 피는 게 생일일까요, 열매가 만들어진 게 생일일까요? 아니면 씨앗에서 새싹이 나오는 게 생일일까요? 우리가 엄마 배 속에 있다가 세상에 나온 날을 생일이라고 하듯, 나무도 씨앗에서 새싹이 돋아 땅으로 나온 날을 생일로 보는 게 맞을 겁니다. 씨앗에서 나온 새싹이 무럭무럭 자라 나무가 되면 나뭇가지의 겨울눈에서 새싹이 나오는데요. 맨 처음 씨앗에서 싹이 나오던 때와 거의 비슷한 시기에 싹을 틔우게 됩니다. 그래서 보통은 겨울눈이 잠에서 깨어나 눈을 뜨고 파릇한 새싹을 낼 때를 그 나무의 생일로 봅니다. 주변에서 그런 나무를 찾아보고, 그 나무에게 “생일 축하해”라고 말하며 교감해보는 건 어떨까요. 가능하다면 자연물을 이용해 멋진 생일케이크를 만들어서 선물해주면 더 좋겠습니다.


나무의 생일잔치

-새싹이 나오는 나무를 찾아서 생일축하를 해준다.

1.주변에 있는 나무들 중 생일을 맞은 나무를 찾아본다.

2.새싹이 막 돋아난 나무가 생일인 나무다.

3.찾아냈다면 자연물을 이용해서 케이크를 만들어준다.

4.나무에게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준다.

 

생일 맞은 나무를 선정할 때 꼭 한 그루가 아니어도 된다.

*자연물케이크 대신 다른 선물을 줘도 좋다.

*나무만이 아니라 그즈음에 생일을 맞은 친구가 있다면 그 친구도 함께 축하해주면 좋다.

*나무마다 왜 싹이 나오는 시기가 다른지 이야기 나눠보자.

*나무의 생일과 사람의 생일은 어떤 점이 다른지 이야기해 본다.

글·그림=황경택 작가

 





 

14.봄꽃

화려한 꽃잔치 벌이는 벚꽃·살구꽃의 속내는

날이 한층 따뜻해졌습니다. 발아래 작은 봄꽃들이 피고 나면 슬슬 나무들도 꽃을 피워요. 꽃이 왜 피는지는 이제 잘 알겠죠. 식물에게 꽃은 생식기에 해당합니다. 식물의 번식을 위해서 필요한 부분이죠. 암나무와 수나무가 있거나, 암꽃과 수꽃이 있거나, 암술과 수술의 구분이 있거나 해서 꽃가루받이를 합니다. 식물은 움직이지 못하기 때문에 짝짓기도 스스로 하기 어려워요. 물론, 제꽃가루받이를 하기도 하지만 유전자의 다양성을 위해서는 딴꽃가루받이를 해야 합니다. 즉, 꽃가루를 다른 꽃의 암술에 묻혀야 하죠. 그것을 바람이나 곤충이 도와줍니다. 바람의 신세를 지는 꽃들은 굳이 바람에게 잘 보일 필요가 없어요. 바람이 불어오면 거기에 몸을 맡기면 되니까요. 그래서 바람이 꽃가루받이를 도와주는 풍매화들은 꽃이 화려하지 않답니다. 꽃잎을 크게 만들거나 꿀을 많이 만들 필요가 없어요.

반대로 꽃잎을 크고 화려하게 만들고 꿀이나 꽃가루를 많이 가진 꽃은 곤충들이 좋아하죠. 흔히 우리가 예쁘다고 말하는 꽃들이 대부분 충매화에 속해요. 꽃들은 여러 곤충을 부르기 위해 저마다 여러 작전을 사용합니다. 4월에 화려하게 피어나는 벚꽃은 어떤 곤충을 부르려고 화려한 꽃 잔치를 벌인 걸까요. 벚꽃은 잎이 나오기 전에 한 그루에서 거의 동시에, 밤에도 환하게 보일 정도로 수많은 꽃송이를 마치 팝콘처럼 피웁니다. 차근차근 조금씩 피워도 될 텐데 왜 한꺼번에 여러 송이를 피우는 걸까요. 바로 주변에 있는 곤충들을 한꺼번에 모두 독점하기 위해서입니다. 그 시기에 가장 화려한 꽃을 피워서 주변 곤충들이 모두 몰려오면 꽃가루받이가 될 확률이 높아지겠지요.

 

 

팥배나무

 

그렇다면 반대로 꽃이 작거나 특정한 곤충만 오는 것은 불리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저마다 찾아오는 곤충도 다르고, 특정한 곤충만 선택적으로 오게 되면 역시 꽃가루받이 확률이 높아집니다. 결국 어떤 색깔과 모양을 하고 있더라도 꽃들은 저마다 꽃가루받이 확률을 높이기 위해 그 디자인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꽃이 화려하게 피었다가 하나둘 떨어집니다. 특히 벚나무를 비롯한 복사꽃·살구꽃·자두꽃·앵두꽃·명자꽃 등 장미과에 해당하는 꽃들은 꽃잎이 낱장으로 떨어집니다. 그래서 바람이 불면 마치 눈이 오는 것처럼 보이죠. 애써 만든 멋진 꽃이 떨어지니 마음이 아프기도 합니다. 하지만 마음 아파하지 마세요. 꽃은 자기 할 일을 마쳤기 때문에 떨어지는 것입니다. 맡은 바 역할을 다 하고 떠나는 꽃잎은 슬픈 듯하지만 멋지고 기특합니다. 박수칠 때 떠나라는 말이 있죠. 반대로 떠날 때 박수를 쳐주고 싶습니다. 애썼다 꽃잎아. 열매가 맺히면서 너를 이어갈 거야. 안녕~

 



벚꽃

   

앵두꽃

 

꽃잎 페이스페인팅 -땅에 떨어진 꽃잎으로 페이스페인팅을 해봐요.

1.핸드크림이나 로션 등을 준비한다.

2.꽃잎이 많이 떨어진 곳에 찾아간다.

3.얼굴에 로션을 바른 뒤, 꽃잎을 주워서 붙여본다.

4.각자 멋지게 꾸미고 서로 뽐내기를 하거나 사진을 찍어준다.

 

*물을 묻혀서 붙여도 되지만 잘 떨어질 수 있다.

*손등에 꽃잎으로 꽃 모양을 만들어 꾸미기를 해도 좋다.

*페이스페인팅을 한 상태에서 다른 자연물을 붙이거나 그림을 그려서 더 멋지게 꾸며도 좋다.


15.애벌레

‘반갑지 않은 손님’ 애벌레를 대하는 식물의 자세

 

 

5월이 되면 숲은 좀 더 초록이 짙어집니다. 4월에 새로 싹이 나오기 시작했다면 5월은 그 잎의 크기가 아주 커지는 때로, ‘녹음(綠陰)이 짙어진다’라고 해요. 이때 피어나는 꽃들은 주로 흰색이 많죠. 아까시나무·찔레꽃·때죽나무·국수나무·이팝나무 등 여러 나무가 흰색 꽃을 피웁니다. 주변이 어두워지니 밝은색을 띠어야 곤충들의 눈에 잘 띄겠지요. 다양한 꽃에 곤충들이 찾아와서 꽃가루받이를 해주니 식물에게는 반가운 일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곤충이 반갑지 않을 때도 있어요. 바로 애벌레들이죠. 곤충들이 알에서 깨어나는 시간은 저마다 조금씩 다른데, 특히 5월에 알에서 깨어나는 곤충이 많답니다. 가히 애벌레들의 천국이라고 할 정도로 많은 애벌레들이 활동하죠. 알-애벌레-성충의 3단계만 거치는 곤충들도 있지만 알-애벌레-번데기-성충 이렇게 네 가지 모습을 갖는 곤충들도 많습니다. 이렇듯 모습이 달라지는 것은 주변의 상황에 맞춘 몸의 변화인데요. 알은 가만히 깨어나길 기다리며 붙어 있어야 하니 작고 동그래야겠죠. 애벌레는 먹는 시기입니다. 번데기는 성충이 되기 위해 준비하는 시간이고 성충은 짝짓기해서 알을 낳기 위한 모습입니다. 5월이 되면 잎이 연하고 커다래서 먹기가 좋아요. 그래서 알에서 깨어나 냠냠 먹기만 하는 애벌레가 많은 것입니다.

 

 

 

그렇다면 잎은 가만히 먹히기만 할까요? 식물은 자기를 지키기 위해서 가시나 독을 만들어내요. 특히 잎들은 애벌레가 먹으면 배탈이 나거나 죽을 수 있는 강력한 독을 갖고 있죠. 나무의 독보다 풀의 독이 더 강한 편이에요. 민들레나 왕고들빼기를 꺾으면 흰색 유액이 나오죠. 애기똥풀은 유액이 노란색이라서 애기똥풀이라는 이름이 붙었어요. 괭이밥이란 풀은 먹어보면 신맛이 나요. 이런 것들이 모두 독이라고 할 수 있어요. 사람에겐 큰 피해가 없고 오히려 약이 될 수도 있지만 체격이 작은 곤충들에겐 치명적일 수 있죠.

 

식물은 꽃이 필 때는 곤충을 부르지만 잎은 곤충을 피하고 싶어 해요. 지금도 숲속에서는 다양한 곤충과 식물들이 싸우기도 하고 돕기도 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그런 관계가 오래 지속되면서 지금의 모습이 된 것이죠. 그러는 동안 또 다른 멋진 질서를 만들게 되었어요. 여러분도 간혹 친구들과 다투더라도 그게 전부라거나 끝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다시 친해져서 좋은 관계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면 좋겠어요.

 

 


애벌레 가위바위보

-애벌레와 나뭇잎의 가위바위보 놀이를 통해 둘의 관계를 이해해봐요.

 

1. 나뭇잎을 한 명 뽑고 나머지는 애벌레가 된다.

2. 표시된 장소에 애벌레들이 일렬로 서서 나뭇잎과 가위바위보를 한다.

3. 이기면 한 걸음 앞으로, 지면 한걸음 뒤로, 비기면 제자리에 선다.

4. 가위바위보를 계속해서 제일 먼저 나뭇잎을 잡는 사람이 누가 되는지 알아보는 놀이다.

 


 

*모든 애벌레가 나뭇잎의 가위바위보를 잘 봐야 하므로 손을 높이 들고 천천히 한다.

*계단에서도 할 수 있다. 단, 계단이 넓어야 한다.

*향이 강하거나 잎·줄기에서 유액이 많이 나오는 식물 근처에서 하면 놀이와 연결이 잘돼 효과가 더 좋다.

*위험한 상황이 생길 때 나는 어떻게 거기에 맞서는지 이야기해보는 것도 좋다.

 




 

16.나무의 키

벚나무는 올해 얼마나 컸을까…내 몸으로 재 보자

6월이 되니 벌써 덥지요. 숲도 6월이면 여름을 준비합니다. 나무들은 주로 여름을 맞아 열심히 광합성할 준비를 마칩니다. 진달래나 개나리, 목련처럼 꽃이 먼저 피고 잎이 나중에 나오는 것들도 6월이면 이제 잎을 모두 내고 크기도 색깔도 더 커지고 짙어집니다.

광합성을 많이 하면 양분이 많이 생기니 나무가 쑥쑥 자랄까요? 오히려 반대입니다. 나무는 봄에 주로 많이 자라고 여름부터는 잘 자라지 않아요. 광합성을 해서 만들어진 양분은 열매를 살찌우는 데 사용합니다. 그러니 나무가 자라는 것은 멈추게 되는 것이죠. 식물에 따라서는 여름에도 자라는 것이 있지만 대개의 식물은 봄부터 여름까지 키가 자라고 여름부터 광합성을 해서 열매를 키우고 가을에 익게 합니다. 나무의 키는 그래서 여름이 되면 이미 다 자란 상태가 됩니다. 내년 봄이 와야 또다시 자라기 시작할 겁니다. 그래서 올 한 해 나무가 자란 길이를 재려면 꼭 겨울까지 기다리지 않고 여름에 재도 됩니다. 오히려 가을이 되면서 새로 자란 줄기가 색깔이 어두워지면 작년에 자란 나무 색깔과 구분하기가 어려워져요.

 

 

목련 새가지

 

올해 나무가 얼마나 자랐는지는 새 줄기의 길이를 재면 알 수 있는데요. 나무마다 조금씩 다른 색깔이지만 주로 연한 연두색을 띱니다. 자를 가지고 숲에 가서 새로운 줄기를 재 보면 되겠죠. 하지만 자를 매일 갖고 다닐 수 없으니 대략 눈짐작으로 얼마나 자랐는지 파악해도 좋습니다. 그런데 눈짐작만으로는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 평소에 내 신체 기관 중 한 곳을 미리 자로 재 놓으면 자가 없는 때에도 쉽게 길이 짐작을 할 수 있습니다. 어려운 부위 말고 손가락이나 손바닥 등 자주 사용하고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신체 부분을 재 놓는 게 좋겠죠.

나무 중에 스트로브잣나무같이 일 년에 한 마디씩 자라는 나무를 발견하게 되면 올해가 아니라 작년, 재작년도 얼마나 자랐는지 잴 수가 있습니다. 그런 경우 어느 해에 가장 나무가 많이 자랐는지, 어느 해에 제일 안 자랐는지 알 수도 있죠. 주변의 다른 나무들과 비교하면서 살펴보면 더욱 재밌겠지요. 그렇다면 나무는 언제 잘 자라고 언제 잘 못 자랄까요? 날씨가 좋아서 햇빛과 물이 잘 공급되고 토양이 건강하고 병충해가 없어야 잘 자랍니다. 그럼 나무 말고 나는 어떻게 하면 많이 자랄까요? 나를 키워주는 것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벚나무 가지

 

나무의 키 재기 – 몸자를 이용해서 올 한 해 자란 나무의 길이를 재봐요.

 

1.미리 신체의 일부를 자를 이용해서 길이를 재 놓는다.

2.숲에서 만난 나무에게서 새로 난 가지 부분을 확인한다.

3.몸자를 이용해서 그 부분을 재본다.

4.누가 제일 키가 많이 자란 나무를 찾아냈는지 알아본다.

 

*실제 줄자를 준비해도 좋다.

*나뭇가지로 20cm 자, 30cm 자를 만들어서 키가 많이 자란 나무를 재도 좋다.

*옻나무·가시나무 등 위험한 나무는 피한다.

*같은 나무인데도 나뭇가지가 자란 길이가 다른 것이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이야기해 본다.

*숲에서 찾은 나무 중 가장 많이 자란 나무가 무엇인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 이야기해 본다.

*우리는 언제 몸과 마음이 자라는지 이야기해 본다.

 

 

 

17.여름

불볕더위의 한가운데서 광합성을 외치다

6월만 해도 그리 덥지 않더니 7월이 되니 본격적으로 더워지고 있습니다. 잠깐 해가 비치는 곳을 걷다 보면 땀이 흐르고 얼굴도 따갑죠. 그늘을 찾게 되는 계절입니다. 우리는 시원한 곳을 찾고 시원한 물이나 음료도 마시며 더위를 피하는데, 식물은 가만히 서서 더위를 피하기는커녕 더위의 한가운데서 뜨거운 여름 햇빛을 받아내죠. 그런 걸 생각하면 정말 놀랍지 않나요? 우리에게 그늘이 되어주는 만큼 이파리가 그 햇빛을 먹고 광합성을 해요. 광합성을 제일 많이 하는 계절이 바로 요즘이랍니다.

 

한여름 태양이 이글이글 불타오르는 들판에서 농사를 짓는 농부나 운동장에서 메달을 위해 열심히 뛰는 운동선수들을 보면 그 땀방울 속에 미래를 위한 에너지가 담겨있는 듯합니다. 자연도 미래를 준비하는 마음으로 더운 여름을 열정적으로 삽니다. 식물도 각양각색의 꽃을 피워서 많은 곤충을 유혹하기도 하고 열매를 성장시키기도 하고, 또 내년을 위해서 뿌리에 저장하기도 하죠. 그런 일들을 하기 위해 양분이 필요하고 양분을 만들려면 광합성이 필요합니다.

 

 

광합성을 많이 하려면 햇빛과 이산화탄소, 물이 필요해요. 햇빛은 여름이니 당연히 많고, 이산화탄소도 늘 공기 중에 있으니 어쩌면 물이 제일 중요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 동물에게도 물이 소중하듯 식물에도 물은 소중합니다. 뿌리가 땅속의 물을 빨아들여 줄기로 올리고 잎으로 가면 광합성을 하는 공장이 가동되기 시작해요. 광합성을 하며 부산물로 산소와 물을 배출하죠. 이때 나온 물은 기화되어 증발하는데 그것을 증산작용이라고 해요.

 

여름엔 비가 많이 와서 땅속에 물이 많이 스며들어 있죠. 그만큼 증산작용도 많이 합니다. 한여름 다 자란 참나무 한 그루가 증산작용으로 뿜어내는 물이 약 400L가 되기도 한답니다. 아주 많은 양이죠. 그러기 위해선 땅속에 있는 물을 뿌리가 열심히 빨아들이고 물관을 통해 위로 보내줘야 합니다. 다른 때보다 특히 여름에 아주 열심히 그 일을 하겠죠. 만일 비가 오랫동안 내리지 않는다면 증산작용은 계속되고 뿌리는 물을 흡수하지 못하게 되어 나무가 말라죽을 수 있습니다. 나무뿐 아니라 풀도, 다른 동물들에게도 물은 아주 소중합니다. 그러니 잠깐 외출하다가 비가 내리면 너무 싫어하지 말고 많은 생명체들을 살리는 물이구나 하고 고마운 마음을 가지면 더 좋겠습니다. 




 

물을 옮기자 – 광합성을 만들어내는 물에 대해서 알아봐요.

 

1.물가에서 하면 좋다.

2.뿌리·줄기·잎 세 모둠으로 나누고 뿌리는 물을 떠서 줄기에게, 줄기는 잎에게 전달한다.

3.잎은 받은 물로 흙을 반죽해서 흙 쿠키를 만든다.

 

 

*광합성이 이루어지는 과정이 이와 같음을 이야기하고 물의 역할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눠본다.

*물가에서 하면 좋지만 장소 찾기가 어렵다면 양동이 같은 것에 물을 떠놓고 하면 된다.

*물가에서 잎까지 거리가 멀면 더 많이 달릴 수 있어서 재밌다.

*광합성에 필요한 이산화탄소·햇빛과 달리 물은 보고 만질 수 있어서 광합성에 끼치는 영향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물이 자연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더 이야기하면 좋다.



18.열매

여름이 만든 열매, 열매에서 나온 여름


여름은 왜 여름일까요? 더우니까 여름이지 거기에 무슨 뜻이 있냐고요? 여름이란 말에도 유래가 있답니다. 바로 열매와 관련이 있어요. 우리는 흔히 ‘열매가 열렸다’고 말하죠. 열매가 맺힌다는 뜻의 ‘열다’를 명사형으로 바꾼 말이 ‘열음’이에요. 이는 용비어천가에도 등장하는 말이죠. ‘불휘 기픈 남간 바라매 아니 믤새 곶 됴코 여름하나니’라고요.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넘어지지 않고 꽃이 좋고 열매도 많다는 뜻이랍니다. 여기서 ‘여름’이 바로 열매를 말하죠. 여름이라는 계절의 이름은 바로 열매에서 온 말입니다.

열매는 그냥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꽃을 피우고 꽃가루받이를 해야 하죠. 열매가 만들어진 후 식물은 더욱 열심히 일합니다. 광합성을 해서 양분을 많이 만들어내야 하거든요. 어미 새가 알에서 깨어난 어린 새에게 애벌레를 물어다 키우듯이 식물도 작은 열매를 키우기 위해 열심히 광합성을 합니다.

 

우리가 즐겨 먹는 사과·배·귤·밤 이런 것들이 모두 열매예요. 우리가 맛나게 먹는 부분을 과육이라고 불러요. 고소하거나 단맛을 내는 과육은 식물이 열심히 광합성해서 만들어낸 양분이 모인 것이죠. 크고 단단하고 맛있는 열매를 만들기 위해 더운 날에도 얼마나 열심히 광합성을 했겠어요. 그런데 얼마 전에 비가 많이 온 다음 날 비가 그친 후 밖에 산책을 나갔다가 땅바닥에 우수수 떨어진 열매들을 봤어요. 애써서 만들어낸 열매들이 바닥에 떨어지게 되다니 나무는 얼마나 속이 상할까요.

 


 

그런데 과수원에서는 일부러 덜 익은 열매를 따내기도 한다는 걸 알고 있나요. 꽃이 많이 피면 꽃도 따주고, 열매가 많이 열리면 열매도 솎아주죠. 하나하나 소중한 열매를 왜 일부러 따는 걸까요. 그 이유는 바로 여러 열매에 양분이 골고루 가는 것보다 적은 수의 열매에 양분을 많이 보내야 열매 크기를 크게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야 상품성 있는 과일을 생산해서 높은 가격에 판매할 수 있는 거죠. 숲속의 나무나 도심의 가로수도 사람이 가지를 솎아내듯 스스로 열매 솎아내기를 합니다.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불 때 솎아내는 것이죠.

잎이 떨어진 것을 ‘낙엽’이라고 말하듯이 열매가 떨어진 것은 ‘낙과’라고 합니다. 덜 익은 열매들이 땅바닥에 떨어져 있는 것을 보면 가슴이 아프죠. 하지만 너무 안타까워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주로 병들거나 약한 것들이니까요. 땅에 떨어진 열매들은 개미의 먹이가 되거나 흙으로 다시 돌아가 거름이 되기도 합니다. 조용히 멈춰있는 듯 보여도 우수한 유전자를 남기기 위해 솎아내기를 하는 식물의 세계가 놀랍지 않나요. 가만히 보면 우리들 사는 것과 별반 다를 바가 없는 거 같아요. 식물들도 우리와 똑같은 생명체로서 지구별에서 살아가는 동반자라는 것을 이참에 다시 한번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열매가 되어보자 -나무에 매달리는 놀이


1. 매달리기 적당한 나무를 골라야 한다.

2. 친구들과 함께 나무에 매달려 본다.

3. 누가 가장 오래 버티고 안 떨어지는지 알아보자.

4. 다양한 방법으로 매달리기를 해본다. 황경택 쌤과 자연이랑 놀자*가지가 너무 약한 나무에 매달리지 않도록 한다.

 



*매달린 상태에서 장난치지 않고 가만히 버텨보기만 한다.

 



 

19.도토리

데굴데굴 데구루루 …나무 되고픈 도토리들의 몸짓

봄에 꽃을 피우고 꽃가루받이를 해서 생겨난 열매는 여름에 성장해서 커지고 가을에 익어갑니다. 식물들은 씨앗을 멀리 보내 번식하는데, 발이 없기 때문에 유일하게 열매나 씨앗의 모습일 때 멀리 이동할 수 있죠. 식물마다 다른 방법으로 씨앗을 멀리 보내요.

우리나라 숲에서 제일 흔하게 볼 수 있는 나무는 신갈나무·상수리나무·갈참나무·졸참나무·굴참나무·떡갈나무 등 참나무 종류입니다. 참나무는 도토리가 열리는 나무예요. 그렇다면 도토리는 어떻게 번식을 하는 걸까요. 동글동글하고 단단한 도토리는 데굴데굴 굴러가면서 멀리 이동해 번식합니다. 청설모 같은 설치류가 땅에 묻어 두었다가 미처 캐서 먹지 못한 도토리가 이듬해 돋아나 참나무가 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 수가 많지는 않습니다. 주로 도토리는 땅에 떨어지고 굴러서 이동하죠. 땅속이나 나뭇잎 사이에 들어가면 더 좋겠지만 그렇지 않고 그냥 길 위에 떨어져도 이듬해 싹이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도토리는 감자·고구마보다는 덜 하겠지만 칡뿌리와 같이 옛날 우리 선조들이 배고픈 시기에 굶주림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준 열매입니다. 여러분도 도토리묵을 먹어본 적이 있을 거예요. 우리 사람들이 도토리에겐 천적인 셈입니다. 사람 말고도 많은 동물들이 도토리를 좋아해요. 도토리라는 이름도 사실은 멧돼지가 도토리를 좋아해서 생긴 이름입니다. 옛날에는 돼지를 ‘도’ ‘돗’ ‘돝’ 등으로 불렀습니다. 돼지가 먹는 밤이라고 해서 ‘돝의 밤’에서 ‘도토리’가 된 것이죠.

반달가슴곰·너구리·다람쥐·청설모·어치·딱따구리까지 많은 동물들이 도토리를 노리고 있지요. 도토리거위벌레라는 곤충은 6월부터 9월 사이에 도토리 안에 알을 낳고 떨어뜨립니다. 그 안에서 알이 애벌레로 깨어나 도토리를 먹고 자라서 땅속으로 들어갔다가 이후 성충이 되어 다시 세상으로 나옵니다.

참나무 입장에서는 도토리가 먹히지 않는 게 좋지요. 수많은 도토리 중에서 이런 동물들의 공격을 피하고 살아남아서 땅속에 뿌리를 내리고 참나무로 자라나는 것은 아주 드문 확률일 겁니다. 주변에 보이는 수많은 나무들은 이러한 어려움을 이겨내고 엄마 나무로 자라난 것입니다. 그러니 얼마나 기특하고 고마운지 몰라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은 이런 의미에서 모두 기특하고 소중하죠. 바로 나 자신부터요.

 

도토리야 굴러라 -도토리의 번식 전략을 이해하는 놀이

1. 바닥에 네모를 그리고 출발점과 도착점을 표시한다.

2. 네모 안에 여러 장애물(곰·멧돼지 등)을 설치한다.

3. 도토리를 튕기다가 장애물에 닿으면 상대에게 기회가 넘어간다.

4. 도착점에 도토리가 들어오면 성공!

 

※도토리 대신 밤·호두 등 동그랗고 단단한 열매로도 할 수 있다.

※출발점에서 도착점까지 이동 중 장애물에 닿아도 멈추지 않고 끝까지 하되 장애물에 도토리가 닿으면 점수를 감점하는 방식으로 해서 점수가 높은 팀이 이기는 놀이로 해도 좋다.

※도토리가 싹을 내기까지 다양한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이해한다.

 

 

   

20. 가을 나무

한 해의 끝 앞두고 마지막 단장하는 나뭇잎들


낮에는 아직 따듯하지만 아침저녁으로는 쌀쌀하죠. 누가 뭐래도 가을은 가을입니다. 여러분은 가을이 왔다는 것을 어떻게 알아채나요? 단풍이 들어가는 잎을 보면서 느끼나요? 열매들이 익어가는 것을 보고 느끼나요? 사람들의 옷차림에서 느끼나요? 이불이 두꺼워져서 느끼나요? 저마다 가을이 왔음을 아는 것은 다를 것 같아요. 나무나 풀도 가을이 온 것을 알아챌까요? 아마도 알아채는 것 같아요. 그렇지 않으면 곧 닥칠 추위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게 되니 미리미리 뭔가 준비합니다.

 

가을이 되면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여기저기 울긋불긋 물들어가는 나뭇잎입니다. 풀잎도 물이 들긴 하는데 아무래도 체격이 작다 보니 우리 눈에 크게 띄지는 않지요. 나뭇잎이 단풍이 드는 것이 우리 기억 속에 더 강하게 남습니다. 단풍이 왜 드는지는 책이나 이 지면을 통해 몇 번 말하기도 해서 아마도 대략적인 이유는 알 겁니다. 온도가 내려가서 얼음이 얼 정도가 되면 잎도 얼게 되겠지요. 얼면 세포가 파괴되면서 그 자리로 세균이 들어올 수도 있어요.

 

 

겨울이 되어 땅이 얼면 뿌리로 땅속의 물을 빨아들이기도 힘들어져요. 광합성을 하면 물을 사용해야 하는데 증산작용을 통해 물은 뿜어내고 뿌리는 물을 흡수하지 못하면 결국 나무가 말라죽겠지요? 이러한 이유들로 나무는 잎을 일부러 죽입니다. 잎 끝부분에는 ‘떨켜’라는 기관이 있는데 떨켜가 물과 양분이 오가는 통로를 막아 더 이상 못 가게 하죠. 이동이 어려워지면 잎은 서서히 죽게 되는데요. 죽어가면서 잎이 가진 카로티노이드·안토시아닌·탄닌 등의 색소의 종류와 양에 따라 초록이 사라지고 그 빛깔이 겉으로 드러납니다.

단풍은 화려하고 멋지지만 곧 죽어갈 잎의 모습이기도 해요. 그렇다고 너무 슬퍼하지는 않아도 됩니다. 잎은 죽더라도 작은 곤충들의 먹이가 되거나 거름이 되어 땅을 건강하게 합니다. 그러면 나무가 더 잘 자랄 수 있겠지요? 겨울을 준비하면서 잎을 떨어뜨리고 그 잎이 다시 숲을 건강하게 사용된다고 하니 멋지지 않나요. 이런 사실을 모르더라도 그냥 울긋불긋 다양한 단풍의 색깔이 아름답다고 생각하기만 해도 좋습니다.

아마도 우리 인간은 오랜 시간 자연이 띠고 있는 여러 색깔을 보면서 색깔에 대한 미적 기준을 만들었을 겁니다. 단풍의 아름다움도 한몫했을 거예요. 인간은 자연과 함께 살면서 자연과 관련된 것들을 오감을 통해 느끼며 향기·맛·색깔이 모두 자연스럽게 우리 안에 들어왔을 거예요. 땅에 떨어진 단풍잎을 주우면서 ‘원시인들도 아름다움을 느꼈겠지?’ 하고 그 아름다움을 함께 나눠보면 어떨까요? 나뭇잎을 만나며 오랜 선조들과의 만남을 가져보는 것도 근사하게 가을을 맞이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단풍잎 그러데이션 -단풍잎을 차례로 놓으면서 그러데이션을 만들어 본다

 

1. 단풍잎이 많은 곳에 나간다.

2. 빨간색 잎과 노란색 잎을 주워 간격을 떼고 놓는다.

3. 두 잎 사이에 다른 잎을 놓으면서 색깔이 차츰차츰 변하는 그러데이션을 만들어본다.

4. 완성되면 다른 색깔을 추가해서 원으로 색상환을 만들어 본다.

 

※같은 종류의 나뭇잎이 아니어도 되고, 나뭇잎이 아닌 자연물로 해도 좋다.

※워낙 차이가 나는 잎이 있다면 그 사이에 무엇을 놓을지 고민해 본다.

※나뭇잎 색상환을 완성한 후 내 옷이나 신발의 색깔과 비교해보면 재밌다.




 

21.낙엽과 부엽토

나뭇잎 통해 배운다, 나무의 낭비 없는 삶


‘가을인데 왜 이리 따뜻하지?’ 하며 가을답지 않은 날씨라고 생각하자마자 날이 추워지고 있어요. 이제 옷깃을 여미고 목도리를 하고 다닐 날씨가 됐습니다. 아직 거미나 등에들은 눈에 띄지만 벌들은 잠잠해진 지 오래고, 바쁘게 먹이를 모으던 다람쥐나 청설모도 좀 더 서둘러야 할 때입니다. 조만간 동물들은 겨울잠을 자거나 땅속 또는 각자의 은신처로 숨어들어 추위를 피할 겁니다. 몸집이 작은 생명체들 대부분이 나무껍질 속이나 땅속, 낙엽 밑에서 겨울을 보냅니다. 특히 낙엽 속에 많이 들어가서 쉬지요. 식물의 씨앗도 낙엽 속에 들어가 겨울을 나고 이듬해 봄에 새로 돋아납니다. 낙엽이 쌓인 곳은 그렇지 않은 곳보다 따듯하기 때문에 이렇게 동물이나 식물들이 추위를 피할 수 있죠.

 

 

단풍이 멋지게 형형색색으로 물들어 있다가 수분이 모두 빠져나가고 바람이 살랑 불어오면 잎은 떨어집니다. 떨어진다고 해서 ‘낙엽’이라고 부르지요. 새봄에 돋아서 열심히 생장하고 한여름 뜨거운 햇볕 아래 열정적으로 광합성해서 나무줄기에도 열매에도 뿌리에도 여기저기 양분을 만들어주던 나뭇잎이 땅에 떨어져서 그 멋지던 생명의 시간을 뒤로하고 죽어가는 것이죠. 그렇다면 나뭇잎의 생은 이렇게 끝나는 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낙엽은 대부분 땅에 떨어져서 ‘부엽토’가 됩니다. 딱정벌레 같은 곤충들이 먹기도 하고 지렁이·지네·톡토기 등 작은 생명체도 먹고, 버섯이나 곰팡이, 기타 균류들 역시 낙엽을 분해합니다. 그렇게 해서 한 장의 낙엽은 흙으로 돌아가는 것이죠. 이렇게 분해될 때 열이 발생합니다. 시골집 마당 한켠에 있던 거름을 쇠스랑으로 뒤집을 때 김이 모락모락 나는 이치와 같습니다. 나뭇잎은 분해돼 거름이 되는 셈이죠.

숲속 토양은 바위가 분해되어 잘게 쪼개진 것과 나뭇잎이 분해된 부엽토가 만나서 만들어집니다. 양분이 많고 빗물도 잘 머금을 수 있어서 식물이 자라는 데 아주 좋은 땅이 되는 것입니다. 나무는 생각보다 많은 나뭇잎을 매달고 있는데 다 자란 나무 한 그루가 달고 있는 나뭇잎이 대략 2만에서 10만 장에 이릅니다. 아주 커다란 나무는 100만 장 가까이 되기도 합니다. 나무는 자신이 자라기 위해 차지하는 땅의 면적보다 달고 있는 잎의 면적이 훨씬 넓어요. 효율적으로 땅을 사용하고 있는 셈이죠. 자신이 자라는 땅 아래 한때 양분을 만들던 잎을 떨어뜨려 거름으로 만들어 사용하는 나무의 ‘낭비 없는 삶’의 자세를 배워야겠습니다. 나무는 이미 수천만 년 전부터 미니멀리즘(단순함과 간결함을 추구하는 것)을 실천하고 있는 거예요.

 

낙엽 조각가 – 땅바닥의 낙엽으로 멋진 작품을 만들어 보는 미술놀이

1. 나뭇잎이 많이 떨어진 곳에서 한다.

2. 나뭇가지를 이용해 주변 낙엽을 모은다.

3. 낙엽을 모으면서 원하는 모양을 만들어 간다.

4. 완성되면 다른 사람 작품도 함께 감상한다.

 

※낙엽이 너무 두껍게 쌓인 숲속에서는 어렵다.

※발로 낙엽을 모아서 할 수도 있다.

※음각(재료의 면에 글자나 그림을 오목하게 파서 나타내는 판화기법)과 양각(음각과 반대로 글자나 그림이 두드러지게 나타내는 기법) 등 다양한 방식으로 낙엽을 조각하면 재밌다.

※완성된 작품을 사진 찍어서 보관하거나 작품과 함께 사진을 찍어서 기념하는 것도 좋다.

 

 

22.나이테

저 나무는 몇 살일까 궁금하면 줄자를 준비하세요

 

어느새 한 해의 끝자락입니다. 해마다 12월이 되면 비슷한 감정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올 한 해는 내게 어떤 해였나?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은 잘 이뤄졌나?’ 반성도 하고 위로도 하고 또 내년을 기약하기도 하면서 마무리를 하지요. 해가 오고 가는 과정을 매년 반복해요.

 

하지만 달력에 다시 1월이 온다고 해서 작년과 같은 1월은 아니죠. 달력은 처음에 어떻게 생겨났을까요. 지구가 태양을 1년에 한 바퀴 돌면서 계절이 변하는데, 옛날에는 이에 맞춰 농사를 지어야 하기 때문에 계절의 변화를 잘 챙겨야 했죠. 이를테면 1년을 365일로 나누고 적당한 시기마다 절기(節氣)를 나누어 챙기거나 특별한 날들을 기억하고 행사를 했을 겁니다.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는 그러한 행사보다 저마다의 개인사에 날짜들을 활용하게 됐지요. 올해 못한 일은 내년에 다시 해봐야겠다는 마음을 먹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나간 시간은 다시 오지 않아요. 시간은 계속 흘러가고 우리는 해마다 나이를 먹지요.

 

우리가 기르는 개나 고양이도 나이를 먹을까요? 그렇다면 풀과 나무 같은 식물도 나이를 먹을까요? 답은 ‘그렇다’예요. 식물도 나이를 먹어요. 특히 나무는 나이테라고 하는 것이 있죠. 나무를 베면 나무 안쪽에 동심원(같은 중심을 가지며 반지름이 다른 두 개 이상의 원) 무늬가 있는데 이것을 나이테라고 해요. 한자로는 연륜(年輪)이라고 합니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말이죠? 우리가 평소에 ‘연륜이 묻어난다’ 이런 표현을 하지요. 세월의 깊이가 느껴진다는 이야기입니다.

 

나무는 봄·여름에 많이 자라고 가을·겨울엔 적게 자랍니다. 그러다 보니 밝은 부분이 있고 어두운 부분도 있는 것이죠. 두 부분을 다 합해서 한 살인데, 보통은 어둡게 보이는 부분만 셉니다. 그렇게 세어도 나이는 같으니까요. 살아있는 나무는 어떻게 나이를 알 수 있을까요? 베지 않고 나이를 정확하게 아는 방법은 없습니다. 다만 유추할 뿐이죠. 그나마 거의 비슷하게 알아내는 방법은 생장추라고 하는 기구를 사용해 나무를 뚫어서 알아보는 거예요.

 

잣나무같이 일 년에 한 칸씩만 자라는 나무는 가지가 난 칸을 세어서 유추하기도 합니다. 그렇지 않은 나무들은 나무의 굵기로 짐작합니다. 나무마다 혹은 환경에 따라 자라는 속도가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나무의 직경이 나무의 나이와 비슷합니다. 직경이 30센티면 약 30살 정도 되었다고 보는 것이죠. 정확하지는 않지만 대략 짐작을 해보는 겁니다.

 

나무가 자라면서 나이를 먹어가는 과정이 과연 쉬운 일일까요? 나무도 자라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것을 극복하고 지금 우리 앞에 당당하게 우뚝 서 있는 것이죠. 그리고 산소도 만들어주고 동물들에게 보금자리나 먹이가 되어주기도 합니다. 참 고마운 나무죠.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들도 한 해 한 해 나이를 먹고 살아있다는 이유만으로도 저마다 소중한 존재인 것이지요. 나이에 대해 생각하며 한 해 마무리를 해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나이 먹기 -나무도 나이 먹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을 놀이를 통해 이해합니다.

1.바닥에 나뭇가지로 선을 그을 수 있는 나무를 하나 골라 나이를 생각해본다.

2.한 사람이 먼저 나무에 손을 대고 바닥에 원을 그려본다.

3.다음 사람은 첫 번째 사람의 손을 잡고 같은 방법으로 원을 그려본다.

4.한 살씩 나이를 먹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닌 것을 안다.

 

※바위나 다른 나무 등 장애물에 걸릴 수 있다. 그럴 경우 최대한 피해서 가 본다.

※장애물이 있을 경우 나이테 모양이 어떻게 됐는지 결과를 보고 이야기해 본다.

※베어진 나무가 있다면 나이테를 관찰하면 더 좋다.

※주변에 나이를 셀 만한 나무가 있다면 세어 보는 것도 좋다.

 

 

 

 







황경택 쌤과 자연이랑 놀자.2.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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