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탐사 나들이

좌구산의 들꽃과 새순

by 지암(듬북이) 2017. 3. 29.




종종 내린 봄비에 들판과 산마다 꿈틀댈 생명의 아지랑이.

싱숭생숭 마음은 들판과 산으로...

밀린 교육자료집으로 인해 몸은 주말 내내 컴퓨터 앞에 앉아 문서 작업.

에이요~

에이요~


월요일 오후.

아이들과의 수업이 끝나자마자 그대로 인근 야산으로....

간혹 내리는 빗방울과 찌푸린 하늘.


도로 옆에서 30m 정도에 위치한 꿩의바람꽃과 산자고 자생지를 찾았건만,

산자고는 아직 꽃이 올라오지 않았고,

꿩의바람꽃 자생지는 벌목으로 인해서인지 흔적조차 보이지 않는다.


조금 더 살펴보려 덩굴로 무성한 곳을 지나갈까 말까...

웬지 꺼려진다.

큼지막한 맷돼지 발자국과 파헤져진 흔적.

다시 차에 내려가 딸랑 딸랑 종이라도 가져올까 고민하다가

마음의 불안을 무시하고 열걸음 정도 가다 만난 어른 멧돼지.

헛기침이 절로 난다.

녀석은 나를 보고서도 그냥 무시하고 덤불 속으로 사라진다.

식은땀이 절로 나고 근처의 나무로 후다닥.

그리고나서야 소리치고 나무를 두드렸다.

"꽥 꽥~ " 덤불 속에서 들려오는 소리.

한참을 주변을 둘러보다 살금살금 후다닥!  


멧돼지의 개체수가 늘어나서 그런지 만나는 횟수도 많아지는 것 같다.



인근의 좌구산으로....

동네를 지나면서.


봄비에 더욱 싱그럽다. 돌돌말아 코에 넣고 잠시 쑥향에 취해본다.





할미꽃은 봄비를 털고 있는 것 같다.


지면패랭이꽃








왜제비꽃











제비꽃 -정관호

 

눈석임물이 잦아들면서 바로

고개를 내미는 바지런이 꽃

 

얼마간 따순 볕이 들었다 싶으면

얼른 풀밭 돌틈을 찾아보시라

거기 이미 파란 제비꽃이

해받이놀이 하러 나와 있으니

 

수많은 시와 노래로 읊어져서

동서양 오대륙 바다 건너

남녀간 어른 아이 할 것없이

두루 이 꽃 모르는 이 없구나

 

이 땅에는 그 가짓수도 많아서

양 손 손가락 다 펴서 꼽고도

그것을 네 번 되풀이해야 될 만큼

봄 햇볕 아래 꽃 파도로 밀려온다.

 

산에서 풀밭에서 열린 들에서

조금 이르거나 조금 처질 뿐

파란색, 자주색, 분홍색, 흰색

이 모양 저 모습 지천이구나

 

맨 앞에서 달려오는 메제비꽃

바싹 그 뒤를 쫓는 남산제비꽃

산에서 피어내리는 노랑제비꽃

이파리에 고운 무늬 알록제비꽃

고깔 모양의 이파리 고깔제비꽃

흰 꽃을 달고 나와 흰제비꽃

고갱이를 가진 졸방제비꽃

땅딸보 올망졸망 콩제비꽃

흰털 보송보송 흰털제비꽃

꽃 속에 털이 없어 호제비꽃

 

우리도 봄을 맞으러 들에 나가

색색으로 핀 제비꽃 찾아봅니다.

 

 

















담 옆의 개나리.






마을을 지나 약간의 산길과 계곡을 타고 오른다.



말냉이와 꽃다지








생강나무가 한창이다.







작은 계곡 주변에는 흰괭이눈이 중간중간 노랗게 수 놓고 있다.

  





















미나리냉이도 제법 많다.


큰뱀무 뿌리잎/새순


큰엉겅퀴





▲ 구릿대




▲ 무릇




계곡을 따라 오르다보니 폭포 비슷한 곳에 도착했다.

이곳이 물치폭포인 것 같다.


물치폭포에 관한 이야기.


좌구산의 정상에서 서쪽방향으로 뻗어 내린 산줄기의 약 2.5km에 있는 망월산에서 올려다보면 산의 모양이 거북이처럼 생겼다고하여 자리 좌(座). 거북 구(龜)자를 써서 좌구산(座龜山)이라고 부른다.

 

일명 개 구(狗)자를 써서 좌구산(座狗山)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조선 광해군 때 정3품인 병조참지를 지냈던 김치(金緻:1577~1625)가 광해군의 학정이 날로 심해짐으로 신변의 위협을 느껴 점술과 천문에 능한 자기가 자기의 관상을 보니 이듬해인 인조반정의 해(1623년)에 죽게 되는지라 관직을 사직하고 좌구산 밑의 율리마을에서 은둔생활을 하면서 한양의 심기원, 최명길 등과 내통하여 인조반정을 밀의하였다.

 

어느날 김치에게 심기원이 찾아와 능양군의 사주와 반정을 일으킬 일자를 점쳐달라고 하여 물치폭포에 가서 목욕재계하고 점을 쳐보니 능양군이 임금될 쾌이라, 반정일자를 천파일(天破日)로 정하여 주고, 반정밀담을 나눈 뒤 일행이 깊은 잠에 빠졌을 때, 한밤중임에도 동편 좌구산에서 깨어 누가 염탐하러 온 것을 알고 그 곳을 즉시 피하므로 무사했다. 그 후 김치는 이 산을 개가 짖음으로 사람을 구하고 나라의 큰 일을 성공할 수 있게 하여 준 명산이니 개 구(狗)자를 쓴 좌구산(座狗山)이라고 부르게 하였다고 한다.










위쪽이 궁금해 오르다보니


 ▲ 바위취도 있고,




▲ 기린초도 있고,


▲ 고사목에 구름송편버섯이 가득하다.



▲ 귀느타리.











위쪽이 궁금해 계곡을  타고 올라본다.

물치폭폭 위쪽으로도 작은 1단 폭포 비슷한 곳이 계속 이어진다.






▲ 저 위에는 무엇이 있을까? 궁금하게 만든다.








오르고보니 그냥 작은 계곡과 골짜기가 이어진다.


▲ 위에서 올라온 길을 바라보다.

   끝 부분 아래에 1단 폭포와 그 아래 물치폭포가 있다.







조금 더 올라가 임도를 타기로...


▲ 얼굴만한 도장버섯.



▲ 오랫만에 만나는 팽이버섯이 반갑다.






▲ 머위


▲ 어수리




▲ 구릿대


▲ 올괴불나무



골짜기에서 임도까지 찾아가는 길이 없어,

짐승길을 따라간다.

중간중간의 흔적들.

에이요~

좀 더 큰 헛기침과 딸랑딸랑.

훤한 임도가 반갑다.


▲ 왜제비꽃이 한창이다.




▲ (산)기름나물








▲ 현호색


찌푸리던 하늘.

먹구름이 짙어지더니 눈과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에이요~



▲ 임도 가의 산수유.


















▲ 원추리 새순


▲ 까실쑥부쟁이 뿌리잎/새순



▲ 앵초 새순/ 뿌리잎





▲ 복수초는 벌써 열매를 맺고 있다.











▲ 진달래도 피어나고,


▲ 개암나무




▲ 산괴불주머니.


촉촉해진 들판과 산하.

햇살 따스하고, 맑아지면 많이들 소근대리라.








  






 

댓글